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만에 달라진 ‘K-편의점’ 위상, 글로벌 영토 확장 속도
입력 2022.04.25 07:32
수정 2022.04.22 17:54
CU, 몽골 200호점 달성…국내 유통기업 해외 진출 사례론 처음
로열티 주는 입장에서 이젠 받는 입장으로
올해 베트남 등 동남아 국가 신규 진출 속도
한국 노래와 드라마, 화장품에 이어 편의점도 해외 시장에서의 위상이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10년 전 해외에 로열티를 주던 입장에서 이제는 한국형 편의점 수출로 로열티를 받는 입장이 됐다.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CU는 지난 20일 기준 몽골에서 200호점을 오픈했다. 국내 유통기업이 해외에서 200개 매장을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18년 몽골 진출 이후 100호점까지 약 26개월이 걸렸지만 200호점까지는 약 18개월로 기간이 반년 넘게 단축됐다. 이는 한 달에 약 5.6개씩 점포를 오픈한 것으로 코로나19 상황임을 감안하면 상당히 빠른 속도다.
특히 최근에는 미국계 편의점 서클K의 현지 점포까지 인수하면서 현지 점유율이 70%까지 높아졌다.
서클K는 CU보다 약 2개월 앞서 몽골 시장에 진출했지만 CU와의 경쟁에서 밀려나며 지난달 최종 사업 철수를 결정하고 현지 점포들을 센트럴 익스프레스에 매각했다.
지난해 4월에는 말레이시아 현지 기업과 마스터 프랜차이즈 계약을 맺고 말레이시아 시장에도 발을 내디뎠다. 1년 안에 50개 점포를 출점한다는 목표였지만 현재 90여개 점포를 운영하며 초기 목표를 초과 달성했다.
2012년 일본훼미리마트사와 라이선스 계약을 종료하고 독자 브랜드 CU를 론칭한 지 10년 만에 이룬 성과다. 이전까지는 해외에 로열티를 주는 입장이었다면 이제는 해외기업으로부터 로열티를 받는 입장이 됐다.
한국형 편의점 모델이라는 차별화된 서비스와 상품이 핵심 경쟁력으로 작용했다. 김밥, 토스트, 핫도그 같은 한국 간편식과 더불어 현지 식품도 편의점 상품으로 개발해 선보인 전략이 적중했다.
이 같은 노력에 힘입어 몽골 현지 파트너인 센트럴 익스프레스는 작년 매출이 전년 대비 80%가량 신장했고, 작년 11월 몽골 증권거래소에 상장하며 현지 IPO 사상 최대의 공모 금액과 청약 인원을 기록했다.
말레이시아에서는 현지 편의점을 CU로 전환한 후 동일 매장의 매출이 3배가량 신장하고, 오픈 당일 점포 입장을 위한 대기줄이 생길 정도로 현지 소비자로부터 인기를 얻고 있다.
특히 매장 오픈으로 주변 상권까지 살아나는 효과가 나타나면서 건물주가 입점을 요청하는 인콜 요청이 끊이지 않고 있다는 설명이다.
말레이시아 현지 파트너인 마이뉴스 홀딩스에 따르면 최근 3개월 간 새로 문을 연 CU 매장 중 80% 이상이 인콜 방식을 통해 진행됐다.
국내 편의점의 프로세스와 동일하게 점포, 물류, 가맹본부를 하나의 시스템으로 연결하는 전용 시스템도 사업성과를 높이는데 한 몫 했다.
말레이시아의 경우 진출 초기부터 이 시스템을 적용했고, 몽골에는 오는 9월부터 도입될 예정이다.
해당 시스템이 적용되면 현지 CU 점포와 물류센터, 가맹본부가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공유해 효율적인 관리와 유기적인 협업이 가능해짐으로써 사업 경쟁력이 더욱 높아질 것이란 설명이다.
CU는 말레이시아 시장의 빠른 성장에 힘입어 올해 새로운 해외 시장 진출에 나설 계획이다.
일각에서는 한류 열풍이 뜨거운 베트남 등 동남아지역 진출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베트남은 경쟁사인 GS25가 2018년 진출 이후 현지 빅3로 올라설 정도로 시장 안착에 성공한 지역이다. 작년 말에는 현지인을 대상으로 한 가맹점도 오픈했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차기 신규 진출 국가에 대해 확정된 것은 없지만 올해 역시 공격적인 해외사업에 나설 계획”이라며 “작년 10월 탄탄한 해외 네트워크를 갖춘 포스코인터내셔널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새로운 해외 진출국과 신규 파트너를 모색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