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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의 ‘통큰’ 약속…삼성, 5년간 450조 투자한다

이건엄 기자 (lku@dailian.co.kr)
입력 2022.05.24 14:00
수정 2022.05.24 15:21

450조 중 360조가 국내 투자…반도체·바이오 등 집중

AI·차세대 통신 등 신성장 IT도 육성…핵심기술 주도권 확보

청년고용 확대…5년 간 8만명 신규 채용·고용유발 107만명

함께 성장하는 산업 생태계 육성…협력사와 지속가능성 추구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20일 경기 평택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을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연설에 앞서 인사말하고 있다. ⓒ뉴시스

삼성이 향후 5년간 역동적인 혁신성장을 위해 신성장 IT부문 등 미래 먹거리 확보에 사활을 건다. 450조원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와 함께 인재 채용에도 적극 나선다는 방침이다. 특히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함께 성장하는 산업 생태계 육성을 중점적으로 추진해 ‘상생경영’에도 힘쓴다는 계획이다.


삼성은 향후 5년간 국내 360조원을 포함해 총 450조원 규모의 투자계획을 세웠다고 24일 밝혔다. 이는 지난 5년 대비 120조원 증가한 것으로 국내로 한정하면 110조원 늘어난 수치다.


삼성은 2대 첨단산업 미래 먹거리와 신성장 IT분야 위주로 투자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팹리스 시스템반도체 ▲파운드리 ▲바이오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시장 규모가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기대되는 미래 먹거리 산업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오른쪽에서 두번째)이 지난 2020년 10월 13일(현지시간)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에 위치한 ASML 본사를 찾아 극자외선(EUV) 장비를 살펴보고 있다.ⓒ삼성전자
미래 먹거리 육성을 위한 투자…사회 전반에 역동성 불어넣어


분야별로 보면 반도체는 선제적 투자와 차별화된 기술로 반도체 초강대국 달성을 주도할 예정이다. 메모리 초격차를 확대하고, 팹리스 시스템반도체, 파운드리에서 역전하면 반도체 3 대 분야를 모두 주도하는 초유의 기업으로 도약 가능하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반기술인 반도체 산업에서 한국 반도체가 '한국 경제의 성장판' 역할을 지속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의미도 내포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공정 미세화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신소재, 신구조에 대한 연구개발(R&D)를 강화할 것”이라며 “반도체 미세화에 유리한 극자외선(EUV) 기술을 조기에 도입하는 등 첨단기술을 선제적으로 적용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바이오는 공격적 투자를 통해 ‘제 2반도체 신화’를 구현한다는 계획이다. 항체 바이오 의약품 위탁생산(CDMO) 글로벌 최고 수준 도약과 바이오시밀러 확대 등이다.


삼성은 CDMO 및 바이오시밀러를 중심으로 바이오 사업을 반도체에 이은 새로운 미래 먹거리로 육성할 계획이다. 실제 최근 바이오젠사가 보유했던 삼성바이오에피스 지분 전체를 인수해 개발·임상·허가·상업화 등 R&D 역량을 내재화하는데 성공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현재 건설 중인 4 공장이 완공되면 CDMO 분야 생산 Capa 62 만 리터로 압도적인 세계 1 위로 도약한다.


삼성리서치 연구소장인 승현준 사장이 13일 온라인으로 열린 제1회 ‘삼성 6G 포럼’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삼성전자

삼성은 또 인공지능(AI)과 차세대 통신 등 신성장 IT분야에서도 핵심기술 주도권을 확보한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삼성의 핵심사업 및 신성장 IT 는 기업과 산업 생태계가 상호작용을 통해 막대한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분야로 평가 받는다.


삼성은 전세계 7개 지역의 글로벌 AI 센터를 통해 선행 기술 연구에 나서는 한편, 인재영입 및 전문인력 육성을 추진 중이다.


차세대 이동통신은 디지털 전환 뿐 아니라 미래 신산업의 성장 기반이 되는 핵심 기술이다. 글로벌 시장 주도권 확보를 위해서는 선제적인 기술 개발과 국제표준 선점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삼성은 미래 통신기술 저변을 확대하고 경쟁력을 강화해 6G 기술을 주도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담아 올해 처음으로 ‘삼성 6G 포럼’을 개최했다.삼성의 이런 노력은 6G 기술 선점을 위한 글로벌 경쟁에 대응하는 동시에 코로나19 이후 가속화하는 비대면, 디지털화의 흐름 속에서 산‧학‧연 협력의 기반을 조성하기 위한 것으로, 정부 차원의 정책적 지원이 필수적이라고 전문가들은 강조하고 있다.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공장 2라인. ⓒ삼성전자

재계에서도 삼성의 '미래 먹거리와 신성장 IT' 집중 투자가 향후 5 년간 삼성이 한국 경제 재도약에 기여할 수 있는 역할을 제시하면서, 동시에 사회 전반에 역동성을 불어넣음으로써 국민적 기대에 부응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라고 보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이 팹리스 시스템반도체와 파운드리, 바이오 등 '미래 먹거리'와 신성장 IT 에 집중 투자하는 것은 국가 핵심 산업의 경쟁력을 한단계 업그레이드하는 동시에 사회 전반에 역동성을 불어넣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성장 가능성이 큰 핵심 전략 사업을 선택해 역량을 집중함으로써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지속가능한 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는 삼성의 '미래 청사진'인 셈”이라고 덧붙였다.


사업의 성공이 연관산업 발전과 국민소득 증대로 이어져 국가 경제 발전을 이끌어가는 선순환 구조 구축 기대 된다. 반도체와 바이오는 타 산업 대비 임금 수준이 높아 ‘양질의 일자리’ 창출에 기여 가능하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의 파운드리사업이 세계 1 위로 성장할 경우 삼성전자보다 큰 기업이 국내에 추가로 생기는 것과 비슷한 경제적 효과를 볼 수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4월 1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 루즈벨트룸에서 열린 반도체 공급망 복원에 관한 최고경영자(CEO) 화상 회의에 참석해 실리콘 웨이퍼를 들어 보이고 있다.ⓒ뉴시스/AP

다만 반도체·바이오 산업의 중요성을 세계 각국이 인식하고 전략산업화에 나서고 있는 상태다. 최소 10~20 년 이상의 장기 투자가 필요한데다 글로벌 경쟁이 격화하면서 이런 목표를 향한 삼성의 행보는 간단치 않을 전망이다.


실제 메모리 분야에서는 미국과 중국의 추격이 거세지고 있다. 팹리스 시스템반도체와 파운드리는 경쟁사들이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


이에 삼성전자는 첨단기술의 선제적 적용으로 추격을 따돌리며 메모리 분야의 시장 점유율을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해 10월 극자외선(EUV) 공정을 적용한 14나노미터(nm,1nm는10억분의1m) D 램 양산을 발표했다. 삼성전자의 14nm D 램은 마이크론의 10 나노급 4 세대 D 램보다 선폭이 더 짧아 마이크론에 비해 '앞선 기술력'을 확인했다.


삼성전자는 또 14nm D 램 생산에 EUV 장비를 활용하는 레이어(layer·층)를 5 개로 확대했다. 멀티 레이어 공정을 사용한 업체는 삼성전자가 최초다.


삼성전자는 경쟁 업체의 거센 추격 속에서도 앞선 기술력을 바탕으로 D램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며 1 위 자리를 '수성'할 계획이다.


바이오는 코로나 19 팬데믹 이후 국가 안보산업으로 변모했으나 소수 선진국과 대형 제약기업이 주도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온라인 직무적성검사(GSAT)를 앞두고 감독관들이 응시자들을 대상으로 예비소집을 진행하는 모습. ⓒ삼성전자
국민소득 증대와 경제 발전…선순환 구조 구축 기대



삼성은 청년층의 기회가 줄어들고 양극화가 심화되는 어려움 속에서 '핵심사업 중심으로 인재 채용 확대 및 미래세대 육성'을 통해 한국 경제의 역동성을 높이고 혁신을 통한 재도약을 지원할 방침이다.


삼성은 향후 5 년간 신규로 8 만명을 채용하기로 했다. 앞서 삼성은 지난 2018 년 발표한 '3 년간 4만명 채용 계획'을 초과 달성하고, 2021 년에도 3 년간 4 만명 채용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삼성은 4차 산업혁명의 기반 기술인 반도체와 바이오 등핵심사업 중심으로 채용 규모를 더욱 확대해 민간에 의한 좋은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계획이다.


삼성은 청년들에게 공정한 기회와 미래에 대한 희망을 주기 위해 5대 그룹 중 유일하게 신입사원 공채제도를 유지하고 있다.


현재 삼성 계열사들은 '22 년 상반기 공채를 진행 중으로 올해 신입사원들은 ▲삼성직무적성검사(GSAT, Global Samsung Aptitude Test) (5 월) ▲면접(6 월) ▲건강검진(7 월) 등을 거쳐 하반기부터 입사할 예정이다.


삼성은 신규 채용을 확대하는 한편, 미래 세대인 청년들의 혁신 역량을 키워 인재로 양성하기 위한 지원을 이어갈 계획이다. 실제 청년 실업과 양극화 등 사회적 난제 해결에 기여하기 위해▲삼성청년 S/W 아카데미(SSAFY) ▲드림클래스 등 취업경쟁력 제고 및 인재 육성을 위한 프로그램을 지속 운영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2022년형 무풍에어컨 인기에 힘입어 광주사업장에 위치한 에어컨 생산라인을 2월부터 풀가동하고 있다. 광주광역시 광산구 하남산단 6번로에 위치한 삼성전자 광주사업장에서 직원들이 '비스포크 무풍에어컨 갤러리'를 생산하는 모습. ⓒ삼성전자

삼성은 '혁신 DNA'를 전파해 '함께 성장하는' 실질적인 상생을 실천하기 위해 중소·벤처기업 지원 프로그램을 고도화할 예정이다.


대·중소기업 간 공정한 거래 관행을 정착시키는 데 그치지 않고 산업 생태계의 파이를 키워 함께 성장하는 협력 모델을 확산한다는 설명이다.


삼성은 국내 산업계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상생협력'과 '오픈 이노베이션'이 필수적이라는 인식 하에 다양한 상생 활동을 추진 중이다.


기존의 대·중소기업 상생이 '공정거래 확립'에 방점이 찍혀 있었다면 삼성의 상생협력은 이를 뛰어넘어 산업 전체의 파이를 키움으로써 건전한 동반성장의 생태계를 조성하자는 게 궁극적인 지향점을 두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국내 1차 협력회사만 700여곳으로 협력회사 직원은 37만명, 거래규모는 연간 31조원에 달한다.


삼성전자가 기업 가치를 키워 고용과 투자를 늘리면 이들 협력회사들에게도 '파이'가 돌아갈 수 있으며, 이는 결국 전체 산업의 성장으로 이어지는 셈이다. 실제 삼성전자의 중소·중견 협력회사 가운데 매출 1 조원이 넘는 이른바 '유니콘' 기업은 10 개에 달한다.


삼성은 '협력업체의 경쟁력이 삼성전자의 경쟁력과 직결된다'는 믿음에 따라 협력업체에 대한 자금 지원은 물론 기술 개발하고 인력양성 교육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특히 건강한 산업 생태계 구축을 위해 협력업체뿐만 아니라 국내 일반 중소기업에 대해서도 지원하고 있다.

이건엄 기자 (lku@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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