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 '청약 전쟁' 끝나자 증권사 '쩐의 전쟁'
입력 2022.01.20 11:30
수정 2022.01.20 11:17
투자시장에 뭉칫돈 풀려 자금유치 경쟁
21일 증거금 환불…공격적 이벤트 벌여
'역대급 흥행'을 기록한 LG에너지솔루션 공모주 청약에 몰렸던 자금이 어디로 향할지 주목된다. 증권가에선 상장 후 LG에너지솔루션 물량을 확보하려는 움직임과 함께 주요 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 펀드로 자금이 유입될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의 청약 증거금은 다음날인 21일 환불된다. 수십조원의 자금이 다시 투자자들에게 돌아가는 만큼 이를 유치하기 위한 증권사들의 '쩐의 전쟁'이 다시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이번 청약을 앞둔 17~18일 이틀간 증권계좌가 170만개 급증하고, 청약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은행에서 '영끌' 대출을 받는 현상까지 나타났다. 이에 증권사들은 시장에 풀린 막대한 자금을 끌어오기 위해 공격적인 영업에 나서고 있다.
특히 KB증권은 대표 주관사를 맡아 50조8073억원에 달하는 증거금을 끌어모으며 막대한 수수료 이익과 함께 추가 자금을 흡수할 기회까지 확보했다. 지난 10일까지 신규계좌 개설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나면서 개인투자자 유치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밀려든 뭉칫돈…포르쉐 내걸고 '환불금 잡아라'
관건은 밀려든 '잠재적 고객'을 어떻게 '지속 고객'으로 바꾸느냐다. 증권사 관계자는 "과거에도 청약에 몰렸던 증거금은 순식간에 다른 곳으로 빠져나가기 때문에 이를 계속 잡아두는데 어려움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이에 KB증권은 청약 참여 고객들을 대상으로 중개형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가입 시 최대 100만원 한도로 세전 연 5.0% 특판RP(91일물) 매수 기회를 제공하는 등 '고객 잡아두기'에 공을 들이고 있다.
신한금융투자도 이달 공모주 청약을 신청한 고객 대상으로 백화점 상품권 지급과 연 3.0% 특판RP(91일물) 가입 등 환불금 재투자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또 청약 참여고객 1명에게 추첨을 통해 포르쉐 타이칸을 제공하는 파격적인 마케팅으로 화제를 모았다. 증권사에서 1억5000만원에 달하는 고급 자동차를 경품으로 내건 것은 이례적이다.
신한금융투자 관계자는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큰 폭으로 확대되고 있는데 안정적이고 높은 수익을 추구하는 고객들의 니즈가 많다"면서 "이번 공모 청약 환불금의 새로운 투자처를 고민하는 고객들을 위해 이벤트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 청약에 인수회사로 참여한 증권사 관계자는 "증권사 입장에선 이번 IPO가 흥행에 성공했다는데 의미가 있지만, 빠져나갈 고객들을 서둘러 잡아둬야 의미가 있다"면서 "포르쉐를 경품으로 주겠다는 공격적인 마케팅도 고객과 자금 유치를 위한 선점 경쟁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