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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위·합당' 훈풍 속에 불거지는 '안철수 역할론'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입력 2022.03.25 14:12
수정 2022.03.25 19:00

안철수, 尹정부 '초대 총리' 후보설 지속

국민의힘 내부선 '부정적 시각'도 등장

安 '총리 선긋기' 발언에 차기역할 의문

"정치적 관계, 본인 의사 표현이 중요"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이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 천막 기자실 '프레스다방'에서 기자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인수위사진기자단

안철수 인수위원장이 윤석열 정부에서 어떤 역할을 맡을 지에 의문부호가 붙고 있다. 인수위원회 운영과 국민의힘과 합당 등 긍정적인 기류에도 안 위원장의 내각 입성에 대한 시각이 엇갈리고 있어서다. 정치권에선 안 위원장이 대선 당시 윤석열 당선인과의 단일화에서 내세운 공동정부 구성이란 명분이 아직 유효한 만큼 향후 어떤 입장을 취하는지 여부가 차기 정부 내 역할을 결정할 것으로 보고 있다.


25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석열 정부의 초대 국무총리 후보로 다수 인사가 거론되고 있다. 안철수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위원장도 유력한 후보로 꼽힌다. 안 위원장이 윤 당선인과의 단일화 과정에서 공동정부 수립을 명분으로 내세웠기 때문이다. 또 단일화 회견 당시 안 위원장이 직접 "직접 성과로 보여주는 행정적 업무를 할 만한 기회를 가지지 못했다"고 발언하며 우회적으로 총리직에 관심을 드러냈다는 분석도 등장하고 있다.


안 위원장의 총리 임명설에 대해선 다양한 가능성이 제기된다. 인수위원장 임명에도 의미가 있단 얘기가 나온다. 과거 대통령 인수위원장 자리는 각계 계층의 유명 인사가 맡아 전 정권과의 의견을 조율하는 상징적인 역할을 담당해왔다. 이와 달리 안 위원장이 인수위원장에 올라 '실무' 중심의 인수과정을 이끄는 것 자체가 공동정부 구성의 첫 걸음이라는 시각이다. 안 위원장 추천 인사 8명이 인수위원으로 합류한 것도 긍정적인 시그널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윤 당선인과 국민의힘 일부 인사들은 안 위원장의 추후 역할을 경계하는 모양새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23일 CBS 라디오에 출연해 "안 위원장이 국무총리 생각이 있었다면 인수위원장을 맡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너무 요직을 연속해서 맡는 것 자체가 좀 너무 과도한 욕심을 부린 것으로 비치지 않겠느냐"면서 '안철수 총리설'을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장은 "대선에서의 역할에도 불구하고 당내에서 안철수 위원장을 계속해서 밀어줄 것으로 생각하는 건 오산이다. 그런 정치적 관계는 없다"며 "안 위원장도 행정경험을 쌓고 싶다고 말한 만큼 총리에 관심이 있을 것으로 보는데 윤석열 당선자와 국민의힘 내부 관계자와의 사이를 정치적으로 어떻게 풀어나가느냐가 성공을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에서 안 위원장은 총리설에 대한 즉답을 피하고 있다. 안 위원장은 권 의원의 공개저격 다음 날 출근길에서 "지금 정식으로 (인수위) 일이 돌아간 지 사흘 밖에 안 된다. 제 임무는 제대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며 "제가 다른 어떤 일에 신경 쓸 만한 여력이 전혀 없다"라고 선을 그엇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왼쪽)과 안철수 인수위원장(오른쪽)이 지난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금융감독원 연수원에 마련된 인수위원회에서 열린 첫 전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이에 정치권에선 다른 총리 후보들이 거론되고 있다. 인수위 안팎에선 여소야대 정국인 만큼 더불어민주당과의 협치·외연 확대라는 의미를 지닌 호남이나 민주당 출신의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 김병준 지역균형발전특위원장, 박주선 대통령취임식준비위원장 등이 총리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당내에선 정진석 국회부의장, 주호영 전 원내대표, 김기현 원내대표 등이 물망에 오르기도 했다.


일각에선 안 위원장이 국민의힘과 합당에 나서면서 당내 세력 확장에 집중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전날 안 위원장은 국민의당 대표로 나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합당 관련 회동을 갖고 실무협상단 구성 및 가동에 합의했다. 안 위원장과 이 대표는 서로 합당에 대해 공감대를 확인한 뒤 3인씩 인사를 정해 실무협상단을 구성하기로 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당 내에 자기 세력이 약한 안철수 위원장이 당권에 도전하는 건 힘들 수 있다고 본다"며 "이론적으론 총리를 해야 공동정부에 대한 명분이 서는 셈인데, 안 위원장 본인이 백지신탁이란 불이익까지 감수하고 모험을 선택하느냐를 결정해야 하는 상황에서 지금 당장 현실적으로 내릴 수 있는 선택지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가장 중요한 건 안 위원장의 의중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안 위원장이 인수위 내에서 자신의 역할을 키워 안정적인 정부 운영에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를 받게 된다면 자연스럽게 역할이 결정될 것이란 설명이다. 아직까지 약한 당내 세력을 확보하는 것도 운신의 폭을 결정할 수 있는 수단이 될 수 있단 평가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결국 가장 중요한 건 안철수 위원장 본인의 결단과 선택"이라며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부정적 시각이 나오고 있지만 아직 누구를 뚜렷하게 민다는 얘기가 없는 만큼 안 위원장도 남이 안 시켜 준다고 말하는 것보다 본인이 하고 싶은가 하는 것을 먼저 결정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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