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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이슈] “극단적 감량 NO”…‘연예인 다이어트’ 다루는 미디어의 변화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입력 2022.05.09 08:34
수정 2022.05.09 08:35

KBS2 ‘빼고파’, ‘다이어트’에 대한 새로운 접근

한때는 “4일 동안 4kg를 뺐다”는 한 연예인의 ‘초절식 식단’이 온라인상에서 화제를 모았다. 단기간에 무리해서 체중을 감량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은 알지만, 누군가의 ‘드라마틱한 효과’에 끌리는 이들이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미디어에서도 ‘과정’에 방점을 찍으면서, ‘건강한’ 다이어트의 중요성을 전파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13년 차 ‘유지어터’ 김신영과 다이어트에 지친 언니들이 함께하는 예능 ‘빼고파’가 KBS2를 통해 첫 방송됐다. 김신영의 리드 아래 하재숙, 고은아, 배윤정, 유정, 김주연, 박문치가 체중 감량에 도전하는 과정을 다루는 다이어트 프로그램이다.


ⓒKBS

방송인 김용만, 정형돈, 안정환, 현주엽 등의 다이어트 프로젝트를 다룬 ‘위대한 배태랑’을 비롯해 연예인들이 체중 감량을 목표로 고군분투하는 과정을 담는 프로그램들은 이미 여러 차례 방송된 바 있다. 2020년 방송된 ‘위대한 배태랑’에서도 출연자들이 목표 체중에 도달하기 위해 식단을 조절하고, 또 새로운 운동을 배우면서 시청자들과 다이어트 과정을 공유했었다. 이 과정에서 다이어트 팁을 전수하기도 하지만, 출연자들의 목표 달성 여부를 담아내면서 흥미를 유발하기도 한다.


그러나 ‘빼고파’는 “목에서 쇠 맛 나는 운동, 체중계 측정, 맛없는 식단은 없다”며 기존의 다이어트 프로그램과는 다른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 단순히 살 빼기가 아닌, ‘건강한 몸’ 만들기에 방점을 찍으면서 다이어트의 긍정적 기능을 강조하고 나선 것이다.


첫 회에서 김신영은 오빠가 얻어온 햄버거 반쪽으로 이틀을 견딘 적이 있다고 어린시절 가난에 대해 털어놓으면서, 이로 인해 생긴 폭식으로 인해 살이 쪘었다고 솔직하게 고백했다. “살은 나의 통한이었다”는 김신영의 진솔한 고백은 ‘다이어트=체중 감량’이라는 틀을 깨고자 하는 ‘빼고파’에 진정성을 불어넣었다. 배윤정은 출산과 육아로 인해 낮아진 자존감을 회복하고 싶다는 목표를, 다이어트 유튜버 일주어터 김주연은 유튜브 콘텐츠에서 시도하는 극단적 다이어트에 대한 고민을, 극단적 다이어트로 고통을 겪었던 고은아, 유정은 건강을 되찾고 싶다는 목표를 공유하면서 외면은 물론 내면의 치유까지도 예고했다.


이제는 연예인들도 직접 ‘건강한’ 다이어트를 강조하고 나서면서 달라진 분위기를 보여주고 있다. 지난해 아이유는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해 한동안 온라인상에서 ‘효과 좋은’ 다이어트 방법으로 공유됐던 ‘아이유 다이어트 식단’에 대해 언급했다.


아침에 사과 1개, 점심에 고구마 2개 혹은 바나나 2개, 저녁에는 단백질 보충제를 먹는 이 식단에 대해 아이유는 “정말 극단적이었다. 20대 초반엔 그게 아무 문제가 없는 줄 알았다. 요즘에 이렇게 하면 노래 한 곡도 못 부른다. 연예인은 매일 해도 문제없다는 생각은 하지 말아 달라. 저는 이제 절대 그렇게 하지 않는다”며 오해를 바로잡았다. 유이, 에일리, 최소라 등도 예능 등에서 초절식 다이어트에 대한 위험성을 알리면서 건강한 운동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 외에도 체중 감량이 아닌, 더 건강하고 즐겁게 음식을 즐기기 위해 땀 흘리며 운동하는 코미디언 김민경의 ‘오늘부터 운동뚱’을 비롯해 자신의 채널에서 다이어트 일상을 공유하는 가수 소유까지. 건강한 몸 만들기를 위한 ‘과정’의 즐거움에 방점을 찍는 콘텐츠들이 늘어나면서 체중 감량이 아닌, 다이어트의 또 다른 즐거움을 전파하고 있다.


물론 여전히 일부 다이어트 업체들은 연예인의 비포, 애프터 사진을 비교하며 드라마틱한 결과에 방점을 찍으면서 무리한 다이어트 모방에 대한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건강과 자기만족이라는 새로운 순기능을 강조하는 미디어의 변화가 더욱 반갑게 다가온다.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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