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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우병 괴담에 공포감 만연 광화문에 1만명 운집


입력 2008.05.03 0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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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중고생부터 50,60대 중장년까지…탄핵 구호 외치며 촛불집회

다음 카페 ´이명박 탄핵을 위한 범국민운동본부´ 소속 1만여명의 회원들이 2일 저녁 청계천 광장에 모여 촛불문화제를 열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이명박은 미친소!” “미친소는 청와대로!” “너나 먹어 미친소!” “이명박은 물러가라, 탄핵!”

2일 어둠이 깔린 서울 광화문 청계광장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반대하는 촛불이 밝혀졌고 취임한지 6개월도 안지난 신임 대통령에 대해 탄핵을 운운하는 섬뜩한 구호가 난무했다.

이날 오후 7시부터 밤 10시까지 ‘이명박 탄핵을 위한 범국민운동본부’(이하 운동본부) 주최로 ‘광우병 수입 반대 촛불 문화제’가 열렸다.

태평로 파이낸스 센터 앞 광장, 청계광장, 프레스 센터 앞 등 3곳에서 진행된 이날 촛불 문화제에는 1만명(경찰추산)이 모여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와 이에 따른 광우병에 대한 공포와 두려움 등을 표출했다.

10대 중, 고고생부터 5~60대 이상의 중장년까지 다양한 연령의 시민들이 문화제에 참가했다. 특히 유명 연예인들의 ‘쇠고기 수입 비판’ 발언과 맞물려 인기 아이돌 팬클럽 등이 나서 집회 참여를 독려, 10대와 20대 등 젊은 층의 참여가 두드러졌다.

오후 5시경부터 모여든 시민들은 오후 7시 30분, 퇴근길 직장인들이 촛불 문화제에 합류하면서 인원이 점점 불어났다. 파이낸스 센터 앞 광장과 청계광장에 모여있던 인파는 모전교 앞까지 가득 메웠다. 경찰은 35개 중대 3000여명의 병력을 청계광장 일대에 배치해 만약의 사태에 대비했다.

이날 현장에서는 ‘미친 소! 너나 처먹어라!’ ‘성공한 거짓말 부도덕한 부패정권’ ‘뇌송송 구멍탁’ ‘민족반역자 처벌 연대’ ‘애국 한양’ 등의 문구와 패러디가 인쇄된 피켓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온라인카페 ‘미친소닷넷’ 소속의 학생들은 얼굴에 표정없는 백색 가면을 쓰고 나와 ‘광우병에 걸린 쇠고기를 먹어 좀비처럼 얼굴을 변한’ 모습을 표현하기도 했다.

‘광야에서’ ‘아침이슬’ ‘애국가’ 등과 함께 안티 이명박, 안티 조중동의 내용을 담은 노래가 울려퍼졌다. 예상보다 많은 인원이 운집하면서 집행부측은 중앙집중식 진행이 아니라 즉흥적인 자유발언으로 시민들의 목소리를 전달하는데 주력했다.

“광우병 쇠고기 수입에 대한 불만을 언론이 제대로 전달해 주지 않는다”는 비난도 터져나왔다. 특히 “보수언론이 사실을 제대로 전달하지 않고 있다”는 비판과 함께 조선일보, 동아일보를 향한 야유와 “동아일보 쓰레기” “조선일보 매국노” “불꺼라” 등의 비난이 연호됐다.

“우리가 주인이니까 우리가 행동해야 한다” “오늘 집회는 생명권을 달라는 저항” “이명박 정부는 서민을 말살하는 정책을 펴고 있다. 이 자리에서 서민의 한을 풀자” “12월 19일 우리는 잘못된 선택을 했다” “궁극적으로 이명박 정권의 재신임을 물어야 한다” 등 거센 분노의 소리가 연이어 나왔다.

이날 촛불 문화제에 참석한 많은 시민들은 “MBC ‘PD수첩’을 보고 광우병의 위험성을 알게 돼 참가했다”고 입을 모았다. “일본도 안 먹는 소를 우리가 먹는다” “학교 급식에 대량으로 들어갈 것” “한미FTA는 철회해야 한다” “국민 건강권이 달린 문제인데 대통령은 너무 가볍게 생각한다” 등 강경한 입장이 대부분이었다.

친구 2명과 촛불집회에 참여한 이화외고 안예슬양(17)은 “지금 이 세대에서 저질러진 잘못을 다음세대 피해 보게 해선 안되지 않느냐”면서 “탄핵까진 모르겠지만 광우병의 위험성을 알리는 집회라고 해서 참가하게 됐다. 어린 우리도 아는데 국민들이 바라는 것을 국가도 수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건희씨(43)는 “이게 제대로 된 정부냐”며 “난 대선때 이명박 대통령을 찍지도 않았지만 탄핵해야 한다. 한미 FTA가 뒷거래식으로 진행되는 걸 알고 있는데 지금 (대통령은) 말하는 자세부터 틀렸다”며 “대운하, 의료보험 민영화 등 이명박 정부의 정책 기조가 다 잘못됐다. 10년 전에 미국가서 미친소 먹고 와서 뇌에 구멍이 뜷린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성토했다.

연미림씨(31, 여)는 “아니 땐 굴뚝에 연기날리 없는데 정부는 안전성을 검증하지도 않고 수입 자체를 반대하는 것인양 호도하고 있다”며 “우리는 미국산이기 때문에 반대하는 것이다. 제한적 허용이나 그런 것들은 차후의 문제고 우선은 한우 농가를 지키고 미국산쇠고기 수입, 나아가 한미FTA 협상을 원천 무효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씨는 “청소년들은 정의롭기 때문에 부당함 것을 말하고자 나온 것이지 정략적 의도에 이용당하는 것이 아니다”면서 “전 정권이 했으니 해야 한다는 논리는 통하지 않는다. 전국민의 염원이 탄핵이면 이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자유발언에 참가한 시민들도 성토의 목소리를 높였다.

고려대 4학년 재학생이라고 밝힌 한 대학생은 “이명박 대통령이 고려대 선배라는 게 너무 부끄럽다”며 “대통령에게 고마운 점이 하나 있다. 이번 일을 계기로 나라걱정하게 해 준 것”이라고 말했다.

성균관대 조교로 일하고 있다는 한 여성 참가자는 울먹이는 목소리로 “등록금이 비싸서 대학원 진학을 포기하고 조교가 됐다”면서 “나같은 서민의 자식에게도 교육의 기회를 달라. 젊은 사람들이 깨어나야 한다”고 목청을 돋웠다.

이명박 안티 카페 운영자인 ‘짱가 아줌마’라는 시민은 “12월 19일 이명박 탄핵 카페를 만들고 국민의 성원을 이끌어 내기 위해 칼바람을 맞으며 지금까지 싸웠다”며 “미쳐가는 나라를 볼 수 없어서 투쟁하러 나왔으니 나 잡아가라. 개XX들 있는 청와대가 듣도록 함성을 지르자”고 말했다.

이날 집회에는 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과 진보신당 노회찬 전 의원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연한 갈색 두루마기 차림으로 나타난 강 의원은 “정말 마음이 든든하다. 울어야 될 일인데 자발적으로 모인 국민들의 민심을 직접 보니 가슴이 뭉클하고 정말 기쁘다”며 “지금까지 2년동안 몸부림쳤지만 국회 내에서 협조가 안됐다. 국민들이 직접 자신의 건강을 챙기기 위해 나왔는데 우리들은 한 것이 없어 부끄러운 생각이 든다”고 자신의 심경을 전했다.

시위대 한 가운데서 촛불을 들고 있던 노회찬 전 의원도 “국민이 일어서고 있다. 국회가 잘못하고 대통령이 잘못하니까 국민이 바로 들고 일어났다”면서 “이명박 대통령은 민심을 제대로 알아야 하며 (민심읽기를) 빨리 할수록 신상에 이로울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3일 오후에도 ‘정책반대시위연대’ 주최로 ‘광우병 쇠고기 수입과 건강보험 민영화 저지를 위한 대국민 촛불행사’와 시민문화제가 서울을 비롯해 부산, 대구, 인천, 광주, 춘천 등 전국 각지에서 열릴 예정이다. 또 ‘이명박 탄핵을 위한 범국민운동본부’는 매주 토요일마다 집회를 열겠다고 밝혀 향후 적지 않은 파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포토]흔들리는 촛불들...



☞ [포토]가면들이 촛불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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