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ENM發 물적분할 논란에 IPO 재검토 나선 '카카오·SK'
입력 2022.02.11 05:00
수정 2022.02.14 11:49
IPO 5조 이상 '대어' 대거 축소
공모주 투자심리 위축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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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ENM에서 촉발된 물적분할 논란이 공모 시장으로 영향력을 넓혀가고 있다. 카카오와 SK그룹이 기업공개(IPO) 재검토에 들어가며 대어들의 상장 시도가 급감할 조짐이다. 5조원 이상 IPO대어의 수가 줄며 시장 위축 가능성이 나온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자회사인 SK온의 상장을 당분간 검토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최근 SK온이 프리IPO(상장 전 지분투자) 예비입찰을 마무리한 가운데, IPO 재검토가 본입찰에 변수로 떠올랐다.
업계는 SK온의 기업가치를 30조원 안팎으로 평가한다. 상장 후 LG에너지솔루션의 절반 수준인 시가총액 50조원까지 몸집을 불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SK이노베이션이 당장 IPO를 검토하지 않는다고 밝히며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카카오그룹도 물적분할로 설립한 카카오모빌리티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IPO를 전면 재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와 SK는 최근 몇 년 간 자회사의 IPO를 통해 몸집을 불린 대표적인 그룹들이다. 카카오그룹은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의 상장으로 2020년 말 시가총액 약 34조4000억원에서 작년 말 126조원으로 3배 이상 덩치를 불렸다.
SK그룹도 지난해 말 시총이 약 206조원으로 전년(160조원) 대비 30%가량 늘었다. SK바이오사이언스와 SK아이이테크놀로지, SK리츠가 코스피에 입성하며 시총을 대거 키운 영향이다.
◆물적분할 논란, 공모시장 위축으로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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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와 카카오의 IPO 재검토는 CJ ENM에서 시작된 물적분할 논란 영향으로 풀이된다. CJ ENM은 지난해 11월19일 물적분할을 통해 예능·드라마·영화·애니메이션 등 멀티 장르의 콘텐트를 제작하는 별도의 스튜디오 설립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물적분할 발표 이후 소액주주들은 결정에 반발했고, 이후 주가는 8거래일 연속으로 내렸다. 시장 상황이 좋지 못하자 CJ ENM은 지난 9일 스튜디오 설립과 관련해 다양한 방안을 재검토 중이라고 공시했다.
물적분할은 모회사가 신설회사의 주식을 100% 소유하는 방식이다. 단, 기존 주주들에게 돌아가는 신규 주식은 없다. 일반적으로 분할한 자회사가 상장하면 모회사의 기업가치가 깎여 주가가 하락한다. 이에 소액주주들은 그동안 물적분할에 대해 불만을 제기해 왔다.
당국은 소액주주의 반발이 거세자 물적분할 제도를 손보겠다는 방침이다. 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은 최근 "소액투자자에 대한 보호 문제가 있어 (물적분할) 제도 개선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SK와 카카오그룹을 시작으로 기업들의 IPO 재검토가 이어질 경우 공모시장 위축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달 현대엔지니어링이 IPO를 철회한 상황에서 예상 시총 5조원 이상 IPO 대어는 SSG닷컴과 현대오일뱅크, 마켓컬리 정도만 남은 것으로 관측된다.
전문가들은 긴축 우려에 따른 투자심리 위축도 공모 시장에 불안 요인으로 지목했다. 나승두 SK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대규모 자금이 유입되며 수익률과 밸류에이션을 끌어올렸던 IPO 시장인 만큼 시장의 긴축 가능성이 높아진 현 시점에서 보다 보수적인 접근이 적절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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