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조선해양·삼성중, 기자재·건설사업으로 ‘부진 탈출’ 발판 마련
입력 2022.05.02 15:16
수정 2022.05.02 15:16
한국조선해양, 사업형 지주회사 전환 박차…하반기 사업부 출범
삼성중공업, 반도체 공장 건설 수주 및 해상 원자력 발전설비 개발 나서
1분기 적자를 낸 한국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이 선박 건조 외 다양한 부문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글로벌 시황 부침에 흔들리지 않는 안정적 사업 구조를 마련하기 위해 사업형 지주회사 전환 및 사업 다각화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2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조선해양은 사업형 지주사 전환을 통해 선박 기자재 등 핵심부품 제조에 나설 예정이다. 삼성중공업은 반도체 공장 공사 수주로 사업 다각화 기반을 다지고, 해상 원자력 발전설비 개발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한국조선해양은 우선 자체 수익원을 확보해 기술 투자 확대로의 선순환 체제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한국조선해양은 연구개발(R&D) 위주의 엔지니어링 회사로 갈 것"이라며 "하반기부터 사업부 출범을 하는데 연내 일부 매출이라도 가시적 성과를 내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회사가 추진하는 기자재 친환경 시스템 솔루션 진출은 크게 ▲차세대 에너지원 처리 시스템 ▲연비 향상 시스템 ▲온실가스 저감 시스템 3가지로 구분된다. 설계 용역을 뛰어넘어 기자재 핵심 부품 제조 사업을 강화하고, 원천기술 내재화 및 라이선스 수익 사업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한국조선해양은 액화천연가스(LNG) 연료탱크 설계에서 향후 외주 제작 사업화를 직접 추진하고, LNG에서 암모니아, 수소 재액화 장치로 이를 확대해 나간다. 또한 유럽 R&D센터를 개소해 차세대 에너지원인 수소 연료전지 등의 선박 관련 기술 확보에 도전한다.
한국조선해양은 향후 5년 내 사업 매출 5000억원 달성을 목표로 잡았다. 특히 주변기기부터 내재화를 시작해 연료전지(SOFC)의 핵심기술 확보를 위한 투자도 계획 중이다.
회사 관계자는 "연료전지는 숙원사업이고 시간이 많이 걸린다"며 "향후 큰 돈이 들어갈 수도 있어 지주사와 동시 투자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대형 조선사 빅3 중 하나인 삼성중공업은 반도체 건설공사 물량을 수주하며 사업 다각화 기반을 다지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달 삼성전자 평택반도체 건설 공사 일부를 1901억원에 수주한 바 있다. 평택 반도체 공장은 삼성전자가 393만㎡(약 120만평) 부지에 2030년까지 단계별로 반도체 생산라인 6개동(P1L~P6L)과 부속동을 구축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삼성중공업은 선박 및 해양플랜트 건조로 축적된 자동용접, 모듈공법(대형화) 역량을 활용해 2020년부터 극자외선(EUV) 공장 및 P2L, P3L의 파일럿 공사에 참여해왔다.
삼성중공업은 앞으로도 조선해양 부문 외 반도체 건설공사 물량을 지속 수주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2분기부터는 2020년 하반기 이후 늘어난 수주 선박의 건조가 본격화되고 전자 평택 반도체공장 건설공사가 추가되면서 매출액이 증가세로 전환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미래 신사업 역량 강화를 위해 해상 원자력 발전 설비 개발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달 용융염원자로 개발사인 덴마크 시보그와 소형 용융염원자로를 활용한 '부유식 원자력 발전 설비' 제품 개발을 위한 기술협력 MOU를 체결했다.
소형 용융염원자로(CMSR)는 핵분열 에너지를 활용해 이산화탄소 배출이 없으면서 높은 효율로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각광받고 있다. 일반 대형 원자로에 비해 크기가 작아 활용 분야가 다양하고, 원자로 내부에 이상 신호가 발생하면 액체용융염(핵연료와 냉각재)이 굳도록 설계돼 높은 안정성을 확보한 것이 특징이다.
정진택 삼성중공업 대표이사는 "삼성중공업은 수소,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에서부터 원자력까지 탄소중립 기술을 활용한 제품 개발에 역량을 집중해 나가고 있다"며 "혁신적인 제품 선점으로 미래 사업 기회를 창출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한국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은 1분기 각각 3964억원, 94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