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리장성 넘자"…GC녹십자·대웅제약·한미약품, 중국시장 공략 본격화
입력 2022.04.20 06:00
수정 2022.04.19 16:12
HK이노엔·대웅제약 등 中 위식도 시장서 맞붙어
북경한미약품 '아모잘탄' 시판허가 받아 10월부터 판매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이 그동안 축적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세계 2위 의약품시장인 중국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30호 국산 신약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케이캡'은 최근 중국에서 최종 품목허가를 받았다. 국산 신약이 중국 당국의 정식 허가를 받은 것은 케이캡이 처음이다. 케이캡 개발사인 HK이노엔은 3조원 이상으로 추정되는 중국 현지 시장에서 판매 물량에 따라 단계별 기술료와 로열티 수익을 거둘 수 있게 됐다.
2015년 HK이노엔과 9500만 달러에 기술계약을 맺은 중국 파트너사 뤄신은 중국에서 임상을 거쳐 2020년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NMPA)에 품목허가 신청을 냈고, 이번에 미란성 식도염 적응증으로 허가를 받았다. 뤄신은 케이캡의 적응증을 십이지장궤양,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제균 등으로 확대하고 기존 정제 제품에 이어 주사제까지 만들 계획이다.
대웅제약도 중국 위식도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임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대웅제약은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펙수클루'(성분명 펙수프라잔염산염)를 중국 제약사 상해하이니에 3800억원 규모로 기술수출했다. 현재 현지에서 펙스클루의 임상 3상이 진행되고 있다.
케이캡과 펙수클루 모두 칼륨경쟁적위산분비차단제(P-CAB) 계열이다. 기존에 처방되던 프로톤펌프억제제(PPI) 계열의 단점을 개선했다. 약효 발현이 빠르고 식사 여부에 관계없이 복용할 수 있다. 약효 지속 기간이 길어 야간에 분비되는 위산도 억제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한미약품의 중국 현지법인 북경한미약품은 지난달 중국 당국으로부터 아모잘탄 시판허가 승인을 받고 올해 10월부터 판매를 시작한다. 아모잘탄은 한미약품이 2009년 국내 최초로 개발한 복합 개량신약으로, 회사는 아모잘탄 제품군으로만 지난 10년간 누적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중국에서는 고혈압 치료제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중국국가위생건강위원회에 따르면 중국 고혈압 환자는 18세 이상 인구의 32%인 3억8000만명에 달한다. 북경한미약품은 현재 어린이 의약품 중심으로 구축된 제품군을 성인 의약품으로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북경한미약품은 이 외에도 연간 1000억원대 매출을 올리는 '이탄징'과 600억원대 '마미아이'(어린이정장제), '리똥'(변비약) 등 19개 제품을 중국 현지에서 판매하고 있다.
GC녹십자는 중국 희귀병 치료제 시장을 노린다. 회사는 지난해 헌터증후군 치료제 '헌터라제'의 중국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헌터증후군은 남아 10만~15만명 중 1명의 비율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진 희귀질환이다. 중국 헌터증후군 치료제 시장은 국내의 10배 이상으로 추산되는데, 중국에선 기존에 허가받은 헌터증후군 치료제가 없어 시장 선점 효과도 있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좁고 포화 상태인 내수시장과 달리 중국은 규모 자체가 거대한 시장"이라며 "국내에서 한계가 있는 만큼 중국 진출의 문을 꾸준히 두드리는 업체들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