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토요타 GR86, 두근두근 '후륜·수동 스포츠카'의 매력
입력 2022.05.21 06:00
수정 2022.05.20 09:57
4000만원대 '가성비' 甲 스포츠카
'자동차에 진심'인 토요타가 돌아왔다
최고출력 231마력·최대 25.5kg.m
자동차에 진심인 사람들을 설레게 할 자동차가 출시됐다. 오직 '펀 드라이빙'에 초점을 맞춘 토요타의 GR86이 10년 만에 업그레이드돼 나타난 것이다.
국내에서 판매 중인 스포츠카 중 유일하게 후륜 구동에 수동 변속기를 조합한 모델로, 기존 모델보다 배기량과 최고 출력을 높였다. 신규 플랫폼을 적용해 차량 무게중심과 운전자의 힙 포지션도 대폭 낮췄다.
지난 18일 강원도 인제스피디움에서 열린 미디어 시승회에서 신형 RG86을 시승해봤다.
이날 미디어 시승회는 카레이서가 직접 운전해 서킷을 주행하는 '택시 드라이빙' 형식으로 이뤄졌다. 짧은 시간, 동승의 형식으로 GR86을 시승했음에도 '수동·후륜 스포츠카'의 매력을 물씬 느낄 수 있었다.
우선 차량 외관은 더한 것도 뺄 것도 없는 '스포츠카'의 얼굴 그대로다. 토요타는 공기역학 성능과 스포츠카 감성을 극대화한 디자인이라고 설명한다. 사이드 실 스포일러는 미적인 요소 뿐 아니라 차량 측면으로 흐르는 공기의 흐름을 조절해 직진 안정성을 향사시키는 데 도움을 준다.
차에 타는 순간, 운전자의 힙 포지션이 매우 낮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곧바로 레이싱에 투입해도 될 정도로 낮았다"는 게 이날 시승을 도와준 레이서들의 공통적인 평가다.
"이게 정말 순정이에요?" 레이서와 함께 고속으로 서킷을 주행하며 수차례 물었다. GR86은 운전의 즐거움이라는 의미의 '펀 투 드라이브(Fun-to-drive)'의 모토 아래 별도의 튜닝 없이도 서킷 주행을 즐길 수 있도록 개발됐다. 이를 위해 토요타 가주레이싱(TGR)의 엔지니어와 드라이버가 차량 개발과 튜닝에 직접 참여했다.
곡선 주행에서도 미끄러짐 현상이 발생하지 않는, 후동 구륜의 장점이 서킷 주행 내내 발현됐다. 차량에 알루미늄을 적용해 차량을 경량화했고, 수평 대향엔진을 피스톤 좌우에 나란히 배치해 차량의 무게중심과 진동을 획기적으로 낮췄다. 가볍지만 단단한 주행감이 느껴졌다.
운전의 즐거움에 초점을 맞춘 차답게 '트랙 모드'를 선택하면 디지털 계기판은 오직 운전을 위한 정보를 전달하는 데만 집중한다. 변속 단수나 속도는 물론 냉각수 온도와 오일 온도 등이 표시되고, 엔진 회전수(RPM)는 4000RPM부터 표시된다.
GR86은 순수한 운전의 즐거움을 추구하는 고객들의 수요에 맞춰 수동변속기 단일 모델로 출시됐다. 동승한 권봄이 레이서는 "수동변속기는 저도 오랜만이라 운전하는 게 너무 재밌다"며 신나했다.
토요타86 대비 배기량을 400cc 늘려 고회전 영역의 가속력과 응답성을 개선했다. 기존 모델에서 '2% 아쉬운 부분'으로 지적된 출력 부분도 개선해, 최대 출력을 231마력으로 높였다.
GR86이 무엇보다도 자신 있는 분야는 바로 '밸런스'다. 노면이 미끄러운 상태에서 '밸런스'를 느껴보는 드리프트 체험으로 GR86의 지향점을 느낄 수 있었다.
드리프트 체험 역시 어떤 튜닝도 없는 GR86 출시 그대로의 상태에서 진행됐다. GR86은 굉음과 함께 휙휙 돌며 안정적인 드리프트 실력을 뽐내, 낮은 무게중심을 한껏 자랑했다.
역동적인 주행감과 핸들링, 풀 브레이크 성능 등을 테스트해보는 짐카나 주행에서는 GR86의 제동력 등 탄탄한 기본기를 느껴볼 수 있었다.
토요타 GR86의 판매가격은 ▲스탠다드 4030만원 ▲프리미엄 4630만원이다. 트랙 모드, 토르센 LSD 시스템, ABS 등 퍼포먼스와 직결된 옵션 사양들은 고급 트림은 프리미엄 그레이드를 선택하지 않아도 모두 기본 적용됐다. 올해 목표 판매대수는 100대인데, 이미 120대가 사전 계약됐다.
▲타깃 :
-마음만은 '나도 레이서', 펀 드라이빙을 위한 세컨카를 찾는다면
-포르쉐를 타고 싶은데 '가성비'도 놓칠 수 없다면
▲주의할 점 :
-올드한 내부 디자인에 익숙해지려면 꺼뒀던 '아날로그 감성'을 다시 켜야 한다
-초도 물량은 이미 모두 소진됐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