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은행원 1800명 나간 자리 AI가 대체...디지털 금융 가속화

이호연 기자 (mico911@dailian.co.kr)
입력 2022.02.14 06:00 수정 2022.02.11 16:26

국민·농협·신한, AI행원 도입

인력비용↓, 플랫폼 기술력 확보

신한은행 서소문 '디지로그 브랜치' 지점에 AI컨시어지가 배치돼있다. AI컨시어지 화면으로 AI은행원이 고객 업무를 안내한다. ⓒ 데일리안 이호연 기자

새해부터 휘몰아친 은행권 희망퇴직 태풍이 지나간 뒤 빈자리를 인공지능(AI) 은행원이 대신하고 있다. 아직은 시범서비스에 그치는 수준이지만, 계좌발급이나 업무 안내 등을 도와주면서 일상 생활속에 속속들이 자리매김중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금융의 디지털 전환이 빨라지고 있다.

◆ AI행원이 고객 맞는 은행 점포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 은행들이 AI 은행원 도입을 확대하며 고객과의 접점을 늘리고 있다. 일부 은행에서는 AI은행원을 일반 행원과 동일하게 관리하며 선보여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NH농협은행은 최근 ‘가상인간’ 형태의 AI은행원 2명을 정규직으로 채용했다. 농협은 실제 젊은 직원들의 얼굴로 합성해 만든 AI은행원에게 ‘정이든’과 ‘이로운’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신규직원 직무교육을 마친 후 DT전략부 디지털 R&D센터에 배치했다. 이들의 업무는 AI신사업 추진 지원으로 체험관 방문객을 응대하면서 활약할 예정이다.


KB국민은행은 지난 3월 여의도 신관 AI체험존에 선보였던 상담사를 기술 고도화를 통해 AI은행원으로 업그레이드했다. 국민은행의 AI은행원은 대출, 예적금, 펀드 등 간단한 업무에 대해 고객 질문에 답하고 대응한다. 이를 통해 지능형자동화기기(STM)를 이용하면 창구 상담을 하지 않고도 은행 업무를 해결할 수 있다. 현재 서울 여의도영업부, 여의도 Insight점, 돈암동지점에 도입했으며 향후 이를 전국 지점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신한은행도 AI컨시어지를 도입해 AI은행원을 적극적으로 활용중이다. 신한은행은 번호표 기기를 ‘AI 컨시어지’로 대체하고 청원 경찰들의 업무를 보조하고 있다. 고객이 해당 지점을 방문하면 AI컨시어지의 AI은행원이 고객을 ▲컨시어지 데스크 ▲화상상담 창구 ▲컨설팅 라운지 ▲기업창구 등 목적에 맞는 상담 창구로 안내한다. 디지털 데스크의 경우 AI은행원과 연결까지 원스톱으로 연결돼 업무의 신속성과 효율성을 높였다.


신한은행은 AI컨시어지를 현재 서소문디지로그브랜치, 한양대디지로그브랜치, 여의도중앙, 부산서면 지점 등 4곳에 적용했다. 지속적인 고도화를 통해 관련 기능을 정교화하고 있으며 올해 더 많은 지점에 확대 배치할 계획이다.


우리은행은 영업점에 AI은행원을 도입하지 않았으나, LG AI 연구원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관련 개발에 나선 상태다.

5대 은행 희망퇴직 규모 현황 그래프 ⓒ 데일리안 이호연 기자
◆ 점포 통폐합 속 효율성↑...빅테크 전면전 대비

은행권이 AI은행원 도입에 잰걸음이지만 사람을 완전히 대체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다. 고객의 간단한 질문에 정해진 알고리즘 안에서 답변하는 수준이며, 수행할 수 있는 업무도 여•수신 상품 안내나 간단한 카드 발급에 그친다.


그럼에도 주목을 받는 이유는 빅테크와 경쟁하는 은행들이 비용구조를 낮추는 묘책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비대면 금융 환경이 급물살을 타면서 시중은행은 몸집 줄이기에 한창이다.


금융감독원 집계에 따르면 국내은행 점포는 ▲2018년 115개 ▲2019년 135개 ▲2020년 332개 ▲2021년(1~10월) 238개가 줄었다. 점포 통폐합이 가속화되자 인력도 빠르게 축소되고 있다. 시중은행들은 해마다 희망퇴직을 진행하고 있으며, 그 규모도 증가하는 추세다. 해를 넘긴 지난달에도 KB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 4곳에서만 희망퇴직 형태로 모두 1817명이 떠났다.


그러나 점포 축소에 대한 기존 고객들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 고령층은 모바일 앱 등 디지털 기기 활용에 어려움을 느끼기 때문이다. 주민들의 반발로 폐쇄가 무산된 신한은행의 월계동 지점이 대표 사례다. 은행측은 AI은행원 등을 통해 고객 불편을 최소화하고 인력 구조 효율화를 극대화시키겠다는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은행 디지털 전환에 따른 점포 축소는 불가피한 추세”라며 “점포 통폐합에 따른 부작용을 줄이고, 빅테크와의 경쟁을 위한 플랫폼 기술 확보 목적 등으로 시중은행의 AI기술 도입은 더욱 활성화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호연 기자 (mico911@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