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오세훈 대 송영길' 경기 '유승민 대 김동연'…빅매치 성사될까
입력 2022.04.03 00:25
수정 2022.04.02 22:26
지선 승부처 서울·경기 거물급 속속 출마
서울시장 수성 오세훈, 당내 입지 확고
후보 기근 민주당, 송영길 '독배 들겠다'
당 내에선 고심도 "후보군 더 늘려야"
6.1 지방선거 도전자들이 속속 출마를 공식화하며 선거 분위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특히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은 전체 선거 판도를 좌우하는 것은 물론이고, 여야 간 승패를 가리는 승부처라는 점에서 한 치의 물러섬 없는 공방전이 예상된다. 이미 여야 거물급 인사들이 움직이며 미니 대선급 빅매치가 벌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먼저 서울시장에서는 오세훈 현 서울시장의 재도전이 확정적이다. 지난해 재보선에서 당선된 지 불과 1년밖에 지나지 않았기 때문에 기회를 줘야 한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오 시장은 오는 4일 시작하는 국민의힘 광역단체장 후보 공천 접수를 마친 뒤 남은 임기 동안 성과를 점검하고 공약을 가다듬는 작업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시정을 주도하기 위해서는 민주당이 압도적으로 장악하고 있는 서울시 의회를 바꿔야 한다는 명분을 내세우기에도 오 시장이 적합한 후보라는 분석이다. 현재 국민의힘 내에서도 특별한 도전자는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민주당에서는 송영길 전 대표가 출마를 예고한 상태다. 서울시 송파구 거여동으로 주소를 옮긴 송 전 대표는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헌신하겠다"며 독배를 들었다. 민주당 관계자는 "지난해 재보선부터 올해 대선까지 서울에서의 연패 사슬을 끊고 분위기를 전환하기 위해서는 거물급의 선당후사가 필요하다"고 했다.
하지만 당내에서는 고심도 적지 않다. 서울에 연고가 없는 송 전 대표만으로는 쉽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대선 패배 책임론도 부담이다. 민주당 소속 서울지역 의원들이 긴급회동을 갖고 송 전 대표 추대론에 집단반발 움직임을 보인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한 참석자는 "송 전 대표만 한정할 게 아니라 후보군을 더 넓혀 확장을 하자는 취지"라고 했다.
이를 감안한 듯 송 전 대표는 "추대나 전략공천은 제 머릿속에 없다"며 경선을 받아들이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날은 과거 서울과의 인연을 회고하며 "인천의 비류백제와 송파 한성백제의 연결을 상상해본다"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송 전 대표의 경쟁자로 이낙연 전 대표,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 정세균 전 총리 등이 거론되나, 현재 민주당 내에서는 출마를 공식화 한 이는 김진애 전 의원이 유일하며 박주민 의원 정도가 저울질 중이다.
경기도지사, 여야 모두 내부 경쟁 치열
정치인생 걸고 출사표 던진 유승민
'이재명 의중?' 김동연 출마로 후끈
또 다른 승부처로 여겨지는 경기도에서는 서울시장과 반대로 국민의힘이 도전자의 입장이다. 지난 대선 당시 이재명 후보가 윤석열 당선인을 47만여 표 앞섰던 곳으로 여전히 민주당세가 강한 지역으로 꼽힌다. 무엇보다 이재명 상임고문을 배출한 상징적인 지역이라는 점에서 민주당으로서는 반드시 수성해야 할 지역으로 보고 있다.
민주당에서는 지난 대선에서 이 고문과 '정치교체 연대'를 선언한 김동연 새로운물결 대표가 경기도지사 출사표를 던지며 관심을 모았다. 김 대표는 민주당과 합당 후 경선을 치르겠다는 방침이다. 이재명계 정성호·김병욱 의원이 김 대표의 출마선언에 배석하며 힘을 실어줬다. 직접적인 언급은 피했지만 당 안팎에서는 이 고문이 암묵적으로 김 대표를 지원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하지만 당내 경선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5선의 안민석 의원, 4선의 조정식 의원, 수원시장 3선의 염태영 전 시장 등 경쟁자들이 내로라하는 지역의 안방마님들이기 때문이다. 당내 기반이 약한 김 대표로서는 변경이 없다면 '권리당원 50%, 일반국민 50%'라는 민주당 경선룰에 발목을 잡힐 공산이 크다.
국민의힘에서는 유승민 전 의원이 출마를 선언하며 판을 키웠다. 대선 이후 정계 은퇴를 고려했으나, 경기도 탈환을 위해 거물급 인사가 나서야 한다는 당 안팎의 요구를 수용해 정치인생 마지막 명운을 걸었다. 경기도 광역의원 후보에 출마한 국민의힘의 한 관계자는 "도지사뿐만 아니라 광역의원, 기초자치단체 선거를 위해서는 전국적인 인지도를 갖춘 후보가 필요하다"고 했다.
다만 당내에서는 유 전 의원이 경기도와 인연이 없다는 점에서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경쟁자인 심재철 전 국회부의장은 "대선에 도전했다고 경위, 과정, 결과와 무관하게 거물이라고 할 수 있느냐"고 날을 세웠다. 심 전 부의장 외에 재선의 함진규 전 의원도 도전장을 냈으며 강용석 전 의원도 국민의힘 복당 후 출마를 예고한 상태여서 경쟁이 치열하다. 일각에서는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을 차출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