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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부터 미래에셋까지...자사주 매입·소각 릴레이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입력 2022.02.23 05:00
수정 2022.02.22 13:51

카카오 첫 중장기 주주환원책 발표

미래에셋 소각 주식 규모 1740억

“주가 부양하려면 연속적 매입 필요”

여민수 카카오 대표는 지난 11일 실적 발표와 함께 지속적인 중장기 주주환원 정책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최근 증시 침체가 이어지면서 상장사들이 소액주주들을 달래기 위해 잇따라 자사주 취득과 소각 등 주주 환원 정책을 발표하고 있다. 지난해 여러 가지 악재를 만나며 주가가 하락한 카카오와 셀트리온, 크래프톤 등이 대표적이다. 작년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지만 주가가 저평가 상태에 머물러 있는 국내 금융지주사들과 증권사들도 주식 가치 올리기에 나섰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크래프톤의 창업자인 장병규 이사회 의장은 지난 17일과 18일 이틀에 걸쳐 의결권이 있는 크래프톤 주식 총 3만6570주(0.09%)를 장내 매입했다. 총 매입 규모만 100억169만원에 달한다. 크래프톤의 주가 급락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책임경영 차원의 조치로 풀이된다. 이날 현재 크래프톤의 주가는 27만원대로 지난해 11월 고점(58만원) 대비 사실상 반토막이 났다.


분식회계 의혹에 휘말려 주가가 급락한 셀트리온도 자사주 매입을 이어가고 있다. 셀트리온은 전날 이사회를 열어 자사주 50만7937주를 오는 5월 21일까지 장내에서 사들이기로 했다. 취득 예정 금액은 지난 18일 종가 기준 약 800억원 규모다. 셀트리온은 지난달에도 1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했다. 이번 추가에 따라 셀트리온이 올해 취득하는 자사주는 105만5883주로 늘어나게 된다.


특히 여민수 카카오 대표는 지난 11일 실적 발표와 함께 처음으로 지속적인 중장기 주주환원 정책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앞으로 3년간 별도재무제표 기준 잉여현금흐름의 15~30%를 재원으로 이 중 5%분은 현금배당, 10~25%분은 자사주 매입과 소각에 사용하기로 했다. 카카오는 3년 동안 최소한의 기본 주당 배당금을 유지하면서 회사 성장에 따른 추가 배당을 진행할 계획이다.


지난해 6월 장중 17만원까지 치솟았던 카카오 주가는 정부의 플랫폼 기업 규제 이슈와 골목상권 침해 논란, 카카오페이 경영진의 ‘먹튀’ 논란 등이 겹치면서 현재 9만원대로 추락했다. 이에 카카오는 올해 주주총회 의결을 거쳐 총 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도 진행하기로 하는 등 주주 친화 정책에 힘을 쏟고 있다.


김소혜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카카오 주가는 정부 규제와 비용 증가로 인한 이익 성장 둔화 우려가 대부분 반영됐다고 판단한다”며 “중장기 주주환원 정책도 발표한 가운데 각종 노이즈는 지나갔고, 신규 사업에 대한 구체화된 전략과 성과가 기대되는 구간”이라고 밝혔다.


최근 주요 기업 자사주 매입 사례 ⓒ데일리안 백서원 기자

금리인상 효과로 작년에 이어 올해도 호실적이 예상되는 금융지주사들도 자사주 매입과 소각에 동참하고 있다. 최근 KB금융은 올해 들어 국내 금융지주 중 처음으로 15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소각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KB금융이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밝힌 것은 26개월만이다.


증권업은 업황 둔화 우려로 주가 하방 위험에도 노출돼 일부 증권사들의 경우 적극적인 방어에 나섰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달 27일 836억원 규모 보통주 1000만주를 오는 4월 27일까지 3개월간 취득하겠다고 밝혔다. 기존에 취득했던 자사주 2000만주는 지난달 28일 소각했다. 소각 주식 금액은 1740억원에 달한다. 메리츠증권은 지난해 3월과 6월, 11월 세 차례에 걸쳐 3400억원 규모로 소각을 목적으로 한 자사주 취득 신탁계약을 체결했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이익이 증가하지 않더라도 자사주를 매입하면 유통주식수가 감소해 주당순이익이 상승하기 때문에 주가에 긍정적인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며 “최근 이와 같이 업황 부진을 자사주 매입을 통해 극복하려는 회사들이 많아지고 있는데 지속성 있는 주가 부양을 위해서는 연속적인 자사주 매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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