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추기경님 뵈었으니 다 잘 풀릴 것”
입력 2022.02.11 13:45
수정 2022.02.11 16:01
“정치는 사람을 편하게 하는 예술이라고 하셨어”
염수정 추기경, ‘기뻐하고 즐거워하여라’ 책 선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1일 염수정 추기경을 예방해 “오늘 추기경님을 뵈었으니까 다 풀릴 것”이라고 말했다. 윤 후보는 지난 9일 천주교 서울대교구 정순택 대주교를 만난 데 이어 이틀 만에 다시 천주교계를 찾았다.
윤 후보는 이날 오전 가톨릭대 성신교정을 찾아 “추기경님께서도 ‘정치는 사람을 편하게 하는 예술’이라고 하셨는데, 물론 현실에서야 그런 게 있을 수 있겠지만 크게 보면 결국 한 과정”이라고 말했다.
염 추기경은 “바쁘시고 신경 많이 쓰시는 날 찾아와줬다”고 화답했다. 이날 오후 8시에 열리는 2차 대선후보 토론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이어 윤 후보에게 “요새 젊은이들이 얼마나 어렵나. 집도 못 사고, 결혼하기도 힘들고 희망이 없는데, 그런 희망을 주는 정치가 됐으면 기도한다”고 당부했다.
염 추기경은 시종일관 윤 후보와 눈을 마주치며 성경 말씀을 전했다. 또한 윤 후보에게 프란치스코 교황의 저서 ‘기뻐하고 즐거워하여라’를 선물하며 “마태복음 5장에 나오는 ‘행복한 삶’을 현대적으로 설명하면 ‘행복하여라 온유한 사람들. 그들은 땅을 차지할 것이다. 이 세상을, 땅을 차지하고 사는 사람들은 온유해야 한다’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제가 이 말씀을 박근혜 전 대통령 때도 드렸다”며 “가정에서도 그렇고 완전한 사랑은 남의 허물을 참아주고 남의 과오에 분노하지 않는다. 하느님은 가련한 사람들, 마음이 꺾인 사람들, 하느님의 말씀을 진심으로 받아들이는 사람들의 마음을 잘 들으신다”고 했다.
염 추기경은 또한 “프란치스코 교황이 ‘정치하는 사람들은 사랑의 장인’이라고 했다. 정말 어떻게 보면 가정도 그렇고 사랑의 장인이 되는 것”이라며 “요새 코로나로 어려운 때 가정에서 애들이 지내는 것을 방송으로 봤다. 코로나 시대가 어렵지만 깊이 대화하면 더 성장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 후보는 “그전에는 가족들이 뿔뿔이 흩어졌다가 잘 시간에만 모이고 하다가, 집에 다 같이 오래 있으니까 장점도 많다”고 말했다.
한편 윤 후보는 지난 9일 정순택 대주교를 예방해 “잊히지 않는 건 ‘희생과 헌신을 통해 자꾸 거듭나야 한다’는 말씀”이라며 “지금껏 살아오는데 늘 거듭나야 한다는 마음을 가지고, 지금도 유익한 것이든 힘든 것이든 어떤 경험이든지 간에 그런 마음가짐을, 평생의 신조가 되는 것을 20대에 얻은 것 같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무교로 알려져 있으나, 대학생 시절 친구들과 성당에 다니며 천주교 세례를 받아 ‘암브로시오’라는 세례명을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해 성탄절 전야에는 명동성당에서 자정 미사에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