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만에 정권 내준 與, '윤호중 비대위 체제'로
입력 2022.03.11 00:05
수정 2022.03.11 00:03
與, '윤호중 비대위 체제'로 6월 지방선거 치르기로
'n번방 사건 추척단 불꽃' 박지현에게 비대위 합류 요청
업무 과중 방지 위해 이달 25일 안에 원내대표 선거 실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 등 지도부가 10일 제20대 대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모두 물러났다. 민주당은 지도부 일괄 사퇴에 따른 공백을 우려해 윤호중 원내대표를 비상대책위원장으로 하는 비대위 체제로 당을 운영하기로 했다. 민주당은 원내대표 선거를 앞당기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송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가진 뒤 기자회견을 열고 "저는 책임 정치를 강조해왔고, 당 대표로서 대통령 선거에 대한 패배 책임을 지고 사퇴한다. 최고위원들도 함께 사퇴 의사를 모아줬다"고 밝혔다. 김용민·강병원·백혜련·김영배·전혜숙·이동학·김주영 등 당 최고위원 7명도 송 대표와 동반 사퇴했다.
송 대표는 "당 대표로서 승리로 보답하지 못해 너무나 죄송하다"며 "이재명 후보를 지지해주신 1,600만여명의 국민과 당원 동지들에게 진심으로 고맙다"고 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몸과 마음을 추스르고 반구제기(反求諸己·화살이 적중하지 않았을 때 자기에서 원인을 찾음)의 시간을 가질 것"이라며 "이제 평당원으로 돌아가 당의 발전과 5년 뒤로 미루어진 '4기 민주정부' 수립을 위해 어떠한 수고도 마다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고용진 수석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 직후 기자들과 만나 "윤호중 원내대표를 비대위원장으로 해서 중앙위원회의 인준을 받기로 했다. 윤 원내대표는 당무 경험이 풍부하고 (당 사정을) 잘 알고 있다"며 "비대위원장으로서 비대위원 구성을 고민하고 새로운 사람들과 함께 지방선거를 치른 뒤 다음 전당대회까지 가게 될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11일 의원총회를 열어 의견을 수렴한 뒤 최종 결정을 내린다는 방침이다.
원내대표의 임기는 당초 5월 중순까지였지만, 윤 원내대표의 업무 과중을 막기 위해 이달 25일 안에 차기 원내대표를 선출하기로 했다.
일각에선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가 높은 정권교체 여론 속에서도 47.83%를 획득해 48.56%를 얻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박빙 대결을 펼친데에는 '송영길 체제'의 당 쇄신 노력 및 중도 확장을 위한 노력 덕분이라는 평가도 적지 않다. 때문에 당 지도부의 책임을 묻는 것을 6·1 지방선거 이후로 미루자는 의견도 나왔다. 노웅래 민주연구원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정권교체 여론을 감안할 때 악조건 속에서도 선전을 펼쳤다"며 "이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질서 있는 수습을 통해 6월 지방선거를 차질 없이 준비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윤 원내대표는 새 지도부 선출이 예정된 '8월 전당대회' 전까지 비대위원장으로서 당의 전권을 행사하며 수습 작업을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비대위 규모는 현 최고위 수준인 8명 안팎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로선 'n번방 사건'을 처음 공론화한 '추척단 불꽃' 출신 활동가 박지현 민주당 여성위원회 부위원장이 비대위에 합류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이날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윤호중 원내대표가 박 부위원장에게 비대위 합류 요청을 한 것으로 안다"고 했다.
한편 이 후보는 당 상임고문에 위촉됐다. 고 수석대변인은 "송 대표가 이 후보에게 전화해 '상임고문으로 당에 기여하며 도와달라'고 해서 이 후보가 상임고문을 수락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