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의회조사국 "北미사일, 사드 등 미사일방어 무력화 꾀해"
입력 2022.04.12 11:45
수정 2022.04.12 11:47
"北 ICBM, 美 본토 타격능력 향상"
북한이 한국·미국의 역내 미사일방어망을 무력화하기 위해 단거리·중거리 탄도미사일을 개발하고 있다는 미 의회조사국 보고서가 발표됐다.
미국 의회조사국(CRS)은 지난 8일(현지시각) 갱신한 '북한 핵무기와 미사일 프로그램' 보고서에서 북한이 개발 중인 단거리·중거리 탄도미사일이 △패트리엇 △이지스함 탄도미사일 방어(BMD)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등으로 구성되는 "한미 미사일 방어망의 효율성을 약화 또는 무력화하려는 노력"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단거리 탄도미사일인 KN-25의 경우 "한국의 모든 목표물을 타격할 수 있다"며 지난 2019년·2020년 시험발사를 통해 20초 간격의 연속발사 능력까지 확보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KN-25를 포함한 각종 미사일을 섞어 쏠 경우 현실적으로 요격이 어렵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무엇보다 북한이 풀업(pull-up) 등 미사일 변칙기동 기술을 거듭 시험하고 있는 데다 연속 발사 능력까지 과시하고 있어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보고서는 북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관련해선 지난 2017년과 올해 초 실시한 일련의 시험발사를 통해 미국 본토 타격 능력을 향상시켰다고 평가했다.
북한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에 대해선 "사드 레이더 시야 밖의 바다에서 공격을 시작해 지상 기반 사드에 대응하려는 노력을 시사한다"면서도 "이지스 시스템이 여전히 (SLBM을) 추적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북측이 한미 탐지자산을 무력화하기 위해 SLBM을 개발하고 있지만 현시점에선 대응 여력이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보고서는 북한이 운용 중인 이동식발사대(TEL)와 관련해선 "신뢰도·효능·정확성·비행 중 기동성이 함께 작용해 제한된 물량의 무기·발사대·탄두 영향을 극대화한다"며 생존능력이 향상됐다고 밝혔다.
다만 보고서는 북한 ICBM 체계의 '신뢰도'에 대해선 의구심을 표했다. 추가 시험발사를 하지 않고선 설계대로 ICBM이 작동할지 북한 당국조차 평가하기 어려울 거란 지적이다.
한미 군 당국에 따르면, 북한은 △2월 27일 △3월 5일 각각 신형 ICBM과 관련한 시험발사를 진행했다. 지난달 16일 쏘아 올린 신형 ICBM은 이륙 직후 공중폭발했다. 이후 북측은 8일 만에 다시 ICBM을 발사해 성공을 자축했지만, 구형을 신형으로 둔갑시켰다는 게 우리 군 당국의 판단이다.
성 김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는 지난 6일(현지시각) 전화브리핑에서 북한이 올해 감행한 13번의 미사일 시험발사에 '적어도 3번의 ICBM이 포함되어 있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