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준법위 2기 출범-상] 우여곡절 속 경영권 승계·무노조 폐기 성과
입력 2022.02.02 06:00
수정 2022.02.01 16:30
2020년 출범 후 2년간 다양한 성과로 투명한 삼성 초석 마련
이재용 부회장 높은 신뢰·지지 큰 힘…계열사 준법경영 강화
ESG 부상 속 기업문화 혁신 등 역할 범위 확대 기대감 커져
![](https://cdnimage.dailian.co.kr/news/202202/news_1643682748_1079091_m_1.jpeg)
지난 2020년 준법감시제도 마련이라는 법원의 주문으로 출범한 삼성 준법감시위원회가 2월로 만 2년을 맞았다. 지난 2년간 활동을 펼친 1기에 이어 오는 5일부터 2기가 활동에 들어가는 준법위가 그동안 거둔 성과와 향후 과제들을 살펴본다.[편집자 주]
지난 2020년 2월 출범한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준법위)는 지난 2년간 활동을 마치고 새로운 2년을 시작한다.
준법위는 지난 2년간 경영권 승계 포기, 무노조 경영 폐기, 시민단체 등 이해관계자들과의 소통 확대 등 투명한 삼성을 위한 초석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총수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으로부터 대국민사과와 함께 무노조 경영 폐기와 4세 경영 승계 포기 약속을 이끌어 냈다.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 2020년 5월 준법위 권고를 받아들여 직접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고 경영권 승계와 무노조 경영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이후 지난해 8월에는 삼성전자가 창사 이후 첫 단체협약을 체결하면서 이러한 약속은 현실화됐다.
또 과거 삼성이 미래전략실을 통해 시민단체 기부금 후원 내역을 무단으로 열람한 것에 대해 17개 삼성 계열사로부터 공식 사과도 받아냈다.
이와함께 주요 계열사들의 확고한 준법 경영 문화 정착에도 성과를 냈다. 현재 삼성전자·삼성SDI·삼성전기·삼성물산·삼성SDS·삼성생명·삼성화재 등 7개 주요 계열사가 준법위와 협약을 체결하고 참여 중이다.
이들 7개 계열사는 그동안 법무팀 등에 속해 있던 컴플라이언스 조직을 대표이사 직속으로 편입, 최고경영진의 준법의무 강화를 통해 지배주주의 준법 여부를 간접적으로 통제가 가능하게 됐다. 이러한 성과 속에 향후 준법위 참여를 전 계열사로 확대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가장 큰 성과는 이 부회장을 비롯한 그룹 최고경영진들의 긍정적인 인식 변화를 이끌어 냈다는 점이다. 이는 준법위가 삼성 내 전반적인 준법 경영 강화와 기업 문화 혁신에 속도를 낼 수 있는 기틀이 됐다.
총수인 이 부회장만 하더라도 지난해 1월 국정농단 파기환송심에서 2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자신이 법정 구속되는 상황에서도 준법위 활동에 높은 신뢰를 보내며 생존 기로에 섰던 준법위가 다시 힘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당시 재판부가 실효성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했다는 이유로 준법위 활동을 양형에 반영하지 않았음에도 이 부회장은 “준법위 활동을 계속 지원하겠다. 앞으로도 본연의 역할을 다해 달라”며 준법위에 변함없는 지지를 보내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인 것이다.
![](https://cdnimage.dailian.co.kr/news/202202/news_1643682748_1079091_m_2.jpeg)
준법위의 존재를 삼성이 아프지만 맞아야 할 ‘백신’으로 비유하기도 했던 김지형 준법위 초대 준법위원장은 준법위가 새로운 시도를 한 자체에 의미를 뒀다. 김지형 위원장은 지난달 18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대기업 컴플라이언스(준법) 현황과 개선 방안’을 주제로 한 토론회에서 이같은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1기 마지막 활동으로 열린 당시 토론회 인사말을 통해 “애당초 위원회의 목표는 성공이나 완벽한 성과가 아니라 새 경험을 쌓는 것이었고 일단 그 목표는 일단 이뤘다”며 “이제 남은 것은 그 경험을 밑거름 삼아 더 먼 길을 함께 걸어 나가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에 앞서 지난해 말 송년사를 통해서는 지난 2년간의 1기 활동에 대해 “조그만 디딤돌 하나를 놓았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재계에서는 법원의 주문으로 출범한 준법위가 이 부회장의 사법 리스크를 넘어 경영 리스크까지 해소하는 데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또 총수 등 최고경영진뿐만 아니라 삼성의 주요 계열사들로 준법 경영 문화를 확산시키는데도 성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제 막 1기 활동을 마친 준법위가 앞으로 할 역할은 더욱 많아질 것이라는 게 재계의 예상이다. 최근 재계 이슈로 부각되고 있는 환경·사회·지배구조(ESG)에 맞춰 준법 경영 강화와 기업 문화 혁신을 위해 준법위가 역할을 할 수 있는 범위가 확대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그동안 준법위가 많은 우여곡절 속에서도 준법경영과 기업문화 개선에 많은 성과를 낸 것으로 보고 있다”며 “향후 2기에서는 1기때보다 더 많은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https://cdnimage.dailian.co.kr/news/202202/news_1643682748_1079091_m_3.jpeg)
![](https://cdnimage.dailian.co.kr/reporter/profile_33158_1602655162.pn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