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김혜경 사과, '나 잡아봐라' 약 올린 것…본질 다 피해"
입력 2022.02.10 09:55
수정 2022.02.10 09:55
"너무 성의 없고 본질 다 피해가"
"이런 사과는 안 하는게 낫다"
"공무원을 사노비처럼 부린 게 본질"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배우자 김혜경씨가 공무원 심부름 및 법인카드 사적 유용 의혹 등을 사과한 것과 관련,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이걸 사과라고 했나 화가 나더라. 너무 성의가 없고 본질을 다 피해갔다"고 비판했다.
진 전 교수는 지난 9일 CBS라디오 '한판 승부'에서 "이런 식의 사과는 안 하는게 낫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사과한 내용을 보면 (5급 공무원) 배씨와 (제보자) A씨 사이의 관계에서 발생한 문제고 나는 A씨는 한 번 봤다. 하지만 그 책임은 내가 지겠다 이런 식"이라며 "문제의 본질을 다 피해가고 배씨 갑질의 문제로 프레임을 잡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문제의 핵심은 배씨라는 사람이 사실상 몸종의 역할을 한 것"이라며 "사실상 국가의 녹을 받는 공무원을 사노비처럼 부린 사건이다. 그것도 5급하고 7급(제보자 A씨) 둘씩이나. 이게 문제의 본질"이라고 지적했다.
진 전 교수는 "국가의 혈세로 2명의 공복을 고용, 사적으로 유용한 사건인데 그 부분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다. 사실상 혈세를 자기들 생활비로 쓴 것인데 그 부분에 대한 언급 없이 '수사나 감사로 받겠다'는 식으로 피해갔다"고 말했다.
이어 "한마디로 약 올리는 것, 캐치 미 이프 유 캔, 나 잡아봐라 거의 이런 식이었다"며 "제가 볼 때는 빵점, 오히려 마이너스 점수를 줘야 하고 이런 식의 사과는 안 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그는 바람직한 사과가 되기 위해선 "인정을 해야 한다"며 "'지방자치단체장들의 관행이 있었는데 그런 관행을 끊어내지 못했다'거나 '2016년에 행정안전부에서 하지 말라고 지침이 내려왔는데도 불구하고 하지 못해 미안하다'는 등의 사과를 했어야 한다"고 평가했다.
또 "법인카드 사용으로 공금을 유용한 부분들에 대해서는 잘못됐다고 분명히 인정하고 사과를 했어야 한다"고 일갈했다.
함께 출연한 열린민주당 김성회 대변인도 "이낙연 민주당 총괄선대위원장이 '진솔하게 인정하고 겸허하게 사과하라'고 했는데 그런 면에서 부족했던 것 같다"며 "이 악재가 발목을 더 이상 잡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그것을 끊어낼 수 있을 만큼의 사과는 아니었다 점에서 아쉽다"고 평가했다.
앞서 김씨는 기자회견을 열고 "수사와 감사를 통해 진실이 밝혀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선거 후에라도 제기된 의혹에 대해 성실하게 설명드리고, 끝까지 책임을 질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