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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금공, ‘만기 50년’ 주담대 설계 돌입…‘기대반 우려반’

이세미 기자 (lsmm12@dailian.co.kr)
입력 2022.05.25 14:49
수정 2022.05.25 14:50

만기연장 ‘DSR 40% 유지’ 원리금↓·이자↑

지난 17일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모습.ⓒ연합뉴스

금융당국이 청년과 신혼부부를 대상으로 하는 최장 50년 만기의 초장기 주택담보대출 도입을 추진함에 따라 한국주택금융공사(주금공)도 상품 출시를 위한 내부 검토에 돌입하는 등 분주한 모습이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청년·신혼부부를 위한 초장기 정책 주택담보대출 상품 출시 검토에 착수했다. 현행 보금자리론과 적격 대출의 만기는 각각 10·15·30·40년인데, 이중 청년과 신혼부부가 대상인 40년 짜리 상품의 만기를 50년까지 늘려주는 상품을 내놓겠다는 계획이다.


주금공은 앞서 지난해 7월 청년·신혼부부의 원리금 상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최장 40년 만기의 보금자리론을 선보인 바 있다. 50년 만기 주담대가 검토되는 배경은 이 40년 정책모기지 상품이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주금공 집계 결과 올해 1분기(1~3월) 보금자리론 공급금액 중 40년 만기 비중은 출시 8개월 만에 18.8% 높아졌다. 집값이 급등하자 초장기 주담대를 통해 내 집 마련을 하려는 수요가 늘어난 것이다.


금융권은 대출 만기를 50년까지 연장하게 되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유지하면서 대출 규모를 늘릴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만기가 길어지면 연간 원리금 상환액이 줄기 때문에 연 소득이 그대로여도 대출을 좀 더 많이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윤석열 정부는 생애 첫 주택구입자에게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을 70%로 완화하고, 청년과 생애최초 내 집 마련자들에겐 80%까지 규제를 푼다는 방침이다. 반면 급증한 가계부채 관리를 위해 차주별 DSR 규제는 유지하기로 했다.


이 때문에 주금공이 준비하고 있는 50년 초장기 만기 상품은 DSR 규제를 적용 받으면서도 차주의 대출 숨통을 트일 수 있는 방안으로 꼽힌다.


주금공 관계자는 “지난해 출시한 40년 만기 주담대 상품이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고 평가를 받는 만큼 40년 초과 상품 수요와 영향 등에 대한 분석을 진행하고 있다”며 “정부와 협의를 통해 조속히 출시할 수 있도록 준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늘어나는 대출 금액만큼 부담해야 될 이자도 불어난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3억원을 30년 만기에 연 4%에 빌려 원리금균등분할 방식으로 갚을 경우 월 상환금은 143만원, 총 원리금은 5억1560만원, 이자는 2억1560만원이다. 만약 만기를 50년으로 설정하면 월 상환금이 115만원으로 감소하지만 총 원리금은 6억9427만원, 총 이자는 3억9427만원이 된다.


한편 시중 은행들은 이러한 단점에도 불구하고 주금공의 50년 만기 상품에 집중하고 있다. 은행 입장에선 기준금리 인상 등으로 가계대출 잔액이 줄고 있어 원화 대출 규모를 지속적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고, 고객 역시 선호도가 높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현재 하나은행, NH농협은행 신한은행, 국민은행, 우리은행 등이 주담대 만기를 40년으로 늘린 상태인데, 정책금융기관인 주금공이 먼저 만기 연장에 나서면 시중은행들도 이를 따를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 입장에선 초장기 상품과 관련한 위험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만기가 길어질수록 차주들의 이자부담이 가중되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세미 기자 (lsmm12@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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