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너 격돌설’ 크로캅…MMA 파이팅 보여줄까?
입력 2008.05.04 2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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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 스트라이커 대결, 성사시 엄청난 관심몰이 기대
정규리그 시스템으로 치러지는 프로야구나 프로농구의 묘미 중 하나는 오프시즌 동안의 각종 팀 정비에 있다. 트레이드나 드래프트는 자칫 비시즌 동안 떨어지기 쉬운 팬들의 애정과 관심을 유지시켜주는 효과를 발휘, 이는 경기와는 또 다른 흥미요소가 됐다.
격투기 역시 이와 비슷한 부분이 있다.
프로 구기종목처럼 일괄적으로 정해진 시즌이 없고, 개인스포츠라는 특성상 여러 부분에서 차이가 있지만, 많은 단체에서 경기장 밖의 다양한 이슈를 통해 경기 외적인 흥미요소를 만들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루머’는 가장 대표적인 경기 외적인 흥미요소로 꼽을 수 있다.
이는 ´어떤 선수가 OO대회에 참가할 것이다´는 것부터 선수들 간의 개인적인 감정대립, 인기파이터들의 격돌설 등 다양하게 표출되며 이후 열릴 경기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최근에도 ‘메가톤급’ 루머들이 수면위로 떠오르며 격투 팬들을 흥분시키고 있다. 그 중 ´불꽃하이킥´ 미르코 크로캅(34·크로아티아)과 ´하이퍼 배틀 사이보그´ 제롬 르 밴너(36·프랑스)의 맞대결 루머는 팬들의 이목을 끌어당기고 있다.
대표적인 ´무관의 제왕´…하지만 인기는 최고
미르코 크로캅(왼쪽)과 제롬 르 밴너.
미르코 크로캅과 제롬 르 밴너는 높은 인기와 지명도에 비해 챔피언과는 거리가 멀었다. 메이저단체 타이틀 획득의 일면에는 실력 외적인 대진운, 당일 컨디션 등 ‘행운’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들에게는 그러한 부분이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크로캅과 밴너에게는 항상 중요한 순간마다 난적이 최후의 장애물로 버티고 있었으며, 한창 상승세를 탈 때는 부상이나 불의의 일격으로 어처구니없이 낙마하기 일쑤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격투팬들에게 가장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대표적인 파이터들이다. 단순히 인기로만 따지면 챔피언 그 이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란한 사이드스텝을 바탕으로 한 아웃파이팅과 일격필살의 하이킥으로 유명한 크로캅은 인기파이터를 뛰어넘어 세계 MMA시장의 간판아이콘으로 군림하고 있다.
미국 철장무대인 UFC에서의 부적응으로 현재는 입지가 다소 좁아진 것이 사실이지만, 프라이드 시절 보여준 다이나믹한 파이팅은 많은 팬들에게 ´최고중의 최고´로 회자되고 있다. 따라서 그의 일거수일투족은 아직도 각종 매체에서 중요하게 다루고 있다.
특히 일본 현지 및 국내에서의 그의 인기는 아직도 뜨겁다. 아무리 무명 선수와 싸우더라도 그가 출전하는 경기는 해당 대회의 메인이벤트를 능가하는 관심이 쏟아졌다.
크로캅이 종합무대에서 가장 많은 팬층을 자랑한다면, 밴너는 입식무대인 K-1에서 최고의 인기를 뽐내는 파이터다.
상대가 누구든 가리지 않고 정면으로 돌격하는 특유의 ´불파이팅´은 이기는 경기 대신 화끈한 경기를 만들었다. 때문에 그는 데뷔 때부터 지금까지 흥행전선의 가장 강력한 중심축을 지켜오고 있다.
그랑프리에서 한 번도 우승하지 못한 배경에는 지나칠 정도의 우직한 파이팅 패턴이 영향을 끼쳤다는 의견도 있지만, 바로 그런 스타일 때문에 지금까지도 밴너가 팬들에게 큰 사랑받고 있는 것이다.
쉽게 점치기 힘든 승부, 그래서 더욱 흥미로운 승부
만약 밴너전이 성사된다면 크로캅은 자신이 MMA 파이터라는 점을 증명해야 할 필요가 있다.
크로캅 측에서는 적극적으로 대결을 원하고 있지만 밴너측에서는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두 선수의 맞대결은 그 자체로서 엄청난 화제를 불러일으키기 충분한 만큼, 절충점을 찾기 위한 많은 이들의 노력이 예상되고 있다.
일단 크로캅-밴너가 성사만 된다면 격투기 매치업 가운데 상당히 재미있는 한판으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타격가 대 타격가’ 승부는 격투기에 관심이 없는 팬들까지도 끌어 모을 만큼의 이른바 ´그림이 나오는 승부´를 기대할 수 있다.
‘타격가 대 타격가’ 대결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밴너가 다소 유리할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크로캅이 종합무대에서 최고의 스트라이커로 명성을 떨쳐왔지만, K-1 무대를 떠나 종합무대에 젖은 크로캅이 K-1 무대 위주로 활약해온 밴너를 타격에서 제압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또한 크로캅의 공격옵션은 대부분이 타격위주이기 때문에 종합전적이 짧은 밴너가 받게 될 상대적인 부담도 덜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MMA무대에서 크로캅이 주도적으로 그라운드 파이팅하는 장면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오픈 핑거글러브의 착용으로 핸드스피드에서 더욱 날개를 달게 된 밴너에게 접근전을 허용한다면, 최고 스트라이커라는 이름값에 어울리지 않게 타격전에서 참담한 패배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변수는 많다.
일단 둘의 승부가 MMA룰로 펼쳐진다는 점을 간과할 수 없다. 단순히 타격가들의 대결, 종합과 입식의 타격레벨차이, 공격형 그라운드를 갖추지 못한 크로캅의 스타일 등 기본적인 요소들 외에 여러 가지 예상치 못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는 것.
크로캅의 그라운드 공격기술이 높지 않은 수준이라고는 하지만, 어디까지나 같은 종합선수들 사이에서 통용되는 얘기다.
굳이 우열을 가리자면 크로캅이 우위에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라운드 승부에 들어서면 크로캅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타격전 양상으로 흐른다고 해도 입식대결이 아닌 이상 누구든 불리한 상황에서는 클린치나 테이크다운 시도를 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과정에서 크로캅이 그림 같은 서브미션을 성공시킬 가능성은 높지 않다. 하지만 탑 포지션에서의 파운딩이나 유리한 포지션 선점 등으로 그라운드에서 한 수 위의 경기력을 보일 수 있다.
위기대처능력도 경험 많은 크로캅 쪽으로 무게가 쏠린다. 단순타격전이라면 몰라도 전체적인 공방전에서는 크로캅이 상대적으로 공격옵션이 더 많은 것이다.
과거에 비해 무뎌졌다고는 하지만 옥타곤이 아닌 링인 이상 크로캅이 예전의 화려한 스텝을 되살릴 수 있다면 꼭 타격전에서 일방적인 열세에 놓였다고도 할 수 없다.
과연 격투시장을 뜨겁게 흥분시킬 세기의 매치업은 이뤄질 수 있을지, 두 전설이 격돌할지도 모른다는 루머만으로도 격투 팬들의 가슴은 끓어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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