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난부터 이면거래까지’ 현금 트레이드가 뭐길래
입력 2022.04.25 00:06
수정 2022.04.24 21:05
키움, KIA에 박동원 내주며 현금 10억원 거래
과거에도 수차례 현금 트레이드로 따가운 눈총
한국야구위원회(KBO)가 키움과 KIA와의 트레이드를 신중하게 살펴본다.
앞서 키움과 KIA는 24일 현금 10억원이 포함된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키움은 주전 포수 박동원을 보내는 대신 KIA로부터 내야수 김태진과 2023년 신인 2라운드 지명권, 그리고 현금 10억원을 받는 방식이다.
하지만 KBO 사무국은 "세부 내용을 신중하게 검토한 뒤 트레이드 승인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과거 히어로즈 구단은 2000년대 말부터 2010년대 초반까지 수차례 현금 트레이드를 진행했고 이 과정에서 발표된 액수보다 훨씬 많은 ‘이면 거래’가 있었음이 추후 확인된 바 있다.
현금 트레이드 자체가 문제 있는 것은 아니다. 대개 현금 트레이드는 구단과 구단 간의 선수 거래가 이뤄질 때 어느 한 쪽의 균형이 맞지 않을 경우 현금으로 보조해주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또한 특정 구단의 재정이 악화되거나 모기업이 자금난에 빠졌을 때 KBO의 승인 하에 현금 트레이드가 이뤄지기도 한다.
KBO리그에서의 첫 현금트레이드는 1982년 12월에 이뤄졌고 공교롭게도 리그 출범 후 첫 트레이드이기도 했다. 선수층이 두터웠던 삼성은 서정환을 보내는 대신 해태는 현금을 보내면서 역사적인 구단 간 첫 거래가 이뤄졌다.
이후 현금 트레이드는 80~90년대에도 꾸준히 진행되다 1997년 4월 롯데 전준호가 현대로 이적하면서 세간을 깜짝 놀라게 했다. 당시 문동환의 거취가 걸려있었던 이 트레이드는 현대가 롯데에 현금 5억원을 건네면서 거래가 성사됐다.
90년대 말 IMF와 함께 모기업이 재정난에 빠진 해태와 쌍방울은 선수를 내주고 현금을 받는 거래에 나섰다.
해태는 조계현과 임창용을 삼성에 내줬고, 추후 해체 수순을 밟게 된 쌍방울 역시 김기태, 박경완, 조규제 등 주축 선수들과 작별을 통해 현금을 확보하게 됐다.
잠잠했던 현금 트레이드는 그로부터 10년 뒤 다시 한 번 야구계 이슈로 떠올랐다. 모기업이 없었던 히어로즈(현 키움)는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주전 선수 또는 유망주 세일에 나섰고 거의 대부분의 구단들이 달려들면서 이른바 ‘히어로즈발 현금 트레이드’가 수년에 걸쳐 진행됐다.
2009년 12월 이택근(LG행), 이현승(두산행), 장원삼(삼성행)의 ‘빅3’가 먼저 팀을 떠났는데 당시 발표된 현금 트레이드 금액은 55억원이었다. 하지만 2018년 이면거래가 있었던 사실이 공개됐고 실제 오간 돈은 두 배나 많은 103억원인 것으로 밝혀졌다.
히어로즈는 이들뿐만 아니라 마일영, 황재균, 고원준 등을 트레이드 시키면서 현금을 받았고 SK를 제외한 모든 구단들이 ‘바겐세일’ 구매자로 나섰던 게 확인돼 한동안 따가운 눈총을 받아야만 했다.
한편, 2009년 이후 KBO리그에서의 현금 트레이드는 이번 박동원까지 총 18차례 있었고 이 중 히어로즈 구단이 포함된 건수는 16건, 그중에서도 12건은 이면 거래로 팬들의 눈을 속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