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미국행…전기차‧UAM 투자 구체화되나
입력 2022.04.11 10:26
수정 2022.04.11 11:03
GV70 전동화 모델 생산 대비 투자발표 가능성
UAM 법인 슈퍼널 R&D 시설 투자도 가시권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올 들어 세 번째 미국 출장길에 나섰다. 미국 현지 전기차 생산 관련 의사결정이 시급한 상황이라 이번에 투자 결정이 구체화될지 관심을 모은다. 현대차그룹의 미국 내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독립 법인 ‘슈퍼널(Supernal)’ 관련 투자계획도 관심 사안이다.
11일 재계에 따르면 정 회장은 이날 그룹 임원들과 미국행 비행기에 오른다. 13일(현지 시간) 개막하는 ‘뉴욕 오토쇼 2022’ 참관과 함께 현대차그룹의 미국 현지 사업 관련 사안도 챙길 것으로 전해졌다.
뉴욕 오토쇼에서는 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2’에서처럼 정 회장이 직접 나서는 컨퍼런스는 예정돼 있지 않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뉴욕 오토쇼는 참관만 하면서 업계 트랜드를 살피는 일정”이라고 말했다.
정 회장은 지난 2018년 9월 수석부회장에 올라 그룹 경영 전반을 총괄하기 시작하면서부터 CES를 미래사업 전략 발표의 무대로 삼아왔으며, 완성차 부문에 한정된 모터쇼는 참관 목적으로만 방문해 왔다.
이번 미국 방문에서도 뉴욕 오토쇼보다는 그룹 차원의 미국 사업 전략에 관심이 쏠린다.
특히 전기차의 미국 현지생산 관련 투자결정이 이뤄질지 관심이다. 미국은 조 바이든 정부 출범 이후 ‘바이 아메리칸’ 정책의 일환으로 정부기관의 공용차량을 미국산 부품 50% 이상 현지생산 전기차로 교체하는 등 자국내 생산 제품에 대한 우대정책을 펴고 있다.
여기에 시시각각 변화하는 전기차 시장 트랜드에 대응하려면 한국에서 생산해 미국 시장에 내놓기까지 한 달 이상 걸리는 기존 수출 시스템으로는 한계가 있어 현지 생산체제 구축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지생산이 아닌 수출제품은 생산에서 판매까지 시차와 재고관리 등의 문제로 수요 적기 대응이나 트림‧옵션 다양화가 힘들다.
현대차는 그동안 전기차의 미국 현지생산을 검토해 왔으나 국내 노동조합과의 협의 문제로 의사 결정이 지체돼 왔다. 최근에는 제네시스 GV70 전동화 모델을 올 연말부터 미국 앨라배마 공장에서 생산하는 방안이 검토된 것으로 알려졌다.
연말부터 새 제품을 생산하려면 현 시점부터 생산라인 개조 등을 위한 투자 결정이 이뤄져야 한다. 현지에서의 배터리 조달계획도 마련될 필요가 있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5월 미국에 전기차 현지 생산 및 기존 생산설비 확충을 위해 2025년까지 74억달러(약 9조원)를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대규모 투자는 진행되지 않은 상황이라 정 회장의 이번 미국 방문을 통해 투자 내용이 구체화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현대차그룹의 미국 내 UAM 사업 관련 투자 발표 가능성도 관심이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2020년 미국 내 UAM 사업 관련 독립 법인을 설립하고 전기 수직 이착륙장치(eVTOL, electric Vertical Take-off and Landing)의 연구개발을 진행해왔으며, 지난해 11월에는 독립 법인의 이름을 ‘슈퍼널’로 확정했다.
당시 현대차그룹은 올해 중으로 캘리포니아에 연구시설 개설 등 사업 영역을 확장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었다.
최근 슈퍼널이 eVTOL(전기식 수직 이착륙 항공기) 개발을 위해 캘리포니아주 얼바인에 연구시설을 임대하고 300여명 규모의 연구개발(R&D) 인력 채용에 나서며 현대차그룹의 미국 내 UAM 사업도 본격화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슈퍼널을 통해 2028년 도심 운영에 최적화된 완전 전동화 UAM 모델 개발을 완료하고 2030년대에는 인접한 도시를 연결하는 지역 항공 모빌리티(RAM, Regional Air Mobility) 기체를 선보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