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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만배 "곽상도가 돈 달라고 해"…대장동 녹취록 일부 공개 파장

이배운 기자 (lbw@dailian.co.kr)
입력 2022.01.20 09:37
수정 2022.01.20 10:47

곽상도 측 "내용 사실과 달라…녹취록 진위 여부 평가해야"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해 12월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한 뒤 법정을 나서며 취재질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이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에게 금품을 요구한 정황이 담긴 녹취록이 공개돼 파장이 일고 있다.


한국일보는 19일 천화동인5호 소유주 정영학(54) 회계사가 2019년부터 2020년까지 김씨와 나눈 대화를 녹음한 녹취록을 입수해 보도했다.


공개된 녹취록 내용 중에는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가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을 비롯한 이른바 '50억 클럽' 멤버들이나 성남시 소속으로 추정되는 공무원들을 상대로 로비를 벌인 정황과 분양수익을 로비 자금으로 어떻게 분배할지를 논의한 대화 등이 포함됐다.


이에 따르면 김씨는 2020년 4월 4일 정씨와 대화하면서 "병채(곽병채) 아버지(곽상도)는 돈 달라고 그래. 병채 통해서"라며 곽 전 의원이 화천대유에서 근무한 아들 곽병채씨를 통해 금품을 달라고 요구했다는 취지로 말했다.


김씨가 병채씨에게 '아버지가 무엇을 달라느냐'고 묻자 병채씨가 '아버지한테 주기로 했던 돈 어떻게 하실 건지'라고 답했고, 이에 김씨가 '한꺼번에 주면 어떻게 하느냐. 그러면 양 전무보다 많으니 한 서너 차례 잘라서 너를 통해서 줘야지'라고 답했다는 내용도 담겼다.


곽병채씨는 2015년 6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화천대유에서 5년 10개월 근무하고 퇴직했다. 화천대유는 병채씨에 퇴직금 명목으로 50억원을 지급했는데 검찰은 곽 전 의원이 화천대유가 포함된 '하나은행 컨소시엄'이 대장동 민간 사업자로 선정되는 데 역할을 한 사후 대가로 의심하고 있다.


김씨와 정 회계사의 대화에서는 이른바 '50억 클럽'으로 불린 화천대유의 로비 대상 명단과 금액 배분 계획도 나왔다.


이에 따르면 김씨는 2020년 3월 최재경 전 청와대 민정수석, 박영수 전 특별검사, 곽상도 전 의원, 김수남 전 검찰총장, 홍선근 머니투데이 회장, 권순일 전 대법관 이름을 언급하며 '50개(50억 원)'씩 챙겨주어야 한다는 취지로 정 회계사에게 말했다. 이에 정 회계사는 '곱하기 50 하면 300억'이라고 답했다.


이밖에도 녹취록에는 김씨가 공무원과 골프를 치는 등 접대하는 내용, 김씨가 언론에 대한 자신의 영향력을 과시하는 내용 등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해당 보도에 대해 즉각 우려를 표명했다. 서울중앙지검은 "형사사건의 조서, 녹취록, 녹음파일 등이 그 맥락과 사실관계에 대한 정확한 확인 없이 외부로 유출될 경우 관련 재판과 진행 중인 수사에 지장을 줄 우려가 있다"며 "사건관계인의 명예와 사생활에 대한 침해 우려도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검찰은 기소 이후 법에 따라 증거기록을 피고인 측에 열람 및 등사해주고 있으며 법원 결정에 따라 녹음파일도 제공됐다"며 "형사소송법은 '피고인이나 변호인이 열람, 등사한 자료를 재판이 아닌 다른 목적으로 유출'하는 경우 형사처벌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다"고 우회적으로 경고했다.


곽 전 의원 측 변호인은 "녹취록 중 곽 전 의원 부분이 사실과 다르다는 점은 검찰 수사 과정에서 해명되는 중"이라며 "작년 법원 영장심사에서도 위 녹취록의 문제점이 확인됐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배운 기자 (lbw@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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