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급조된 공약" vs 송영길 "3선 성과 없어"…첫 TV토론서 '격돌'
입력 2022.05.21 00:31
수정 2022.05.21 00:03
'준비된 후보 vs 정권 견제' 맞대결
오세훈 "宋 부동산 정책 너무 급조"
송영길 "吳 계획 많은데 실체 없어"
'누구나 집' 정책 비판에 宋 '발끈'
6·1 지방선거 격전지로 꼽히는 서울시장 자리를 놓고 경쟁을 펼치는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와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첫 양자 토론에서 치열한 공방전을 펼쳤다. 두 후보는 부동산 공약은 물론, 서울시장 재직 당시 치적과 당 대표 시절 행적 등에 대해서도 공방도 주고받으며 갑론을박을 벌였다.
20일 오세훈 후보와 송영길 후보는 서울 양천구 방송회관에서 열린 방송기자클럽 초청 서울시장 후보자 TV토론회에서 '준비된 후보론'과 '정권 견제론'을 가지고 치열하게 부딪혔다. 오 후보는 송 후보의 서울시장 출마가 '정치적인 선택' 이라고 비판하면서 가지고 온 공약들이 급조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송 후보는 오 후보가 3번이나 시장직을 수행하면서 기억에 남는 실적이 없다고 맞받았다.
두 후보는 짤막한 일문일답을 주고 받는 시간에서 부터 뜨거운 공방을 예고했다. 사회자가 '이번 서울시장 선거의 의미'를 묻자 오 후보는 "갑자기 선거에 나와서 급조된 공약으로 승부하려는 후보와 1년간 탄탄하게 미래를 준비한 후보 간 대결이자, 민생시장과 정치시장과 대결"이라고 규정했다.
반면, 송 후보도 "대통령 앞에서 대통령의 입장을 옹호하는 사람이 아니라 서울시민 입장에서 시민의 재산권을 지키고 대통령 앞에서도 서울의 민심을 전하는 당당한 서울시장을 선택해야 한다"며 본인이 정권 견제의 선봉장이 되겠다는 의사를 피력했다.
두 후보의 본격적인 공방은 부동산 문제에서부터 시작됐다. 첫 발언권을 얻은 송 후보는 "오 후보는 지난 보궐선거 때 3선에 도전하면서 일주일 안에 집값을 잡겠다고 호언장담 했는데 지금 서울 집값은 계속 오르고 있다"며 "오 시장 하면 3선을 했지만 특별히 기억나는 게 없다. 오히려 그동안 화려한 그림들은 많았는데 구체적으로 (부동산 관련해) 진행된 게 무엇이 있는지 궁금하다"며 공세를 가했다.
이에 오 후보는 "만약 아마 그동안 한 게 없다면 53곳 재개발·재건축 지역의 조합원 분들이 지금쯤 큰 불만을 갖고 있을 텐데, 불만이 전혀 나오고 있지 않다. 그만큼 각 조합에서 느끼고 있는 추진 속도가 빠르다는 뜻"이라며 "모아타운 역시 아이디어가 매우 좋다고 시장에서 서로 해달라고 신청이 쇄도할 정도"라고 맞받았다.
서울 부동산 해결 적임자 공방
吳 "집권 당 대표 때 뭐 하셨나"
宋 "시장 3선 동안 하신 게 없다"
대통령실 용산 이전 두고도 설전
이와 함께 오 후보는 부동산 정책으로 반격에 나섰다. 대상은 송 후보가 내세운 '누구나 집' 공약이다. 오 후보는 '누구나 집' 공약에 대해 "땅값이 비싼 서울에서는 근본부터 흔들릴 수밖에 없는 계획"이라며 "임대주택과 관련해 송 후보가 먼저 낸 공약과 나중에 낸 공약이 모순된다. 종합적이고 입체적인 고민이 결여된 순간순간 표를 얻으려 낸 공약이라 이런 상황이 벌어진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오 후보는 "실제 주거 취약계층에 10년 뒤에 무조건 집 한 채씩 드린다고 하면 많은 분들이 무리해서 임대주택에 살겠다고 몰려들 것"이라며 "이런 가수요 촉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이냐"고 덧붙였다. 송 후보의 '누구나 집'은 집값의 10%를 내면 3% 이하의 저금리로 임대주택에 살다가 10년 뒤 최초 확정분양가격으로 해당 주택을 구매할 수 있도록 설계된 공약이다.
이 같은 비판에 송 후보는 "누구나 집 프로젝트는 주거를 망으로 연결해 새로운 수익을 창출하는 새로운 주택개념인데 이를 이해하지 못하고 기존 방식이 계속되면 주택 공급만 되고 집을 살 수가 없게 된다"며 "누구나 집 프로젝트는 제가 8년 동안 고민한 정책으로 함부로 폄하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발끈하기도 했다.
주택에 적용될 금융지원 혜택을 논의하는 동안에는 문재인 정부 부동산 대책이 소환되기도 했다. 송 후보는 "아무리 주택공급이 되더라도 금융이 지원되지 않으면 현금을 갖지 못한 서민들에게는 '그림의 떡'"이라며 "용적률 500% 상향, 30년 이상 아파트 안전진단 심사 폐지 등 유연한 제도로 뒷받침하고 금융을 지원하겠다"고 공약을 소개했다.
이에 오 후보는 "집권당의 대표급으로 계실 때 별다른 해법을 내지 못하고, 문재인 전 대통령이 그렇게 가시는데 말리지 못한 것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국회에 있을 때 해결이 잘 됐을 텐데 서울시장 하면서 하려고 하는지 다소 의아스럽다"고 비판했다. 오 후보가 언급한 건 문 정부가 집값을 잡기 위해 시작한 주택담보대출비율(LTV)과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40% 줄인 대출규제를 의미한다. 이 두 규제로 인해 실수요자의 대출금액이 줄어 집값 상승의 요인이 됐다는 분석도 있다.
특히 오 후보가 송 후보의 공약을 '급조'된 것으로 규정하는 과정에서 약간의 고성이 오고가기도 했다. 오 후보는 "송 후보가 부산시장까지 검토하시다가 이제 막판에 서울로 결정하신 게 이제 두어 달 됐다. 그러다 보니 갑자기 공약들 만들고, 발표하고 하시느라고 바쁜 것 같다"며 "급조된 공약들을 계속 내놓고 있는데, 진작 토론하자면서 오늘 아침에야 이렇게 급하게 공약을 낸 이유가 무엇이냐"라고 비판했다. 이에 송 후보는 "공약을 그때그때 시기마다 이렇게 보도가 되도록 만들기 위해서 전략적으로 하는거 아닌가"라며 "다 아는 선수끼리 그런 말씀을 하시냐"라고 맞받기도 했다.
두 후보는 윤석열 정부의 대통령 집무실 이전 등 서울시정 이외 정치적인 부분에 대해서도 갈등을 빚었다. 송 후보는 오 후보에게 "청와대의 대통령실 용산 이전에 대해 용비어천가를 불렀는데 서울시장으로서 타당한가"라며 "용산 문제가 시민 재산권이나 교통에 아무런 피해가 없나"라며 공세에 나섰다. 이에 오 후보는 "용비어천가 부른 적 없고, 용산 이전은 굉장히 신중하다는 입장임을 말한 바 있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