대구 변호사사무실 방화 사망자 전원 일산화탄소 중독사

국과수, 흉기에 찔린 자상 ‘직접적 사인 보기 어려워’ 추정

경찰, 국과수 최종 감정서 받아 최종 사망 원인 등 확인키로

대구 변호사 사무실 화재 현장 정밀감식 ⓒ연합뉴스

대구 변호사 사무실 방화사건으로 숨진 사망자들 사인이 모두 일산화탄소 중독 때문으로 추정됐다.

11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전날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이 숨진 7명을 부검한 결과 직접적 사망 원인은 모두 화재로 인한 일산화탄소 중독사로 추정된다는 간이 소견이 나왔다. 사망자 중 두 명에게서 흉기에 찔린 상처(자상)도 발견됐지만, 직접적 사인으로 보기 어렵다는 소견도 추가됐다.

앞서 경찰은 불이 난 203호 사무실 현장 감식으로 확보한 연소 잔류물을 감정한 결과 휘발유 성분이 나왔다고 확인했다. 또한 휘발유를 담은 것으로 보이는 유리 용기 3점과 휘발유가 묻은 수건 등 4점을 수거했다.

경찰은 이 같은 감정 결과 방화 용의자 천모(53)씨가 휘발유를 뿌리고 불을 지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은 숨진 변호사 등 남성 두 명에게 자상 흔적이 있고 사건 현장에서 날 길이 11㎝인 등산용 칼 1점이 발견된 만큼 흉기가 범행 도구인지 국과수에 감정을 의뢰했다.

앞으로 경찰은 국과수 최종 감정서를 회신받아 최종 사망 원인뿐만 아니라 현장에서 발견된 흉기가 범행에 사용됐는지 여부 등을 확인할 계획이다.

이번 사건은 천씨가 지난 9일 오전 10시 55분께 대구시 수성구 범어동 법원 인근 지하 2층, 지상 5층짜리 빌딩 중 지상 2층에 있는 한 변호사 사무실에 고의로 불을 질러 발생했다.

건설사업에 투자했다가 돈을 잃은 천씨가 민사소송에 잇따라 패소한 뒤 벌어진 일로 범행 장소는 소송 상대편 변호사 근무지다.

이 불로 사무실 안에 있던 변호사 1명과 직원 5명, 천씨 등 모두 7명이 숨지고 같은 건물에 있던 입주자, 의뢰인 등 50명이 연기 흡입 등으로 다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