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적폐수사" 파장…與 "文 지켜야" 친문반이에 호소
입력 2022.02.10 12:03
수정 2022.02.10 12:03
與, 윤석열 "적폐수사" 발언 맹공
친문진영 격앙 "신의 없는 망발"
文도 "강력 분노, 尹 사과하라"
이해찬, 친문반이 향해 "지못미 안 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문재인 정부 적폐수사' 발언에 더불어민주당 주요 인사들이 일제히 반발했다. 사실상 문재인 대통령을 겨냥해 정치보복 선언을 한 것이라는 게 요지다. 격앙된 가운데서도 여권 지지층을 결집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는 점에서 '호재'로 여기는 분위기다.
특히 친문 진영에서 적극적으로 메시지를 내고 있다. 친문 맏형 홍영표 의원은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윤석열 후보가 드디어 검은 발톱을 드러내며 문재인 정권에 대한 정치보복을 공언했다"며 "검찰공화국을 수립해 복수의 화신처럼 잔인하고 치밀하게 공격을 개시할 게 뻔하다"고 비판했다.
윤건영 의원도 이날 MBC 라디오에 출연해 "공개적인 정치보복 선언으로 역대 대선에서 유례가 없던 초유의 사건"이라며 "염치도 없고, 신의도 없고 상식도 없는 망발"이라고 원색적 비난을 서슴지 않았다. 이어 "지금은 죄가 없지만 윤석열 후보가 당선되면 없던 죄가 생기는 꼴"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당과 이재명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차원에서도 윤 후보의 "적폐수사" 발언을 '문재인 수사'로 규정하고 당력을 집중할 예정이다. 무엇보다 문 대통령이 이날 직접 "현 정부를 근거 없이 적폐 수사의 대상으로 몬 것에 대해 강력한 분노"를 표명한 만큼, 기세를 몰아 역공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이날 민주당 정책조정회의를 주재한 윤호중 원내대표는 "검찰 출신 대선후보가 아무렇지도 않게 보복 수사를 공약하는 일까지 벌어졌다"며 "더불어민주당과 이재명 후보가 반드시 승리해 대한민국이 윤석열 사단의 손아귀에 놀아나는 일을 막겠다"고 강조했다.
선거공학적 차원에서는 '친문반이' 진영의 회귀를 기대하고 있다. 우상호 총괄본부장은 “문재인 대통령은 지지하지만 이재명 후보는 지지하지 않는 부동층 공략에 집중하겠다”고 밝힌 바 있는데, 이번 사건이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이에 앞서 이낙연 전 대표를 총괄선대위원장으로 추대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선대위 관계자는 이날 "친문 지지층 중에는 이 후보보다 윤 후보가 당선되는 것이 문 대통령을 안전하게 만드는 것이라는 인식을 하고 있는 분들이 있는데, 그게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됐을 것"이라며 "노무현 전 대통령의 비극을 문 대통령 때 다시 일어나게 하고 싶은지 묻고 싶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이해찬 전 대표는 전날 '이재명 플러스'에 올린 칼럼에서 "윤 후보가 정치보복을 입에 담아버린 이상 이번 대선은 다시는 있어서는 안 될 참담한 일을 막아야 하는 대선이 돼 버렸다"며 "다시 '지못미'(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를 외치는 그런 시대를 맞이할 수는 없다"고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