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수완박 재강행'에 국민의힘 '전전긍긍'…'재협상'에 당력 집중
입력 2022.04.26 14:52
수정 2022.04.26 14:52
권성동 "설득력있는 중재안 만들어야"
박홍근 "기존 합의사항대로 추진할 것"
오전 의장 중재 자리에선 '재협상' 무산
오후 '의총'서 '재협상' 방안 논의 예정
국민의힘이 '검수완박(검찰수사권 완전 박탈)' 중재 원안 강행을 예고한 더불어민주당의 행보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국민의힘이 주장하는 검찰의 '선거·공직자 범죄 수사권 부여' 법안 검토를 위해 취할 수 있는 전략이 한정돼 있어서다. 이에 국민의힘 당 안팎에선 검수완박 중재안의 국회 본회의 상정 전에 민주당을 재차 협상 테이블로 불러내기 위해 당력을 집중하는 모양새다.
26일 정치권에 따르면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박병석 국회의장의 중재로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와 만나 검수완박 중재안에 대해 논의했다. 권 원내대표는 이 자리에서 지난 22일 여야가 합의한 검수완박 중재안에 '선거'와 '공직자' 범죄 수사권을 검찰에게 돌려주는 수정안을 재검토할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추가 협상 없이 기존 중재안을 강행하겠단 박 원내대표의 의견을 되돌리는데 실패했다. 민주당은 이날 내로 법제사법위원회를 열어 검수완박 중재안 심사를 마치고, 다음 날(27일) 국회 본회의에 이를 상정해 재빠르게 통과시키겠단 입장이다. 박 원내대표는 회동 직후 기자들과 만나 "추가적인 합의는 전혀 없었다. 저희는 기존 합의 사항대로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부터 지속해서 중재안 재협상안 카드를 꺼내들었다. 그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여야가 합의했다 하더라도 국민을 설득하지 못한 합의한은 정당성을 얻을 수 없다. 여야가 정치 협상·야합 이라는 오명을 벗을 수 있게 민주당은 재협상에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민심에 반하는 중재안을 지체 없이 수정해 공직자와 선거범죄를 포함한 4대 범죄 수사권을 검찰에 남기는 재협상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검수완박 중재안의 추진 과정에 있어서 국민 공감과 지지를 얻을 수 있어야 한다. 그대로 통과 시킨다면 셀프방탄법이라는 지탄을 면한 길이 없다"고 우려하며 민주당을 향해 재협상을 촉구하기도 했다.
당 안팎에서도 민주당을 향해 검수완박 중재안 재협상을 요구하는 발언이 등장하고 있다. 조해진 국민의힘 의원은 CBS 라디오에 출연해 "그간 국회가 한 입법 중에 잘못된 입법이 여러 건 있었지만 검수완박법은 그중에서도 최악으로, 아주 고도의 악질적인 입법적 부패 행위"라며 "민주당도 민심을 거스르는 부담을 만만하게 보지 못할 것이고 만약 그렇게하면 정치적 책임을 크게 지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검찰 출신인 국민의힘 소속 의원은 "현실적으로 취할 수 있는 법리적인 방법은 원내지도부가 모두 취해본 게 사실인데 이젠 협상말고는 법안 상정을 막을 길은 없어보인다"며 "상정까지 가게 된다면 지난주에 준비했다 잠시 접어뒀던 필리버스터를 다시 준비하는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토로했다.
검수완박 법안 강행이 점차 현실화되면서 국민의힘은 가용할 수 있는 모든 방안을 사용하겠단 입장이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4시 국민의힘 소속 의원 전원에게 검수완박 등 주요 현안을 논의하기 위한 의원총회 개최 사실을 알리고 참석을 요청했다. 당론을 하나로 모아 민주당에 대한 압박을 키워 재협상 가능성을 높이자는 취지에서다.
국민의힘 소속 한 초선의원은 "이번 달에만 벌써 두 번째 국회 경내 대기 요구가 떨어졌고, 의원총회도 재차 소집됐지만 뚜렷한 방안이 논의될지는 모르겠다"며 "오늘 오후 의총에서도 민주당의 재협상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방법에 대한 방안이 나올 가능성이 클 것 같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