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우울위험군 가장 높다…우울감·자살생각, 코로나 유행 전보다 증가
입력 2022.06.06 06:17
수정 2022.06.03 18:33
중앙사고수습본부, 정신건강 실태조사 결과…우울위험 18.5%, 자살생각률 11.5%
연령별 우울위험군 비중 30대가 26.7%로 가장 높아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위험군 비율 12.8%…"코로나19 장기화 영향"
우울감을 느끼거나 자살생각을 하는 사람의 비율이 감소 추세에 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 전보다는 높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사고수습본부에 따르면, 지난 3월 전국 성인 2063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코로나19 국민 정신건강 실태조사'에서 우울위험군은 18.5%, 자살생각률은 11.5%로 각각 나타났다.
분기별로 시행하는 이 조사에서 우울위험군은 코로나19 유행 초기인 2020년 3월에는 17.5%를 차지했다가 2021년 3월 22.8%로 높아졌고, 2021년 12월 18.9%를 이어 올해 3월에는 18.5%로 내려갔다. 같은 기간 자살생각률은 2020년 3월 9.7%에서 2021년 3월 16.3%로 증가했다가 2021년 12월 13.6%, 2022년 3월 11.5%로 점차 감소했다.
그러나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이전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2019년 우울위험군은 3.2%, 자살생각률은 4.6%였다. 연령별 우울위험군 비중은 30대가 26.7%로 가장 높고 40대 20.4%, 20대 18.6% 순으로 뒤를 이었다. 다만 40대는 2021년 9월 15.5%에서 증가했다. 성별로는 여성이 20.3%로 남성 16.7%를 앞섰다.
자살생각률도 30대(15.2%) 비중이 가장 높고, 40대(13.3%), 20대(11.9%)가 뒤따랐다. 성별로는 남성이 12.2%로 여성(10.9%)보다 높았다. 또 소득이 감소한 경우 자살생각률이 15.2%로 높게 나타났다.
불안은 21점 만점 중 3.8점으로 2020년 3월 5.5점, 2021년 3월 4.6점에서 서서히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감염된 사람이 사회에 피해를 주거나 혐오스럽다고 생각하는 낙인 점수는 15점 만점 중 6.6점으로, 2021년 3월 8.1점, 12월 7.7점보다 낮아졌다.
이번에 처음 조사한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위험군 비율은 12.8%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코로나19로 자신이나 가족 등 가까운 사람이 격리되거나 확진·사망하는 등 충격적인 사건을 경험했다고 응답한 사람(1216명) 중에서 위험군 비율이 21.6%로 더 높게 나타났다.
정신건강 서비스 이용 의사가 있다고 사람의 비율은 57.8%로 높았지만, 이런 서비스에 대한 인지도는 18.1%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조사 책임 연구자인 현진희 대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우울위험군은 30대, 여성, 소득감소자가, 자살생각률은 30대, 남성, 소득감소자가 높으며, 최근 40대 우울위험군 비율이 상승하고 있어 이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코로나19 장기화로 소득감소, 실업률 증가, 돌봄공백 등 사회·경제적 문제가 정신건강 위험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