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 "검경수사권 조정으로 작년 마약류 압수량 사상 최대"…청소년사범 급증
입력 2022.05.08 07:18
수정 2022.05.06 22:58
檢, 주요 원인으로 직접 마약 수사 범위 축소 꼽아
스마트폰 보편화로 호기심에 청소년 마약류 구매 사례 크게 늘어
대검, 수사 공백 해결 촉구…마약류 밀수·유통 사범 수사할 수 있도록 법 개정 요청
지난해 검찰의 마약류 압수량이 전년보다 크게 증가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청소년·외국인 마약사범도 꾸준히 증가세를 보였다.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부장 문홍성 검사장)가 발간한 ‘2021년 마약류 범죄백서’에 따르면 지난해 마약류 전체 압수량은 전년(320.9㎏)보다 303.8% 증가한 1295.7㎏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동안 필로폰 등 주요 마약류 압수량은 190㎏에서 1179㎏으로 520.5% 급증했다.
지난해 10월 부산신항에서 페루발 코카인 400㎏을 압수한 것을 함께 해외 밀수 마약을 대량으로 적발한 사례가 늘었다. 지난해 적발된 마약류 사범은 전년(1만8050명)보다 소폭 줄어든 1만6153명으로 나타났다.
대검은 지난해 검·경수사권 조정으로 검찰의 직접 마약 수사 범위가 500만원 이상 밀수출·입 등으로 축소된 점이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대마사범은 3777명으로 조사됐는데, 서구권 국가들의 대마 합법화 및 해외유학생의 대마 접촉 증가 등 영향으로 최근 5년간 163.2% 증가됐다.
외국인 마약류 사범도 역대 최다인 2339명에 달했다. 1958명이었던 지난해보다 19.5% 늘어난 수치다.
국내 체류 외국인 수가 늘어나면서 불법체류 외국인들이 본국에서 마약류를 밀반입해 자국인들에게 판매하거나 함께 투약하는 사례가 증가돼 적발 건수도 많아진 것으로 분석됐다.
같은 기간 동안 19세 이하 마약류 사범도 313명에서 450명으로 43.8% 늘었다. 119명이었던 2017년 이후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스마트폰 이용이 보편화하면서 청소년들이 SNS 등을 통해 마약류 광고에 쉽게 노출되고 호기심에 마약류를 구매하는 사례가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대검은 검·경수사권 조정으로 발생한 마약 수사 공백을 해결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밀수 사범 검거 후 신속한 유통망 추적을 통해 판매·중개상을 일망타진하는 것이 수사의 핵심인데, 직접 수사를 개시할 수 없어 경찰에 수사 요청을 하게 되면 시간이 지연돼 검거 가능성이 떨어진다는 것이 대검의 판단이다.
또한 검찰이 마약류 밀수 사범뿐만 아니라 유통 사범에 대해서도 수사를 개시할 수 있도록 법령 개정이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