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체르노빌 원전서 철수…우크라,통제권 넘겨받아
입력 2022.04.02 04:00
수정 2022.04.01 20:18
1일, 우크라 측 '체르노빌 원전 보호 및 이전 합의서' 공개
지난달 31일, 러시아 군 원전서 철수…벨라루스 국경 쪽 이동
'러시아 군, 방사성 물질 피폭돼 퇴각' 주장 제기되기도
체르노빌 원자력발전소를 점령했던 러시아군이 원전에서 철수한 가운데, 우크라이나 측은 러시아군으로부터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의 통제권을 넘겨 받았다고 전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국영 원전 운영기업인 에네르고아톰은 1일(현지시간) SNS를 통해 러시아 국가방위군 대표와 러시아 국영원자력 기업인 로사톰 대표가 서명한 '체르노빌 원전의 보호 및 이전 합의서'를 공개했다.
합의서에는 "시설 관리 주체(에네르고아톰)는 러시아 국가방위군과 관련해 어떤 요구도 하지 않는다"고 명시돼 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도 이날 우크라이나가 러시아군으로부터 체르노빌 원전의 통제권을 이양받았음을 통보했다고 전했다.
체르노빌 원전은 1986년 4월 역사상 최악의 원전 폭발 사고가 발생한 곳이다. 현재 모든 원자로의 가동은 중단됐으나 사용 후 핵연료를 냉각 시설에 보관 중이다.
앞서 우크라이나 체르노빌 원자력발전소를 점령했던 러시아군의 상당수가 철수해 벨라루스 국경 쪽으로 이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에네르고아톰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러시아군이 체르노빌 원전에서 철수했다고 밝혔다.
에네르고아톰은 "체르노빌 원전과 접근제한구역 내 다른 시설을 점거한 침략자들은 2열 종대로 국경 쪽으로 출발했다"고 전했다. 이어 "러시아군은 체르노빌 원전 인근 슬라우티크 마을에서도 철수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일각에서는 러시아군이 일부 병력이 주둔해 있던 체르노빌 원전의 방사성 물질에 피폭돼 퇴각한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된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UNIAN 우크라이나 현지 통신은 지난 31일 방사선에 피폭된 러시아 병사를 태운 버스 7대가 벨라루스의 병원에 도착했다고 전했다.
통신은 체르노빌 접근제한구역 관계자를 인용해 러시아군이 원전 인근 '붉은 숲'에서 참호를 팠다고 전했다. 붉은 숲은 체르노빌 원전을 둘러싼 숲 지대다. 원전 폭발 사고 이후 방사선에 피폭된 소나무들이 붉은색으로 변색하며 고사했다. 이곳 지표의 시간당 방사선량은 세계 평균의 5000 배 이상에 달한다.
로이터 통신 역시 지난 28일 현지 소식통을 인용해 체르노빌 원전을 점령한 러시아군이 방사능 보호장비를 착용하지 않은 채 붉은 숲에서 방사능 먼지를 일으키고 있다고 전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