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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급 빼고 다 오른다…정부 “물가 대응 일정 부분 어려움 느껴”

박상인 기자 (si2020@dailian.co.kr)
입력 2022.02.04 13:48
수정 2022.02.04 13:48

고환율 고려, 체감 유가 100달러 넘어서

정부 “우리나라 경제 영향 제한적 모습”

유류세 인하 조치 연장 실효성↓

전기·가스 요금 대선 후 2~3차례 인상

서울 시내의 한 주유소에서 기름이 판매되고 있다. ⓒ뉴시스

국내 물가가 겉잡을 수 없이 오르고 있다.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체감 유가가 100달러를 넘어섰고 농축수산물 가격 상승과 대선 이후 2분기 공공요금 인상예고까지 그야말로 ‘월급 빼고 다 오른다’라는 말이 나올정도의 전방위적 상승이다.


지난해 10월부터 1월까지 4개월 간 물가상승률 3%대를 기록하고 있으며, 2월엔 물가상승률 4%대를 기록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정부는 물가 상승 억제에 총력을 다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대응에 어려움을 겪는 등 아직 뾰족한 수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소비자물가지수 3.6%↑…체감 유가 ‘100달러’ 돌파
1월 소비자물가지수 품목성질별 등락률 ⓒ통계청

4일 통계청 등에 따르면, 1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4.69로 전년동월대비 3.6% 상승했다. 근원물가인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도 3.0% 상승하면서 10년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우선, 국제유가가 물가상승을 주도하고 있다. 지난해 말 배럴당 70달러대였던 원유가격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로 급등하기 시작했다.


유가정보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3일 기준 국내 들여오는 두바이유 현물 가격(싱가포르 거래소)은 87.46달러로 전년동기(57.64달러)대비 51% 상승했다. 이는 지난 2014년 10월 13일(88.25달러) 이후 7년여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북해산 브렌트유와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도 각각 91.11달러, 90.27달러를 기록하며 90달러를 돌파했다.


게다가 최근 달러 가치가 급등하면서, 국민이 체감하는 유가 부담은 100달러를 넘어섰다 2014년엔 두바이유 가격이 100달러를 오르내렸지만 이 당시의 원·달러 환율은 1000원 초반대였다.


그러나 미국의 금리 인상예고 등으로 원화 약세가 계속되면서 원·달러 환율은 1,206.4원(3일 기준)까지 오르며 1년7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현재 기름값은 100달러가 못되지만 고환율을 고려하면 체감 유가는 이미 100달러를 넘어섰다고 볼 수 있다.


농축수산물의 가격 상승도 무섭다. 지난해 12월 농축수산물 수입가격지수는 109.9로 1년 전보다 33.5% 상승했다. 1월 농축수산물 물가도 배추(56.7%)와 딸기(45.1%), 수입쇠고기(24.1%), 달걀(15.9%), 돼지고기(10.9%) 등의 상승폭이 컸다.

정부 “경제 직접 영향 제한적”…주유소 휘발유 L당 1800원 돌파 ‘초읽기’
이억원 기획재정부 차관이 지난달 28일 서울 양재 하나로마트에서 열린 제4차 물가관계차관회의를 주재,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이같은 상황에 정부는 우크라이나 사태는 우리나라 경제 영향은 제한적인 모습이라며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종합적인 대응 계획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억원 기획재정부 1차관은 4일 우크라이나 사태 비상대응 TF 회의에서 “최근 에너지, 원자재 가격 변동성은 다소 확대됐으나 우크라이나 사태의 직접적인 영향으로만 보기는 어렵다”며 “우리의 에너지 재고·비축 물량 등을 감안하면 단기적으로 우리 경제에 직접적 영향은 크지 않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국내 휘발유 가격은 연일 상승세다. 한국석유공사 오피넷에 따르면 4일 기준 전국평균 주유소 휘발유 판매가격은 L당 1673.87원을 기록하고 있고, 특히 서울의 경우는 L당 1746.56원을 기록하면서 전국 주유소 휘발유 가격이 조만간 L당 1800원을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정부가 국내 기름값을 안정시키기 위해 도입한 유류세 인하 조치가 오는 4월 말 종료 예정인 가운데 연장을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이지만 이미 인하 조치 연장의 실효성이 점차 떨어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공공요금 대선 후 인상…정부 “물가 안정 노력하겠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새해 추가경정예산안 관련 제안설명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정부는 물가 상승에 총력을 기울여 대응하겠다는 입장이지만 3월 대선이 지나자마자 지금까지 미뤄왔던 공공요금까지 올리겠다는 심산이다. 전기요금은 대통령 선거가 끝난 이후 4월, 10월 두차례 오른다. 가스요금도 오는 5월과 7월, 10월에 단계적으로 올리겠다는 목표다.


택시나 버스를 포함한 대중교통 인상도 앞두고 있다. 현재 인상폭을 놓고 연구용역이 이뤄지고 있는데, 택시의 기본요금은 현재 3300원에서 1000원 안팎, 버스요금도 300원에서 400원 정도 올리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한편 정부는 물가 상승에 관해 대응의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고 토로하면서 아직까지 뾰족한 수가 없다는 입장이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오늘(4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6%를 기록한 것과 관련 “조만간 물가가 안정될 수 있도록 정부도 더 노력하겠다”면서도 “원자재 가격과 같은 소위 글로벌 공급 여파가 (물가 상승에) 큰 비중을 차지해 정부도 대응하는데 일정 부분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박상인 기자 (si202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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