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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박원순 때는 조용하다가…" 정권 바뀌니 시민단체 시위 늘고 있다

김하나 기자 (hanakim@dailian.co.kr)
입력 2022.03.30 05:28 수정 2022.03.29 22:28

윤석열 정부 출범 앞두고 진보 성향 시민단체 시위·집회 봇물 예고

전문가들 "새 정부에 이익·요구 관철시키고 내부결속 다지기 위해 정권교체기 시위 多"

"문재인·박원순 때 유착됐던 권력과 시민단체…새로운 관계설정 필요"

시민들 피로감 호소 "시민단체 가장 이익집단들, 정치적 목적 및 시민들 일상 볼모로 시위 남발"

24일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린 민주노총 투쟁선포 단위노조 대표자 결의대회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뉴시스 24일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린 민주노총 투쟁선포 단위노조 대표자 결의대회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뉴시스

윤석열 정부 출범을 앞두고 진보 성향 시민단체들의 시위와 집회가 점점 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대통령 집무실이 지금의 청와대에서 용산 국방부 청사로 이전되면 용산이 새로운 시위의 장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권교체기에는 새 정부에 자신들의 이익과 요구를 관철시키고 내부 결속을 다지기 위해 시민단체들의 시위와 집회가 잦다며, 새 정부와 기존의 시민단체들 간 새로운 관계설정이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지난 25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서울 중구 청계광장에서 '민주노총 투쟁선포 단위노조 대표자 결의대회'를 개최하고, 새로 들어설 정부에 차별없는 노동권과 안전한 일자리 쟁취 등 노동정책 반영을 촉구하며 대화에 응하지 않을 경우 5년 동안 맞서 싸우겠다고 선포했다. 민주노총 전국택배노동조합(택배노조)도 "대통령이 용산에 있다면 가까이 갈 용의는 있다"고 경고했다.


이미 서울 통의동 인수위원회 앞에서는 하루가 멀다 하고 각종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는 윤석열 당선인에게 교육정책 기조 수정과 교육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통합 논의 중단을 촉구했고,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는 "인수위에 교육 전문가가 1명도 포함되지 않았다"며 "윤 당선인의 '대학 규제완화' 공약으로 등록금 인상 제한이 풀릴 가능성이 있다"면서 윤 당선인의 교육공약 보완을 요구했다.


전문가들은 정권교체기에는 시위와 집회가 늘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문재인 정부에서도 시민단체의 시위가 적고 조용했다고 볼 수는 없지만, 새 정부의 정책에 자신들의 다양한 이익과 요구를 반영시키기 위해 정권 교체기에 특히 시위가 많다"고 지적하고 "아무래도 진보 정권보다 보수 정권이 집권할 때 노동단체의 시위 수준과 운동 강도가 높아진다"고 분석했다.


이 평론가는 이어 "제도적으로 반영이 안 되니 광장에 나와 시위를 통해 목청을 높이는 것이지만, 지나치게 극한투쟁 일변도로 가는 시민단체들의 경우 지도부가 내부 리더십을 확보하고 결속을 다지기 위해 일부러 외부의 적을 만들어 강성 일변도로 나가는 경향이 있다. 과연 얼마나 실익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고 부연했다.


강신업 정치평론가는 "권력 분립은 입법·행정·사법뿐 아니라 시민단체도 분립돼야 하는데, 시민단체가 지나치게 권력과 유착하면 부작용이 생긴다"며 "문재인 정부와 박원순 전 서울시장은 진보 성향의 시민단체를 달래거나 지나치게 혜택을 주는 등 많은 공을 들여왔지만 이제 상황이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민단체가 바라는 것은 영향력과 경제적 지원인데, 윤석열 정부 및 오세훈 서울시장과 시민단체 간 관계 재설정이 필요하고, 이 과정에서 집회나 시위는 보다 많아질 것"이라며 "특정 시민단체와 권력이 유착되면 시민단체 중에서도 소외되는 단체가 생겨난다. 민주주의에서는 다양한 이해관계가 존재할 수밖에 없는데 이를 해결하는 장은 결국 국회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24일 오후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린 차별없는 노동권! 안전한 일자리 쟁취! 민주노총 투쟁선포 단위노조 대표자 결의대회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뉴시스 24일 오후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린 차별없는 노동권! 안전한 일자리 쟁취! 민주노총 투쟁선포 단위노조 대표자 결의대회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뉴시스

시민들은 벌써부터 집회·시위에 대한 피로감을 호소했다. 광화문 인근에서 근무하는 직장인 박모(30)씨는 "시위가 정말 사회적 약자들이 목소리를 낼 곳이 없어 나오는 것이면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시민단체를 가장한 이익집단들이 정치적 목적을 가지고 시민들의 일상을 볼모로 시도 때도 없이 시위를 많이 할 것 같아 벌써 피로하다"고 말했다.


특히 대통령실 용산 이전으로 새로운 시위 및 집회 장소로 거론되고 있는 용산 주민들의 우려가 컸다. 용산에 거주하는 이모(32)씨는 "시민단체도 시민단체지만 정치인들이 원내에서 정치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를 장외투쟁으로 해결하는 일이 반복되지 않았으면 한다"며 "용산은 조용한 동네인데 대통령 집무실이 용산으로 옮겨지면 온갖 단체들이 모여 시위를 할 것이 뻔해 집에 있을 때나 산책할 때나 고성에 시달릴까봐 걱정된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용산구 주민 정모(36)씨도 "광화문의 경우 집회가 가능한 최소한의 공간이 있는데, 용산은 다 골목이라서 집회를 열 수 있는 공간도 마땅치 않고 아파트 등이 빼곡히 들어서 있는 주거 밀집 지역이다"며 "문재인 정부와 박원순 전 서울시장 때는 조용했던 시민단체들이 뭐하다 정권이 바뀌었다고 이제 시위를 많이 하는 것 같은데, 이것은 기분 탓인가"라고 반문했다.

김하나 기자 (hanakim@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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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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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 처음처럼 2022.03.30  02:52
    진정한 시민 단체들이 있기는 한거냐?? 그동안 권력의 등에 업혀서 배두드리고 살다가, 밥그릇에
    채워질것 없어질것 같으니,, 전노조 하는짓 그대로 할 것이냐?? 그래서 니들은 시민단체가 아니라
    노동조합이었을뿐이다... 니들은 권력의 등에 붙은 빈대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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