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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존 리 대표 "대통령 누가 되든 투자자에 좋은 환경 만들 것"

이충재 기자 (cjlee@dailian.co.kr)
입력 2022.02.21 07:00
수정 2022.02.18 16:18

"금융문맹 탈출 위한 교육 어릴 때부터"

"퇴직연금 투자가 혁신기업 창출 토대"

존 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가 2021년 5월 21일 서울 북촌 메리츠자산운용 사옥에서 데일리안과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존 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는 "이번 대선에서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장기적으로 투자자들에게 좋은 환경을 만들어 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여야 대선주자들은 1000만 동학개미 표심 얻기 위해 각종 세제혜택과 제도개선 등 투자자 지원방안을 공약으로 내놓고 있는 상황이다.


존 리 대표는 지난 17일 데일리안과 가진 전화인터뷰에서 "대선 후 증시에 큰 변화는 없겠지만, 정치권이 투자자들에게 유리하도록 환경을 조성해줄 것"이라며 "기업지배구조나 불합리한 세제 등에 대한 보완이 이뤄져 장기적으로 한국 주식시장이 좋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그는 금융투자시장에서 정책으로 보완할 부분으로 '퇴직연금시장 개선'을 첫 손에 꼽았다.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에서는 이미 관련 제도가 도입됐는데, 우리나라는 "주식하면 망한다"는 부정적 인식 때문에 논의를 시작하기도 어렵다는 지적이다.


실제 미국은 한국의 확정기여형(DC) 퇴직연금과 비슷한 '401K' 제도를 1981년 도입한 뒤 2006년부터 디폴트옵션을 운영하고 있다. 피델리티자산운용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401K에 가입한 직장인들의 잔액 평균은 40만2700달러였다.


존 리 대표는 "미국 월급쟁이 중에서 백만장자가 계속해서 생기는 이유가 401K를 통해 직장에서 월급의 일정부분을 주식에 투자해 장기간 기다리게 했기 때문"이라며 "주식 가격이 올라가건 내려가건 상관없이 꾸준하게 내 월급의 일정부분을 투자해서 성공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예컨대 직장인 한 명이 월급의 10%인 30만원을 꾸준하게 투자해 20년 후에 보니까 그게 큰 돈이 돼 있는 것"이라며 "한국이 퇴직연금 같은 경우는 주식투자 비중이 전 세계에서 꼴찌인데, 아직도 주식투자를 하면 안 된다는 생각이 굉장히 많아서 그렇다"고 말했다. 또 "퇴직연금이 주식시장으로 들어오는 부분을 보완해 나가면 한국 주식시장은 굉장히 밝아질 것"이라고 했다.


존 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는 데일리안과 인터뷰에서 "대선에서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장기적으로 투자자들에게 좋은 환경을 만들어 줄 것"이라고 말했다.ⓒ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퇴직연금 투자해야 '월급쟁이 백만장자' 나온다"


국민들의 '자산 1호'인 부동산에 대해선 "너무 많은 돈이 묶여 있어서 기업에 대한 투자가 저조해지는 환경"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일본 같은 경우도 투자대상이 은행예금 아니면 부동산이다 보니 혁신적인 기업이 나오지 않고 있다. 한국도 그렇게 가고 있었다"면서 "하지만 투자의 다양성이 필요하고, 주식에 돈이 들어와야 새로운 기업이 나온다"고 강조했다.


존 리 대표는 "은행 중심의 금융과 경제에서 자산운용사 중심으로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어야 한다"면서 "미국의 경우에 퇴직연금 때문에 경제가 다시 살아났고, 혁신기업이 나오는 토대가 됐다. 한국도 그렇게 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의 투자시장 키워드를 꼽아달라'고 하자 "올해는 금융문맹에서 벗어나는 원년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쳐 주식투자자들이 1000만명이 넘어서면서 투자에 대한 인식이 변하고 있고, 올해는 인식의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존 리 대표는 '투자에 대한 인식변화'를 위한 교육에도 발벗고 나서고 있다. 그는 "오늘도 초등학교에서 강연을 하고 왔다"면서 "'유태인의 부자 만들기'처럼 아이들에게 투자를 알려주는 운동 하고 있고, 투자 클럽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그는 지난 2017년 자신의 투자 교육 철학을 반영한 '메리츠 주니어펀드'를 내놓고 직접 펀드 운용을 맡았다. 장기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가입 이후 10년 이내 환매 시 환매수수료를 징구하는 '장치'도 마련했다.


존 리 대표는 "우리는 어려서부터 '공부 잘해서 좋은데 취직하라'는 노동자의 교육을 받는데, '돈이 너를 위해 일하게 하라'는 자본가의 교육을 해야 한다"면서 "하루라도 빨리 시작 하는 게 유리하다. 주식투자 먼저 시작해서 복리의 마법 누려야 한다"고 말했다.


존 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는 데일리안과 인터뷰에서 "미국은 퇴직연금이 주식시장으로 가서 경제가 다시 살아났고, 혁신기업이 나오는 토대가 됐다. 한국도 그렇게 가야 한다"고 말했다.ⓒ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천만개미 시대 "올해 '주식해도 된다' 인식 변화의 원년"


'주식전도사', '한국의 워렌버핏'으로 불리는 그이지만 정작 '올해 유망한 업종은 무엇인가', '올해 펀드시장 전망은 어떤가'라는 질문에는 손사래를 쳤다. "지극히 당연한 질문이고, 내가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지만, 거기에는 별로 의미가 없다"고 했다.


이어 "여유를 가지고 자본가가 되는 연습을 해야 한다. 투자는 테크닉이 아닌 라이프스타일이고 철학이다"고 강조했다. 투자 철학으로 가장 경계해야하는 것이 '일희일비(一喜一悲)'라고 했다. 대신 도끼를 갈아서 바늘을 만든다는 '마부위침(磨斧爲針)'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내가 내 인생에서 자본가가 되어야 하고, 돈이 나를 위해 일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건 더 크고 굵직한 철학이다"면서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런 철학을 잊고, 주식 가격이 떨어지면 안타까워하고 올라가면 기뻐하게 된다. 그건 낮은 수준의 투자다"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금융투자시장 최대 이슈인 LG에너지솔루션 상장과 물적분할 논란에 대해선 "시스템이 허가를 해준 것이기 때문에 기업이 잘못한 것은 아니다"면서도 "앞으로 주주보호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 그래야 장기투자 하는 사람들이 안심하고 투자하게 된다"고 말했다.


올해 전면 재개를 앞두고 있는 공매도 제도에 대해선 "반드시 나쁜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는 최근 방송에서 '공매도 순기능'을 언급해 일부 개인투자자들에게 원성을 듣기도 했다.


그는 "오히려 인위적으로 공매도를 못하게 하는 것이 시장을 왜곡하게 만든다. 투기세력을 견제하기도 하고 버블을 없애준다는 순기능도 있지 않나"라면서 "주식시장에 가장 좋은 것은 당국이 개입하지 않고 가만히 놔두는 것이다. 공매도로 손해를 보는 것도 책임은 자기가 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존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 프로필


△1958년 인천 출생

△서울 여의도고 졸업

△연세대 경제학과 3학년 재학중 도미

△미국 뉴욕대학교 회계학 학사

△라자드자산운용 주식운용 Managing Director

△도이치투신운용 주식운용 Managing Director

△스커더인베스트먼트 주식운용 매니저

△KPMG Peat Marwick CPA

△미국 공인회계사(AIC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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