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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폰서 검사’ 김형준, 재판에 넘겨진다…공수처, 70년 검찰 기소독점 깨다

이수일 기자 (mayshia@dailian.co.kr)
입력 2022.03.11 18:23
수정 2022.03.11 23:54

지난 1948년 검찰청법 제정 이후 73년 만에 검찰 기소독점권 깨고 공소권 행사 첫 발

자본시장법위반 및 향응접대 혐의, 불구속 기소

금전거래 뇌물수수 혐의는 직무관련성·대가관계 불인정으로 무혐의 처분

재판 결과 유죄 인정된다면…공수처 '검찰의 제 식구 감싸기' 입증하는 셈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모습. ⓒ뉴시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이른바 ‘스폰서 검사’ 사건의 당사자인 김형준(사법연수원 25기 전 부장검사를 불구속 기소했다. 공수처가 지난해 1월 출범한 후 직접 기소하는 첫 번째 사건이다. 지난 1948년 검찰청법 제정 이후부터 줄곧 유지돼온 검찰의 기소독점권을 깨고 공소권 행사의 첫발을 공수처가 뗀 것이다.


특히, 이 사건은 검찰이 2016년 10월 김 전 부장검사를 김씨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기소하면서도 사실상 무혐의 처리한 일부분이다. 재판 결과에서 유죄가 인정된다면 검찰의 '제 식구 감싸기' 속에 처벌에서 누락됐다고 볼 만한 사실이 있었다는 점을 공수처가 입증하는 셈이다.


11일 공수처는 검찰로부터 이첩 받은 김형준 전 부장검사 등의 뇌물수수 사건을 수사한 결과 자본시장법위반 사건 처리와 관련한 일부 뇌물수수 및 향응접대 부분을 불구속 기소한다고 밝혔다.


공수처 공소심의위원회가 지난달 28일 김형준 전 부장검사의 뇌물수수 의혹 사건에 대한 공소제기 여부 안건을 심의한 결과 ‘기소 의견’을 의결한 지 11일만이다.


공수처는 “피고인들은 ‘김 전 부장검사의 인사이동에 따라 직무관련성 및 대가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주장했지만, 뇌물죄의 직무관련성 및 대가관계에 관한 대법원 판례 등을 근거로 기소했다”고 설명했다.


공수처에 따르면 직무관련성은 공무원이 금전을 수수하는 것으로 인해 사회 일반으로부터 직무집행의 공정성을 의심받게 되는지 여부도 판단기준이 된다. 직무는 법령에 정해진 직무뿐만 아니라, 과거 담당했던 직무나 장래 담당할 직무도 포함된다.


다만 금전거래에 따른 뇌물수수 부분은 직무관련성 및 대가관계가 인정되지 않아 무혐의 처분했다. 공수처는 “고발인은 피고인들 간 기소사실을 제외한 나머지 3차례에 걸친 4500만원의 금전거래도 뇌물에 해당한다고 주장했지만, 피고인들의 관계 등을 고려해 불기소했다”고 밝혔다.


김 전 부장검사는 2015년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장으로 근무하면서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던 박모 변호사의 편의를 봐주고, 2016년 옛 검찰 동료이던 박 모 변호사에게 수사 편의를 제공하고 수천만원 상당의 금품·향응을 수수한 혐의로 고발됐다. 김 전 부장검사와 박 변호사는 2006년 서울중앙지검에서 함께 근무하며 친분을 쌓은 것으로 알려졌다.


2016년 검찰이 수사에 나섰지만 ‘수사 무마 대가 정황을 발견하지 못했다’며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다만 김 전 부장검사는 중·고등학교 동창이자 ‘스폰서’인 김모씨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김 전 부장검사를 구속기소했고, 대법원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이 확정됐다.


이후 2019년 10월 ‘스폰서’ 김 씨가 이 사안을 다시 경찰에 고발장을 제출해 수사가 재개됐다. 공수처 수사2부는 지난해 7월 김 전 부장검사와 박 변호사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공여 혐의로 입건해 수사를 진행했다.

이수일 기자 (mayshi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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