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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의 책] 래퍼 하루키드, ‘우스운 사랑들’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입력 2022.04.13 08:20
수정 2022.04.13 08:20

"모순을 잔뜩 끌어안고 사는 우리들의 우스운 사랑"

2019년 기준, 성인의 1년 독서량은 6권밖에 되지 않습니다. 2달에 겨우 1권을 읽는 셈입니다. 이에 스타들이 직접 북큐레이터가 되어 책을 추천하고, 대중의 독서 욕구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매개체로 나섭니다. 큐레이션 서점을 보면, 보통 책방지기의 취향이 드러나기 마련입니다. 마찬가지로 ‘스타의 책’ 코너를 통해 스타들의 큐레이션 속에 묻어나는 취향과 관심사를 찾아보는 재미도 함께 느끼길 바랍니다. <편집자주>


ⓒSEL, 민음사

◆오늘의 큐레이터 래퍼 하루키드(Haru Kid)


하루키드는 일상적인 주제를 키치한 아이디어로 풀어내는 래퍼다. 랩과 노래 그 사이 어디쯤에서 듣기 편한 리듬을 만들어낸다. ‘제2외국어’ ‘적절함이 필요해’ ‘3, 2, 1’ ‘민트컨디션’ 등의 곡을 통해 웃음을 짓게 만드는 재미있는 가사와 편한 그루브를 선보였으며, 2021년 정규앨범 ‘Mart Invader’를 발표했다.


◆오늘의 책 ‘우스운 사랑들’ | 밀란 쿤데라 | 민음사


◆‘우스운 사랑들’은


최고의 현대 소설가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체코 출신 작가 밀란 쿤데라의 유일한 단편집이다. 프랑스에서 1968년 출간된 초기 작품으로, 정식 등단 전 처음으로 썼던 산문들의 모음이다. 초기 작품다운 거침, 생생한 재치와 유머, 과감함이 잘 드러나 있으며 쿤데라 문학의 근간을 이루는 책으로 평가되고 있다.


수록된 일곱 작품은 완전히 독립적인 이야기라기보다는 진지함과 가벼움이 교묘히 섞여 접점을 이루고 있다. 극한 상황이나 함정에 빠짐으로써 몰랐던, 드러나지 않았던 또 다른 자아를 발견하게 되는 과정, 그 속에 놓인 ‘사랑들’을 통해 등장인물들은 과연 ‘삶’이란 무엇인지, 무엇이기에 이토록 우스운 것인지, 이 유머는 왜 나와 사회를 이토록 괴리하는 것인지에 대한 모순에 직면하게 된다. 이런 모순에 대한 비판이야말로 쿤데라 문학의 줄기다.


◆왜 ‘우스운 사랑들’을 추천하냐면


“소설 속 인물들이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이 재미있어서 밀란 쿤데라의 책을 즐겨 읽습니다.좋은 소설의 마지막 문장을 읽고, 소름이 돋는 그 때의 느낌을 좋아하는데 단편집에서는 그런 경험을 책 한 권으로 여러 번 할 수 있어서 더할 나위 없죠. ‘우스운 사랑들’은 밀란 쿤데라의 유일한 단편집입니다. 그래서 더 애착이 가고 특별하게 느껴지고요. 문장들이 너무 재미있어서 깔깔거리면서 읽는 와중에도, 중간 중간 읽기를 멈추고 생각하게 만드는 책이에요. 인물들의 생각을 따라가다 보면 ‘내가 하던 고민들이 나만의 문제가 아니고 인간이기에 너무나도 당연한 것들일 수도 있겠구나’라고 느끼게 되고, 마음이 편해지는 듯합니다. 직접적으로 위로해주는 문장은 없지만, 읽는 내내 위로가 되는 ‘쿨’한 책입니다.”


◆오늘의 밑줄


사랑하는 이의 존재가 주는 기쁨도, 그것을 온전히 느끼기 위해서는 혼자가 되어야 한다. (p.110)


“계절이 바뀌고 해가 바뀔 때마다 인생은 꽤 외롭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 문장은 ‘인생은 원래 그런 거야’라는 느낌이라서 좋아합니다. 마치 멋진 형과 대화하는 듯한 기분이거든요.”


◆하루키드의 한줄 평


“모순을 잔뜩 끌어안고 사는 우리들의 우스운 사랑”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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