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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카카오 공동체, 김범수 리더십 보여줄 때 [최은수의 시시비비]

최은수 기자 (sinpausa@dailian.co.kr)
입력 2022.01.17 07:00
수정 2022.01.15 08:41

잇따른 카카오 계열사 논란에 '각자도생' 성장방식 지적

카카오 그룹 신뢰 '흔들', 김범수 의장 책임론 대두

내부통제 프로세스 강화, 카카오 2.0 고민해야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지난해 10월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통신위원회 소관 감사대상기관 종합감사에 출석해 의원질의에 답하고 있다.(공동취재사진)ⓒ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국내 대표 IT 공룡으로 평가 받던 카카오가 총체적인 위기에 직면했다. 카카오의 주가는 지난해 4월 액면분할 이후 처음으로 9만원대로 내려 앉았다. 네이버와 3위 자리를 두고 엎치락 뒤치락 다투던 코스피 시가총액 순위는 9위로 떨어졌다.


지난해 12월 류영준 전 카카오 대표 내정자와 신원근 차기 카카오페이 대표 내정자를 포함한 경영진 8명이 878억원에 달하는 보유지분을 매각해 ‘스톡옵션 먹튀’ 논란이 커지면서 카카오 그룹 전체가 휘청이고 있어서다.


결국 류영준 대표 내정자는 자진 사퇴했고, 카카오는 임원·최고경영자(CEO) 주식 매도 제한과 계열사 상장 재검토 계획을 발표하며 사태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여전히 카카오에 대한 시장의 신뢰는 회복하기 쉽지 않은 모양새다.


카카오 직원들 사이에서도 근본적으로 임원에게 집중되고 있는 보상 체계를 개편해야 한다는 불만이 커지는 등 내부에서도 신뢰가 흔들리며 카카오 그룹은 안팎으로 위기를 맞았다.


이는 곧 카카오 그룹 전체의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 문제로 번졌고, 카카오 창업주인 김범수 의장의 책임론이 대두되고 있다. 특히 먹튀 논란의 중심이 된 류영준 전 카카오 대표 내정자에 대한 김 의장의 신임이 두터웠던 것으로 알려져 더욱 책임을 피하기 어려워졌다.


김범수 의장은 지난해 골목상권 침해 논란으로 시장의 뭇매를 맞았을 때도 논란의 중심이 된 카카오모빌리티 등 계열사들과 소통이 미흡했다는 지적이 나온 바 있다. 이에 국정감사 등에서 거듭 상생 방안과 경영 쇄신을 약속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계열사 위기 대응과 내부 통제에 미흡한 모습을 보여줬다.


업계에서는 김 의장이 고집해온 카카오의 성장방식이 한계에 부딪혔다고 지적한다. 김 의장은 카카오 최고경영자(CEO) 100인 육성을 목표로 카카오 계열사들의 자율적인 경영을 최대한 보장하는 경영 철학을 고수해왔다. 각 CEO에 독립적인 경영권을 부여해 창의적이고 민첩한 의사결정으로 신사업을 빠르게 키우기 위해서다.


덕분에 카카오는 계열사 158여개를 거느릴 만큼 덩치가 커졌지만 계열사들이 ‘각자도생’하는 부작용이 연달아 발생했다. 그룹 내부통제에 대한 김 의장의 고민이 소홀했다는 지적이다. 또 카카오의 잇따른 자회사 기업공개(IPO) 추진 전략 또한 무리한 수익화와 먹튀 논란 등 잠재리스크에 대한 불안감을 키웠다.


이에 김 의장은 '컨트롤타워'를 강화하며 결단을 보이고 있다. 최근 카카오는 계열사 간 시너지를 높이고 본사와 원활한 협업체계 공동체컨센서스센터를 '코퍼레이트얼라인먼트센터'로 개편했다. 카카오의 사회적 역할에 대해 고민하고, 경영진과 임직원들의 윤리 의식 강화와 리스크 방지를 위한 각종 방안을 적용할 계획이다.


아울러 김 의장은 미래이니셔티브센터에 남궁훈 카카오게임즈 전 대표를 선임해 공동체의 10년 미래와 글로벌 사업에 집중하겠단 목표다.


여전히 숙제는 많이 남아있다. 카카오모빌리티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올해로 목표했던 IPO도 악재를 맞은 상황에서 어떻게 풀어낼지 문제다. 각종 재무적 투자자들의 투자금 회수를 무작정 미룰 수 없다. 아울러 이미 떨어진 주주들의 신뢰 회복과 카카오 계열사들간의 이해충돌 조율도 쉽지 않을 터다.


앞서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김 의장은 “플랫폼은 빛과 그림자가 있다고 생각한다. 빛은 자본과 배경이 없어도, 기술이 모자라도 큰 흐름의 시장에 참여할 기회가 있다는 것”이라며 플랫폼 비즈니스에 대한 소신과 의지를 내비친 바 있다. 그가 무너진 리더십 회복과 위기 극복에 성공해 플랫폼의 '빛'을 발하길 기대한다.

최은수 기자 (sinpaus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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