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보복 으름장?…中관영매체 "한한령, 윤석열에 달려"
입력 2022.03.18 11:25
수정 2022.03.18 11:27
"사드 배치 결정으로
한중 문화적 소통 감소"
한국 드라마가 중국 내에서 잇따라 방송되는 등 '한한령(限韓令·한류 제한령)' 완화 흐름이 감지되는 가운데 중국 관영매체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사드 추가배치 공약을 걸고넘어졌다.
온기가 돌고 있는 양국 문화교류에 윤 당선인 안보 공약이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재현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의 영자매체인 글로벌타임스는 17일 한국 콘텐츠가 지난 몇 개월 동안 중국 영화관 및 스트리밍 플랫폼에 진출했다며 "중국 전문가들은 중한(한중) 문화 교류에 온기가 돌고 있다는 신호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매체는 대통령 선거 기간 동안 사드 추가배치를 주장한 윤석열 당선인을 언급하며 양국 문화교류 온기에 "잠재적으로 방해받을 수 있는 불안정 요인이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2017년 본격화된 한한령이 최근 완화되고 있지만, 윤 당선인의 안보 공약이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으름장을 놓은 셈이다.
실제로 한반도 문제 전문가인 뤼차오 랴오닝성 사회과학원 연구원은 "윤 당선인의 정치적 결단이 양국 문화교류의 낙관적 흐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다음 계획(사드 추가배치)에 매우 신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뤼 연구원은 "정책이 양국 국민 간 문화 소통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한중 양국의 급속한 발전은 1992년 수교 이후 K팝이 중국에 미친 영향처럼 문화에도 반영됐다. 그러나 한국의 첨단 미사일 방어(사드) 시스템 배치 결정에 따라 양측의 문화적 소통은 그 어느 때보다 감소했다"고 밝혔다. 한한령이 사드 배치로 본격화됐다는 점을 한국 측이 상기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으로 풀이된다.
그는 "한국은 엔터테인먼트를 선도하고 있고 전 세계적 영향력도 크다"며 "우리(중국)는 가능한 더 나은 의사소통이 자주 이뤄지길 바란다. 그러나 그것은 새로운 한국 대통령과 그의 정부가 중국에 대해 채택하는 정책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환구시보 "사드 추가배치, 韓 주권 문제로 간주 말라"
윤 당선인은 대선후보 시절 사드 추가배치가 중국 보복을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에도 '주권' 문제라는 점을 거듭 강조해왔다. 점증되는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선 다양한 가능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중국 측은 사드 추가배치를 안보 이익 침해로 규정하며 반발하는 분위기다.
환구시보는 지난 11일 사설에서 "한국은 사드 추가배치를 (한국의) 내정이나 주권의 문제로 간주해서는 안 된다"며 "그것은 본질상 미국이 동북아에 하나의 쐐기를 박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매체는 "서로의 핵심 이익과 중대한 우려를 존중하는 것은 모든 건전한 양국 관계의 근간 중 하나"라며 "사드는 한국 방어 수요를 넘어서는 것이자 중국의 전략적 안보 이익까지 심각하게 해치는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매체는 문재인 정부의 '사드 3불'을 거론하며 "상호 존중을 실천한 결과이고 중한관계를 빙점(氷點)에서 정상 궤도로 끌어올린 일"이라고 강조했다.
문 정부는 지난 2017년 △사드를 추가배치 하지 않고 △미국 미사일방어체계(MD)에 참여하지 않으며 △한미일 군사동맹도 결성하지 않다는 '사드 3불'을 중국 측에 '구두 언급'한 바 있다.
문 정부는 사드 3불이 입장 표명에 불과해 '구속력이 없다'고 강조해왔지만, 중국은 사드 3불을 '약속'으로 간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