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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혁신적 도전 이뤘다"?…그들만의 자화자찬?

김하나 기자 (hanakim@dailian.co.kr)
입력 2022.04.23 07:18 수정 2022.04.23 18:48

文정부 교육분야 5년간 성과자료집 발간…원격수업 장기화에 따른 각종 혼란과 학습 결손 빠져

자사고 폐지가 성과? 자사고들이 반발해 제기한 모든 소송서 완패…尹정부 자사고 부활 공약

전문가 "모두를 위한 정책 부족했다는데 대한 성찰과 자성, 개선과 보완 담았어야"

야당 의원 "진영논리 함몰된 '교육 문외한' 장관이 우리 교육계 곳곳 망가뜨린 5년"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포스트 오미크론 대응 학교 일상회복 추진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교육부가 문재인 정부 5년 동안 추진한 교육정책을 소개한 '교육 분야 5년 성과자료집'이 자화자찬 일색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교육계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원격수업, 고교학점제, 자율형사립고(자사고) 폐지 등과 관련된 숱한 논란과 졸속행정에도 불구하고 아전인수식 해석만 남발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교육부는 지난 5년간(2017∼2022년) 이룬 교육 분야의 주요 성과를 담아 '교육 분야 5년 성과자료집'을 발간했다고 21일 밝혔다. 자료집에서 첫 번째로 제시한 내용은 교육 분야 코로나19 대응이다. 교육부는 "2020년 4월 초·중·고 전면 온라인 개학을 실시하고, 대학에도 전면 원격수업을 허용하는 등 혁신적인 도전을 이뤘다"고 자평했다.


하지만 학교 현장에서 장기화된 원격수업에 따른 각종 혼란과 학습 결손 등의 문제는 아예 빠져 있었다. 지난해 4월 고3·교직원에 대한 코로나19 백신 우선 접종을 거론하면서 청소년 방역패스 추진으로 자초한 논란도 언급하지 않았다. 건강상태 자가진단 애플리케이션(앱) 개발 등도 성과로 거론했으나 잦은 '먹통 사태'로 불편을 야기했던 대목은 찾아 볼 수 없었다.


송기창 숙명여대 교육학부 교수는 "교육부의 성과라고 하면 사회적인 어려움을 자기 성과로 가로채는 느낌이 든다"며 "오히려 원격수업을 20% 이내로 개설하는 식의 지나친 규제로, 비상시국에 대학들이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어렵게 만들어 놓은 것들과 관련해 교육부가 진정으로 반성해야 되는 것이 아닌가 싶다"고 지적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격상으로 수도권 학교들이 전면 원격수업에 들어간 14일 오전, 서울 강동구 한산초등학교에서 교사가 원격수업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교육부는 또 '교육 공정성·투명성 강화' 분야에서 자사고의 2025년 일반고 전환을 내용으로 하는 2020년 2월 시행령 개정도 중요한 성과로 소개했다. 하지만 자사고 폐지는 교육계의 뜨거운 찬반 논란을 일으킨 대표적인 정책 가운데 하나이다. 문재인 정부는 시행령을 개정했으나, 일부 자사고들이 이에 반발해 소송을 제기했고, 교육당국은 작년 1심에서 완패했다.


더욱이 새 정부가 자사고 유지로 선회한 상황에서 자사고 폐지를 주요 성과로 보기 어렵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자사고를 유지해야 한다는 뜻을 대선 후보시절부터 밝혀왔고, 새 정부 인수위원회는 자사고·외고·국제고 폐지 정책을 철회하는 방안을 국정과제에 포함시켰다. 김인철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후보자도 자사고 폐지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조성철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 대변인은 "시행령을 개정해 자사고를 일괄 일반고로 전환하는 등 평등 이념이나 집단의 요구에 지나치게 편승한 정책들을 밀어붙였다"며 "모두를 위한 정책이 부족했다는데 대한 성찰과 자성, 개선과 보완에 대한 의견을 담았어야 했다"고 꼬집었다.


양정호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는 "자화자찬 성격으로 성과자료집을 냈는데, 교육계에 있는 학부모들에게 물어보면 문재인 정부 정책 가운데 가장 안 좋은 정책 중 하나로 교육 쪽을 찍고 있다"며 "문재인 정부 정책이 대부분 즉흥적이라 교육 현장에 혼란을 준 면이 커서 성과라고 보기 어려운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소속의 한 야당 의원은 "한마디로, 펴볼 가치도 성과자료집"이라고 혹평하고 "삽질도 한 번 안해 본 사람이 국토교통부 장관을 해서 온 나라를 부동산 지옥으로 만든 것처럼, 철저하게 진영논리에만 함몰된 '교육 문외한' 장관이 우리 교육계 곳곳을 망가뜨린 5년"이라고 힐난했다.

김하나 기자 (hanakim@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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