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사태 결국 전면전…경제위기 ‘기폭제’ 되나
입력 2022.02.25 10:41
수정 2022.02.25 10:42
24일 오후 러시아, 우크라이나 침공 시작
증시↓유가·원달러 환율↑
원자재 가격 폭등…인플레 가속화 페달
한은 “스태그플레이션 상황 아니다”
우려했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현실로 일어났다. 이번 우크라이나 사태가 전면전으로 흐를 것이라고 예상하는 사람이 많지 않았기에 충격은 더 컸다. 외신에 따르면 러시아는 침공 9시간만에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 북부까지 진군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의 침공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원유가격이 장중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서는 등 우크라이나 발 전쟁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특히 전세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한 상태로, 다시금 악재가 터지면서 경제위기의 ‘기폭제’가 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5일 주요 외신과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지난 24일 오후부터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와 동부 국경도시 하리코프에서 연쇄적인 폭발음이 발생했다고 전해지면서 사실상 전면전이 시작됐다.
지난 11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유럽 정상들과의 화상회의에서 16일에 러시아가 침공할 것이라고 말할 때 까지도 이 사태가 전면전보다는 국지전 양상으로 갈 것이라고 예상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러나 이 같은 예상을 깨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동·남·북부를 동시다발적으로 공격하면서 사실상 전면전을 개시했다.
24일 이같은 침공 소식이 전해지면서 우리나라 증시는 얼어붙었고, 외환시장은 출렁였다. 이날 코스피는 70.73포인트(2.60%) 하락한 2648.80에 마감했고, 코스닥도 전날보다 29.12포인트(3.32%) 하락한 848.21에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8.8원 상승한 1202.4원으로 마감하면서 1200원을 가볍게 돌파했다.
또한 전 세계 산유국 3위인 러시아의 침공으로 에너지 대란 우려가 일면서 원유가격이 급등했다.
24일(현지시간) 북해산 브렌트유 4월 선물 가격은 2.3% 상승한 배럴당 99.08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장중에는 지난 2014년 이후 처음으로 장중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하기도 했다.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4월 선물 가격은 77센트 오른 배럴당 92.81달러로 장을 마쳤다. WTI도 배럴당 100.54달러까지 치솟기도 했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물가상승률이 빠르게 올라가면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져가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전쟁으로 인한 원자재 가격 폭등으로 인플레 가속화 페달을 밟게된 셈이 됐다.
특히 경기 침체속에서도 물가가 급등하는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현실화되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즉 이번 전면전이 경제위기의 ‘기폭제’가 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다.
한편 같은 날 한국은행도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를 열고 올해 소비자물가 전망치를 종전 2.0%에서 3.1%로 1.1%p(포인트) 상향 조정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3%대 물가 전망치를 내놓은건 2012년 4월 이후 약 10년 만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최근 짧은 기간에 우크라이나 사태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불거지면서 물가 상승 확산 정도가 예상보다 크고 광범위하게 나타났다”면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전면전을 벌일 경우 원자재 가격이 크게 올라 향후 물가에 상방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이 총재는 우크라이나 사태가 가장 두드러진 물가 상방 요인인 것은 맞지만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는 할 때가 아니라면서 오히려 연말 기준금리가 연 1.75%에서 2.0%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그는 “스태그플레이션을 우려할 상황은 아니다”라면서 “경기 침체를 전제로 하고 있는데 최근에 물가 오름세가 높긴 하지만 성장 흐름을 보면 수출 호조, 소비의 기조적 회복 흐름에 힘입어서 올해는 물론이고 내년에도 잠재 수준을 웃도는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