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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용유 대란’ 진짜?…“생산‧발주 이상 무, 불안심리가 문제”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입력 2022.05.18 15:37
수정 2022.05.18 15:39

창고형할인점, 온라인몰 구매제한 조치가 소비자 불안심리 자극

일반 소비자 물량 전체 시장의 10% 불과

일시적 판매 증가로 인한 품절 사태 해석도

서울시내 창고형 대형마트에 구매 수량 제한 조치 안내문이 게시돼 있다.ⓒ뉴시스

창고형할인점에 이어 일부 온라인몰에서 식용유 구매제한 조치가 이어지면서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제조사와 대형마트 등 주요 유통사에서는 생산과 발주 모두 문제가 없다는 설명이다.


최근 갑자기 판매량이 증가하면서 공급과 판매시점 간 시차로 인한 일시적 문제일 뿐 식용유 대란으로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1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이마트 트레이더스, 코스트코 등 일부 창고형할인점은 1인당 식용유 구매 제한 조치를 실시해 개수를 2개로 제한했다. 쿠팡도 로켓배송 이용 시 식용유 구매 개수를 10개로 제한했다.


롯데마트몰과 SSG닷컴, 마켓컬리 등 장보기 고객 비중이 높은 온라인몰에서도 한때 판매량이 급증해 일부 식용유 제품의 품절현상이 발생하기도 했다.


해바라기씨유 최대 생산국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국제 식용유 값이 폭등한 데다 팜유 최대 수출국인 인도네시아가 수출 제한 조치를 발동하면서 공급 차질에 대한 우려가 높아진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CJ제일제당, 오뚜기 등 주요 식용유 제조사들은 현재까지는 생산이나 발주에 전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국제 원자재 가격이 오르긴 했지만 이미 수개월치 재고를 확보해두고 있어 근시일 내에 품귀현상이 발생하지는 않을 것이란 설명이다.


유통채널 중 식용유 판매 비중이 가장 높은 대형마트 3사에서도 현재로서는 공급에 전혀 문제가 없다는 반응이다. 주요 식자재 가격이 줄줄이 인상되면서 한 때 개인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사재기 현상이 벌어지기도 했지만 전체 공급량에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니라는 것이다.


다만 최근 구매제한 조치를 실시했던 창고형 할인점이나 온라인몰의 경우에는 사정이 조금 다르다는 분석이 나온다.


우선은 소비자 불안심리를 이용한 사재기 우려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최근 주요 식용유 제품 가격이 잇따라 인상되면서 당근마켓 등 중고거래 온라인 플랫폼에서는 식용유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주요 상품의 경우 연초와 비교해 현재 가격이 10% 이상 올랐다. 소비자들의 구매량이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인상 전 물량을 사재기했다가 인상 후에 되파는 방법으로 수익을 얻으려는 시도를 차단하기 위한 조치라는 설명이다.


이 같은 비공식 거래 물량이 늘어날수록 박리다매 전략을 추구하는 창고형 할인점이나 온라인몰이 피해를 볼 수 있는 만큼 사전에 구매제한 조치에 나섰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수요가 일시적으로 급증하면서 물량 입고와 판매 시점 간 차이가 품절사태를 만들었다는 주장도 나온다.


주요 온라인몰의 경우 중앙 풀필먼트 센터나 지역 거점 창고에 물건을 직매입해 보관했다가 배송하는 방식인데 물건이 들어오기 전에 기존 물량이 모두 판매되면서 재고가 없는 상황이 품절사태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며칠 동안 식용유 대란, 품귀현상 같은 보도가 쏟아지면서 불안감을 느낀 소비자들의 구매량이 일시적으로 늘어난 영향으로 보인다”면서 “제조나 유통 과정에서 특별한 문제는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어 “자영업자들이 많이 가는 일부 식자재마트에서는 실제로 재고가 부족하다는 얘기도 들리지만 일반 소비자 물량의 경우엔 전체 식용유 시장의 10% 정도에 불과해 별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품절, 대란 등 불안심리를 자극하는 보도나 소문이 상황을 악화시키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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