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계 실종된 尹 초대 내각…합당 작업 덜커덩
입력 2022.04.14 02:30
수정 2022.04.14 08:12
尹 2차 내각 인선 명단에 安계 실종
安, 尹과 만찬 취소하며 불만 표출
사실상 공동정부 구성 불가능 평가
합당 협상 재개 시점도 미지수로…인수위 혼란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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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대선 전 야권 후보 단일화를 이루며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 사이에 약속했던 '공동정부 운영', '국민의힘·국민의당 합당' 등이 모두 물거품이 될 위기다. 대부분 윤곽을 드러낸 윤석열 정부 초대 내각 면면에 안철수 위원장 측 인사들의 이름이 실종되면서다.
13일 윤 당선인이 직접 발표한 2차 내각 인선안을 살펴보면 안 위원장이 추천했던 것으로 알려진 인사들이 모두 배제됐다. 1차 인선 이후 '안철수계 배제'가 공론화되며 2차 인선에는 분명 안 위원장의 의중이 반영될 것이란 관측이 힘을 얻었지만 재차 같은 결과가 도출된 것이다.
이날 인선안 결과를 받아든 안 위원장 측은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출했다. 안 위원장은 당초 예정돼 있던 윤 당선인과의 '도시락 만찬' 일정을 취소하고 귀가했으며 인선안에 대한 생각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도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정치권에 따르면 안 위원장은 같은날 오전 윤 당선인과 만나 1시간 가량 현안 관련 회의를 가졌는데, 이 자리에서 인선과 관련된 특별한 이야기는 오가지 않았다고 한다. 이후 안 위원장은 윤 당선인 측으로부터 아무런 사전 고지도 받지 못한 채 자신이 추천한 4명 가량의 인사가 모두 배제된 인선 결과를 받아들게 됐고, 이러한 과정에서 불편한 감정이 극대화됐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 국민의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인선 명단을 사전에 안 위원장에게 알리지도 않았다. 안 위원장조차 언론보도와 윤 당선인의 기자회견을 통해 명단을 인지한 것"이라며 "이 정도면 '안철수 패싱'이라는 표현을 써도 과하지 않은 것 아닌가"라고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인수위 안팎에선 고용노동부와 농림축산식품부 및 대통령실 추가 인선을 제외하면 주요 내각 구성이 모두 완료된 만큼, 사실상 안 위원장 측이 원했던 수준의 공동정부 구성은 불가능해졌다는 시선이 제기된다.
실무 협상이 거의 마무리됐음에도 인수위 내 잡음으로 인해 최종 단계에서 보류된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의 합당 절차가 언제 재개될지도 미지수가 됐다는 평가다.
한 국민의힘 핵심관계자는 "지난 11일 합당 선언을 하기로 예정된 상황에서 무언가 이상기류를 느낀 것으로 보이는 국민의당 측이 내부 행정 절차를 이유로 갑작스럽게 연기를 통보해 왔다"며 "내각 구성이라는 더 큰 판에서 이해관계가 충돌했는데, 합당이 순조롭게 이뤄질 지에 대해 회의적"이라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자칫 이번 갈등이 심화될 경우, 인수위 운영은 물론 윤 정부 출범 초기 상당한 혼란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이렇게 이른 시간에 안 위원장과 멀어진다면 그간 줄곧 외연확장과 국민통합을 외쳤던 윤 당선인의 행보를 향해 국민들의 의구심이 커질 수 있다"며 "윤 당선인의 정치력이 사실상 시험대에 오른 것으로 볼 수 있다. 지금의 상황을 어떤 방식으로 순조롭게 풀어가느냐가 중요할 것"이라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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