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동킥보드 사고 3년 간 2.5배↑…"최고 속도 낮춰야"

공유 서비스 등장 후 운행 수 5배↑

시속 5㎞ 낮추면 정지거리 26%↓

한 시민이 헬멧 착용 없이 전동 킥보드를 타고 있다.ⓒ뉴시스

전동킥보드 사고가 최근 3년 새 두 배 넘게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고 예방을 위해 전동킥보드 등 개인형 이동장치의 최고 속도 하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가 27일 발표한 '전동킥보드 사고 실태 및 최고 속도 하향 필요성'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삼성화재에 접수된 전동킥보드 사고 건수는 총 4502건으로 집계됐다.

약 30%인 삼성화재의 자동차보험 시장 점유율을 적용할 경우 국내에서 약 1만5000여건의 사고가 발생했을 것이란 추정이다. 지난해 삼성화재에 접수된 전동킥보드 사고는 2177건으로 2019년 대비 147.9% 늘었다.

특히 공유 전동킥보드 확산과 함께 관련 교통사고도 지속 증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2018년 9월 올룰로가 킥고잉 공유 서비스를 국내 최초로 개시한 이후 전동킥보드 운행 대수는 매년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코리아스타트업포럼 전동킥보드협의회에 따르면 지난해 3월 기준 13개 회원사의 전동킥보드 운영 대수는 9만1028대로 2019년 말 대비 431.4%나 늘었다.

전동킥보드는 자전거 도로 통행이 가능하지만 국내 자전거도로의 대부분은 자전거·보행자 겸용도로다. 또 전동킥보드의 보도 통행이 빈번히 발생하면서 보행자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2020년 기준 국내 자전거도로 총 연장은 2만4484㎞이며, 이 중 자전거·보행자 겸용도로가 1만8570㎞로 76%를 점유했다. 2021년 5월 한국소비자원이 실시한 주행 안전실태 조사 결과, 전동킥보드 전체 이용자의 69%는 이용이 금지돼 있는 보도에서 주행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전동킥보드의 운행 가능 최고 속도가 시속 25㎞로, 보행 평균 속도인 시속 4~5㎞나 자전거 평균 속도인 시속 15㎞보다 빠른 편이란 점이다. 더구나 공유 전동킥보드의 업체별 최고 속도 관리는 제각각인 실정이다. 경우 시장 점유율이 높은 주요 업체를 조사한 결과, 고정식인 킥고잉과 씽씽은 시속 25㎞, 라임은 시속 22㎞ 지쿠터는 시속 20㎞ 등이었다. 변동식인 빔은 주간 시속 25㎞와 야간 시속 18㎞ 였고, 디어는 시속 15~23㎞였다.

보고서는 개인형 이동장치의 최고 속도를 현행 시속 25㎞에서 20㎞로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처럼 전동킥보드의 최고 속도 하향하면 정지거리가 26% 감소되는 효과가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운행 중 돌발상황이 발생할 경우 이용자는 순간적으로 당황해 반응시간이 더욱 증가하게 되므로 현실에서의 정지거리는 더 증가할 것이란 예상이다.

전제호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책임연구원은 "공유 전동킥보드 이용자는 매년 급증하고 있고, 혼잡한 도로 여건과 상대적으로 빠른 속도 등으로 인해 관련 교통사고 또한 지속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전동킥보드 이용자가 안전하게 운행할 수 있도록 최고 속도 하향은 반드시 필요하며, 공유서비스 업 체는 협의를 통해 우선적으로 업계 일원화된 최고 속도 하향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