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향하는 벤투…장기 집권 법칙 따를까
입력 2022.02.03 00:06
수정 2022.02.03 07:07
벤투호 한국 축구, 10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
장기 집권 시 월드컵 본선서 좋은 성적 거둬
10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이끈 파울루 벤투 감독이 ‘장기 집권=호성적’의 법칙에 도전한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1일(한국시각) UAE 두바이 라쉬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시리아와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8차전서 2-0 승리했다.
이로써 6승 2무(승점 20)를 기록한 한국은 최종예선 8경기 연속 무패행진으로 A조 최소 2위 자리를 확보하며 10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지었다.
한국 축구는 1986년 멕시코월드컵을 시작으로 10회 연속 본선행에 성공했다. 엄청난 대기록이 아닐 수 없다. 이는 브라질(22회), 독일(18회), 이탈리아(14회), 아르헨티나(13회), 스페인(12회)에 이어 전 세계 6번째 대기록이기 때문이다.
이제 대표팀은 최종 예선 남은 2경기 일정을 마무리한 뒤 본격적인 월드컵 본선 준비에 돌입한다.
다음 달 말 이란(홈), UAE(원정)와 잇따라 만나는 일정이며, 본선 진출국이 모두 가려진 4월 3일에는 카타르 월드컵 조추첨에 나선다. 대표팀은 조별리그서 만나게 될 상대에 따라 A매치 평가전을 치르고 11월 말 카타르로 이동해 통산 12번째 월드컵 일정을 치른다.
벤투 감독은 지난 2018년 러시아 월드컵이 끝난 직후인 8월 대표팀 감독에 선임됐다. 이듬해 열린 AFC 아시안컵에서 8강에 머물러 우려를 자아냈으나 빠르게 팀 정비에 나섰고 특별한 위기 없이 월드컵 최종예선을 통과하며 지도력을 인정받고 있다.
1986년 멕시코 월드컵부터 꼬박 개근 중인 대표팀은 사령탑이 장기 집권 했을 때 호성적을 거둔 공식을 지니고 있다.
김정남 감독(1986년)과 이회택 감독(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 체제에서는 세계의 높은 벽을 실감했지만 약 2년 간 팀을 맡았던 김호 감독(1994년 미국 월드컵)은 조별리그서 스페인과 비기고 독일과 접전을 벌이는 등 가능성을 내비친 바 있다.
1998년 프랑스 대회에서는 차범근 감독이 대회 도중 경질되는 내홍이 있었고, 자국에서 열린 2002 한일 월드컵에서는 거스 히딩크 감독이 1년 7개월간 전폭적인 지원 속에 4강 신화를 이룩했다.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는 움베르트 쿠엘뉴, 조 본프레레 감독을 거치며 분위기가 흔들렸고 본선을 불과 8개월 앞둔 상황에서 딕 아드보카트 감독을 선임했으나 조별리그를 통과하는데 실패했다.
2010년 남아공 대회에서는 허정무 감독이 2007년 12월 지휘봉을 잡았고 2년 넘는 긴 기간 지휘하며 팀을 완성시켜나갔다. 그 결과 대표팀은 사상 첫 원정 16강 진출의 성과를 냈고, 2002년 한일 월드컵 다음으로 최고의 성적을 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도 어수선했다. 조광래 감독이 중도 퇴출됐고 K리그를 지배하던 최강희 감독이 최종 예선까지만 팀을 맡은 뒤 홍명보 감독에게 바통을 넘겼으나 1년의 시간은 너무 부족했고 졸전 끝에 조별리그 탈락의 쓴잔을 받았다.
2018년 러시아 월드컵에서는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2년 9개월간 장기 집권했으나 월드컵을 1년 앞둔 최종 예선 막판 경질됐고 신태용 체제로 전환했으나 조별리그를 통과하는데 실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