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계, 작년 1000원 팔아 56원 남겨…원자재 상승 직격탄
입력 2022.03.17 07:16
수정 2022.03.17 07:03
16개 기업 중 13개 기업 이익률 하락…전년비 0.8%p 감소
잇따른 가격인상에도 라면‧제과‧유가공 등 전반적 부진
오리온 15.8%로 1위, 상승폭은 롯데칠성음료 가장 높아
작년 국내 주요 식품기업들의 평균 영업이익률이 5.6%로 집계됐다. 1000원의 매출을 올려 56원의 이익을 낸 셈이다.
전년도인 2020년 6.4%에 비해 0.8%p 하락한 것으로 16개 기업 중 14개 기업의 이익률이 하락했다.
17일 데일리안이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등록된 국내 16개 주요 식품기업(상장사 기준)의 연결기준 작년 연간 실적을 분석한 결과 이들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5.6%로 조사됐다.
16곳 중 1년 전에 비해 수익성이 개선된 곳은 CJ제일제당, SPC삼립, 롯데칠성음료 등 단 3곳으로 대부분의 종합식품사를 비롯해 라면, 제과, 유가공 등 전반적으로 이익률이 전년 보다 하락했다.
원인은 가파르게 상승한 밀, 옥수수, 대두유 등 국제곡물가격 등 원재료에 있었다.
이상기후에 해상운임까지 치솟으면서 원가율이 급등한 탓이 컸다. 가격 인상을 단행했지만 원재료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면서 수익성 악화의 주범으로 작용했다.
특히 코로나19에 따른 가정간편식 수요 증가와 수출 호조 등으로 매출은 늘었지만 수익성은 악화되는 현상이 전반적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식품업계에서도 ESG 경영이 확산되면서 친환경 포장재 등으로 전환한 것도 비용 부담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16개 식품기업 중 이익률이 가장 높은 곳은 오리온으로 15.8%로 집계됐다.
작년 연결 매출액 2조3594억원, 영업이익 3729억원으로 1년 전과 비교해 매출액은 5.8%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0.9% 소폭 감소했다.
1년 전 16.8%에 비해서는 1.0%p 감소했지만 신제품 출시 및 시장 확대로 베트남과 러시아 법인에서는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대표 상품인 초코파이는 작년 5000억원의 매출을 돌파하며 작년 오리온이 전 세계 제과기업 12위, 아시아 1위에 오르는데 한 몫을 단단히 했다.
삼양식품은 10.2%로 오리온에 이어 두 번째로 이익률이 높았다. 작년 4분기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하고 해외수출도 증가했지만 원자재·물류비 등 제반 비용 상승을 이기지 못하고 전년 대비 4.5% 이익률이 감소했다.
삼양식품을 비롯해 농심, 오뚜기 등 대표 라면3사 모두 이익률이 줄었다.
16개 기업 중 1년 전과 비교해 이익률 상승폭이 가장 큰 곳은 롯데칠성음료로 나타났다. 2020년 4.3%에서 2021년 7.3%로 3.0%p 증가했다.
작년 충북소주, 백학음료, CH음료 등 그룹 지주사 출범과정에서 롯데지주로 넘겼던 주요 자회사를 되찾아오면서 매출 규모가 확대된 데다 꾸준한 재무구조 개선 노력이 효과를 내면서 음료와 주류 모두 실적이 개선됐다.
음료의 경우 칠성사이다 제로 등 제로 칼로리 탄산음료가 실적은 견인했고, 주류는 맥주‧와인 판매 호조에 수제맥주 OEM 확대로 공장 가동률이 높아지면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한편 올 1분기에는 작년에 비해 실적 개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작년 말부터 올 초까지 음료, 주류를 포함한 대부분 가공식품 가격이 인상되면서 수익성 개선 효과가 기대되고 있다.
하지만 현재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로 밀, 옥수수, 대두 등 3대 곡물가격이 다시 한 번 급등하고 있는 만큼 수익성 악화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식품업계 한 관계자는 “당장은 몇 달치 재고물량이 있어 크게 영향은 없지만 사태가 장기화되면 원재료 구매 비용 증가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면서 “올 초 가격인상을 단행한 만큼 추가 인상에 대해서는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다.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