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내부 정비부터 '갈 길 먼데'…내분 조짐에 흔들
입력 2022.03.14 13:03
수정 2022.03.14 13:04
5년 만 '야당' 복귀…정권교체론 무마·지선 승리도 시급
원내대표 후보군 '계파색' 뚜렷…계파 대결구도 관측 제기
5년만에 정권을 넘겨주고 야당이 되는 더불어민주당 앞에 많은 과제가 놓이게 됐다. 지방선거의 승리를 통해 견제력을 키우면서, 새 지도부를 선출해 당심을 결집해야 하기 떄문이다. 하지만 비상대책위원회 인선을 두고 당내 내홍이 촉발되고 있다. 특히 원내대표 선출을 두고 계파 대결이 벌어질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는 상황이다.
민주당이 야당이 된 것은 5년만이다. 처음으로 '10년 주기론'이 깨졌다는 점에서 더욱 뼈아픈 결과다.
다만 이번 대선에서 득표차가 0.76%면 다소 선방했다는 분석도 있지만, 과반이 넘은 정권교체 여론이 존재하고 있어 당으로선 우려가 큰 상황이다.
이 때문에 3개월 뒤에 있을 지방선거에서 승리를 거둬 존재감을 키우는 데 사활을 기울이고 있다. 만약 승리한다면 새 정권을 견제하는 데 있어서 한층 수월해 지는 반면, 패배해 중앙에 이어 지방권력까지 빼앗기게 되면 당 기반까지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민주당은 선거 하루 뒤 지도부가 총사퇴하고 빠르게 지선 체제로 전환하는 처방을 내놨다. 일각에서는 정권교체 여론이 과반이 넘는 상황 속 선전했다는 점에서 책임을 '지선' 이후로 미루자는 의견도 제기됐지만, 민심을 거스르지 않겠다는 차원에서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다만 비대위 인선 탓 잡음이 일고 있다. 대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송영길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가 사퇴한 가운데, 윤호중 원내대표는 비대위원장을 맡아 당내 활동을 이어가기로 했기 때문이다. 노웅래 의원은 이날 "쇄신의 중심은 비대위원장인데 대선 패배의 대표적 책임자라 할 수 있는 원내대표가 다른 사람들은 전부 총사퇴하고 혼자 남아 돌려막기하는 데 대해 문제제기가 많았다"며 "진영과 패권정치의 합작물"이라고 비판했다.
'이재명 등판론'에 대한 요구도 갈등을 키우고 있다. 비대위원장을 윤 원내대표에서 이 전 후보로 교체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김두관 의원은 "대선에서 선전한 이재명은 아래로부터의 개혁, 지방선거의 상징"이라며 "몸과 마음이 피곤하겠지만 이번 지방선거는 이재명의 운명"이라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이재명 비대위원장 추대' 온라인 서명운동도 벌이고 있다.
이수진 의원도 "이재명 비대위가 당의 화합책"이라며 "지방선거 승리를 위한 가장 강력한 무기"라고 주장했다.
이번 달 진행될 원내대표 선출도 당내 갈등의 불씨다. 하마평으로 10명이 오르내리고 있는데, 당내 주도권 경쟁이 과열되면서 자칫 계파 대결구도로 흐를 수 있다는 우려 섞인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 후보군은 4선 안규백, 3선 김경협·박광온·박완주·박홍근·이광재·이원욱·윤관석·홍익표 의원 등이 점쳐지고 있다. 이들 대부분은 계파색이 극명하다.
박광온·홍익표 의원은 범친문, 안규백·이원욱 의원은 정세균계, 박홍근 의원은 이재명계로 분류된다. 이광재 의원은 원조 친노다.
민주당은 교황 선출 방식인 '콘클라베' 형식으로 원내대표를 선출해 당내 분열을 최소화하겠다는 복안이다. 콘클라베 방식은 별도의 입후보 절차가 없고, 각자의 비밀투표로 진행하되 과반의 지지를 얻는 후보가 나올 때까지 반복되는 방식이다. 민주당은 기대하는 부분도 입후보 선출이 아니라는 점이다.
하지만 사전에 의견 교환을 하지 않을 리 없고, 후보가 어느 계파에 속해 있는지 명확한 만큼 사실상 계파간 대결은 피할 수 없는 수순이다.
당내에선 비대위 인선에 대한 잡음과 원대 선출을 두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비대위 인선에 대한 잡음과 원대 선출 과정에서 빚어지는 계파 간 갈등이 외부로 보여지게 되면 쇄신을 하겠다는 당의 모습이 국민들에겐 진정성 있게 보이질 않게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