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류세 인하 약발 끝…휘발유·경유 연일 최고가 기록
입력 2022.06.10 16:24
수정 2022.06.10 16:29
휘발유 경유, 각각 2055.11원·2052.36원
탄력세율 적용, 유류세 인하폭 37% 확대가능성
“7월 초까지 국제유가 추이 지켜봐야”
국내 주유소의 휘발유 평균 판매 가격이 ℓ(리터)당 2050원 선을 넘어섰다.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로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것이다. 특히 경유 가격은 매일 신고가를 쓰고 있으며, 휘발유 가격도 역대 최고가를 목전에 뒀다. 일각에선 현재 30%인 유류세 인하 폭을 37%까지 늘리는 방안을 검토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0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오후 3시 기준 전국 휘발유 판매 가격은 전일보다 리터당 6.64원 오른 2055.11원을 기록했다. 역대 최고가를 기록한 2012년 4월 8일(2062.55원)에 불과 7.44원 차이다. 현재 추세라면 무난히 역대 최고가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휘발유 가격은 지난 3월 15일 2000원을 약 9년 5개월 만에 넘어섰다. 이후 4월 들어 2000원 아래로 잠시 내려갔으나 지난달 26일 2001.53원을 기록하며 다시 2000원 선을 넘었다.
특히 경유가격은 매일 최고가 기록을 경신하면서 더욱 심각한 상황이다. 경유 평균 판매가격은 전일보다 7.96원 오른 리터당 2052.36원을 기록했다.
정부는 지난해 말 유류세를 20% 인하했고, 지난 4월부터 유류세 인하율을 30%로 확대했다. 또 이에 더해 화물차와 택시 등에 유가연동보조금 정책도 실시했으나 국제유가 상승이 인하율 보다 더 크게 올라 국민들이 현장에서 정책 효과를 체감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유류세 인하 약발이 벌써 끝난 셈이다.
이에 따라 일각에선 유류세 탄력 세율을 적용해 인하 폭을 37%까지 추가로 확대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만 탄력 세율을 적용해도 인하분이 모두 판매가에 반영됐을 때 추가 효과는 휘발유가 리터당 57원, 경유는 리터당 38원 낮아지는 데 그칠 것으로 보인다. 최근 하루에 6~7원씩 올라가는 가격 추세를 감안하면 1~2주 정도 반짝 효과에 불과한 것이다.
특히 현행 유가보조금이 유류세와 연결되어 있어 유류세율이 인하되는 만큼 연동된 보조금도 같이 내려가 경유를 사용하는 화물차 기사들은 추가로 주는 유가연동보조금을 더해도 기존에 받던 유가보조금 수준에 미치치 못한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일단 정부는 유류세 인하조치를 3개월 단위로 계속 연장하는 방안이 불가피 할 것으로 보인다. 만약 유류세 인하 조치가 사라질 경우 휘발유는 246원, 경유는 174원이 단숨에 올라 휘발유와 경유는 각각 2300원, 2200선을 기록할 것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현재 기름값 부담 등을 고려하면 원론적으로 유류세 인하 조치를 연장하는 것이 맞다”면서도 “다만 7월 초까지 국제유가 추이를 지켜보고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