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 손흥민” 3년 만에 만원 관중, 뜨거운 열기 내뿜은 상암벌
입력 2022.03.25 00:01
수정 2022.03.25 07:20
2019년 3월 26일 콜롬비아와 친선 경기 이후 만원 관중 들어차
뜨거운 응원으로 이란 압도, 전반 46분 손흥민 선제골 터지자 열광
서울월드컵경기장에 모처럼 만원 관중이 들어차며 축구의 봄날을 마음껏 만끽했다.
24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한국과 이란의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9차전에는 6만4375명의 만원 관중이 들어찼다.
대표팀이 이미 10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했지만 이란과 조 1위 자리를 놓고 물러설 수 없는 자존심 대결이 예고됐기 때문에 팬들도 경기장을 대거 찾아 힘을 보탰다.
이란전의 열기는 경기 시작 전부터 뜨거웠다. 대한축구협회가 지난 16일 예매 오픈에 나서자마자 23만 명이 넘는 팬들이 접속하면서 약 42분간 서버가 다운되기도 했다.
경기 당일 오전 9시 기준에는 6만 2000여장의 표가 이미 팔려나가 잔여 수량 1000여장이 오후 2시부터 현장 판매를 통해 팬들에게 제공됐다. 하지만 이마저도 킥오프 1시간 30분 여를 앞두고 모두 팔려나갔다.
서울월드컵경기장의 매진 사례는 2019년 3월 26일 콜롬비아와의 친선 경기 이후 3년 만이다.
국내에서 가장 큰 축구전용구장인 서울월드컵경기장이 만석이 된 것은 2001년 개장 이래 지금까지 총 아홉 차례 있었다. 따라서 이번 이란전이 열 번째 만원 관중 경기가 됐다.
또한 이란전은 코로나 사태 이후 국내 프로스포츠 통틀어 최다 관중이 들어온 경기로 기록되게 됐다.
코로나 이후 종전 국내 스포츠 최다 관중은 지난해 11월 고양서 열린 아랍에미리트전이다. 당시 최종예선 첫 유관중 홈경기를 치렀고, 3만152명의 팬이 방문해 뜨거운 열기를 보였는데 대표팀 경기서 또 다시 최다 관중 기록이 깨졌다.
경기장 밖은 그야말로 축제분위기였다. 경기 시작 3시간 전부터 많은 관중들이 경기장 주변을 에워싸며 입장 순서를 기다렸다. 모처럼 노점상 상인들도 구름 관중들을 맞이하며 활력을 되찾았다.
기다림에 지친 관중들은 셀카를 찍거나 대표팀 관련 기념품을 구입하며 모처럼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이후 경기장 출입문이 열리자 관중들이 입장에 나섰고, 금세 경기장을 붉게 물들였다. 오랜 기다림 끝에 경기장을 채운 만원 관중들은 ‘보고 싶었습니다’라는 카드섹션 문구와 함께 선수들을 반갑게 맞이했다.
팬들에게 가장 인기가 많았던 선수는 캡틴 손흥민(토트넘)이었다. 방역 수칙으로 인해 마음껏 소리칠 수 없었지만 그가 공을 잡을 때마다 뜨거운 박수로 화답했다. 문전에서 위협적인 움직임을 보여준 황의조(보르도)와 철벽 수비를 펼친 김민재(페네르바체)에게도 큰 박수가 쏟아졌다.
반면 이란 선수들에게는 야유가 쏟아졌다. 반칙이나 시간 지연 행위에 나올 때마다 어김없이 야유가 보냈다. 특히 이란 선수들은 만원 관중에 위축된 듯 잔실수가 많이 나오는 모습이었다.
만원 관중이 절대적인 응원을 등에 업은 대표팀은 전반 46분 마침내 손흥민이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득점에 성공하며 앞서나갔다. 득점 순간 서울월드컵경기장은 열광의 도가니가 됐다.
후반에도 관중들의 열광적인 응원은 계속 이어졌고, 김영권의 쐐기골까지 터지면서 그야말로 축제 분위기가 됐다.
결국 경기는 한국의 2-0 승리로 막을 내렸다. 이란에 첫 패배를 안긴 한국은 마침내 조 1위로 올라섰다.
2011년 1월 아시안컵 8강전(한국 1-0 승)에서 승리한 뒤 무려 11년 동안 이란을 넘지 못한 한국은 마침내 길고 길었던 악연을 끊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