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거대 양당의 '안철수 저지' 담합? 토론 배제 논란 지속

최현욱 기자 (hnk0720@naver.com)
입력 2022.01.14 11:00
수정 2022.01.14 13:52

설 전 TV토론, 이재명·윤석열 '양자'

안철수 배제…국민의당 비판 목소리

"安 치고 올라오니 위협감 느끼는가"

국민의당·정의당, 법적 대응 고려 중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11일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기자협회 초청토론회에 시작에 앞서 물을 마시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설 연휴 전 양자 TV토론에 임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최근 지지율 상승세를 보이며 '3강 대열'에 근접했던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토론에서 배제해 논란이 되고 있다.


14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3회의 법정 의무 토론 이외 추가 TV토론 준비를 위한 실무협상에 임하고 있다. 법정 의무 토론은 다음 달 21일과 25일 및 3월 2일에 3회 예정돼 있는데 대선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은 만큼, 후보 간 합의로 추가 토론의 장을 만들어 국민에 대선 후보로서의 자질을 평가 받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집권여당인 민주당과 제1야당인 국민의힘 후보만 추가 토론에 임하기로 한 점이 갑론을박을 낳고 있다. 특히 1월 들어 각종 여론조사에서 15% 안팎까지 지지율을 끌어올리며 상승세를 달리던 안 후보를 배제하자, 국민의당 측에서 불만이 표출되고 있다.


권은희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국민의당을 배제하고 양측으로만 진행하는 토론 실무협상은 공정한 선거에 의해 선출된 대통령에게 민주적 정당성을 부여하도록 한 헌법 정신을 위배하는 협상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 지적했다.


국민의당이 문제 삼고 있는 부분은 역시 지지율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주관하는 법정 3회 토론에 참여할 수 있는 기준이 '직전 선거에서의 지지율 5%', '최근 한 달 여론조사 평균 지지율 5% 상회'인 만큼 후보 간의 추가적인 합의로 진행되는 토론에서도 같은 기준이 적용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권 원내대표는 "공정성과 국민의 알 권리 보장을 위해 정해진 법적 기준에 따라 당연히 토론 참석 대상이 된 후보이고, 민심의 호응으로 지지율 상승 추세가 뚜렷한 안 후보를 배제할 수 있는 공정한 기준이 무엇이 있을 수 있는가"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의 부패 연루 의혹 후보와 비교되고, 국민의힘의 국정운영 자질 없음과 비교되는 미래 성장 국정운영 능력이 뚜렷한 안 후보를 배제해야 양측 후보에게 유리할 것이라는 부당 거래가 아니면 무엇이겠는가"라며 "한 줌의 양심과 한 가닥의 이성이라도 남아 있다면 즉시 멈추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태규 국민의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총괄선대본부장 또한 전날 CBS라디오 '한판승부'에서 "우리 입장에서는 안 후보의 상승기류를 막기 위해서 두 당이 담합한 것으로 보고 있다"며 "안 후보가 치고 올라오는 게 진영의 힘이 아니라 바닥에 있는 민심에 의해서 올라가니 두 당이 위협을 느껴 힘을 합쳐 막자는 술수"라고 비난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지난해 12월 28일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앰배서더 서울 호텔에서 열린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지방소멸대응특별법안 국회발의 간담회 시작에 앞서 열린 사전환담에 참석해 대화를 나누고 있다. (공동취재사진)ⓒ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국민의당 측 강력 반발에 민주당과 국민의힘의 입장은 갈리는 모습이다. 서로 상대방의 '양자 토론 제안'에 응했을 뿐, '특정 후보 견제' 등의 어떤 의도를 가지고 국민의당 혹은 정의당을 배제한 게 아니라는 입장이다.


민주당과의 토론 실무협상단장을 맡고 있는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민주당에서 윤석열 후보와 양자 토론을 하자고 요청을 해 우리가 수용을 하면서 협상을 한 것"이라며 "양자 토론이 원래 주제였고, 1차 회의를 하고 나니 다른 당들이 '왜 우리는 빼느냐'고 문제제기를 했다. 원래 다자 간에 의제를 가지고 논의하자 했던 플랫폼이 아닌 것"이라 설명했다.


반면 전재수 민주당 의원은 "'양자'라는 표현을 저희들이 해 본 적이 없다. 윤 후보가 토론을 안 나오니 윤 후보에게 제안을 계속 했던 것"이라며 "안 후보나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토론에 당연히 나온다는 입장이었기에 나오지 않는다는 입장이었던 윤 후보에게 토론 요구를 했던 것이다. '양자'라는 표현은 쓴 적이 없는 것"이라 반박했다.


국민의당은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양자 토론을 강행할 경우 대대적인 시위와 함께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 등 법적인 대응까지 고려하고 있다. 정의당 또한 법적 대응을 고려하며 추이를 지켜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차재원 부산가톨릭대 특임교수는 이날 JTBC '아침&'에 출연해 "거대 정당의 정치적 짬짬이를 통해 '정치적 약자'인 국민의당과 정의당의 후보를 배제하는 행태가 됐다"며 "이 때문에 일종의 정치적 형평성 문제에서 상당한 논란을 가지고 있는 문제가 있다"고 진단했다.

최현욱 기자 (iiiai0720@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