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는 치료제, 게임체인저? ③] 백신·치료제, 언제까지 수입만 할 것인가
입력 2022.01.15 07:14
수정 2022.01.14 18:59
전문가 "국내 먹는치료제 개발 가시화 된 것 없어…팍스로비드, 대규모 투자로 속도 빠른 것"
"1일 1회 1정 국산 먹는 치료제 임상결과 한두달 내 발표"…항체 치료제, 렉키로나주와 병용
SK바이오사이언스 재조합 단백질 백신 개발중…1분기 안에 임상결과 발표 예정
국산 먹는 치료제·백신, 안정적 물량 확보와 감염병 대응 위해 계속 기술개발 모색해야
해외에서 개발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경구용(먹는) 치료제가 국내에 들어와 투약을 눈앞에 두고 있지만 국내의 코로나19 먹는 치료제와 백신 개발 속도는 아직도 더디기만 하다. 전문가들은 국내 먹는 치료제 개발은 여전히 안갯속에 있다고 말했다. 다만 백신 개발의 경우 SK바이오사이언스에서 개발 중인 재조합 단백질 백신 개발이 가장 빠르다며 1분기 내에 임상 결과가 나올 것으로 내다봤다.
최재욱 고려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국내 먹는 치료제 개발은 노력 중이지만 가시화된 것은 없다"며 "임상 2상 정도는 진행이 돼야 가시화된다고 볼 수 있는데 그 정도로 진행된 회사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개발도 자본 싸움이기 때문에 '팍스로비드'의 경우 대규모 회사에 큰 투자가 있어 빠른 개발이 가능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천은미 이대 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국내 기업이 만드는 먹는 치료제 중 개발 속도가 빠른 것은 일동제약과 일본 제약사 시오노가 협업으로 개발 중인 먹는 치료제로 알고 있다"며 "'팍스로비드'와 같은 기전을 이용한 약으로 2정을 복용하는 '팍스로비드'에 비해 1일 1회 1정만 복용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천 교수는 "한두달 내로 임상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국내에서 개발, 생산한 치료제로는 셀트리온의 코로나19 항체 치료제 렉키로나주가 있다. 먹는 치료제는 아니지만, 현재 코로나19 환자의 치료에 많이 쓰이고 있다.
최 교수는 "앞으로는 먹는 치료제를 활용하게 되면 렉키로나주 사용이 줄어들 것"이라며 "팍스로비드 같은 경우 중증 예방 효과가 88%나 되지만 렉키로나는 이만큼의 효과는 볼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천 교수는 "치료제로는 먹는 치료제만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팍스로비드'의 경우 간과 신장에 이상이 있는 환자에게 쓸 수 없기 때문에 먹는 치료제를 쓸 수 없는 경우 항체 치료제를 이용해 치료하면 된다"고 밝혔다. 특히 "델타 변이 환자에는 렉키로나주 같은 항체 치료제가, 오미크론 감염자는 렘데시비르가 효과가 좋다"고 부연했다.
백신의 경우 국내에서 가장 빠른 개발 속도를 보이는 백신은 임상 3상이 진행 중인 SK바이오사이언스다. 미국 노바백스 코로나19 백신을 위탁 생산 진행 중인 SK바이오사이언스는 재조합 단백질 백신을 개발하고 있다.
송대섭 고려대 약대 교수는 "SK바이오사이언스에서 만들고 있는 재조합 단백질 백신이 가장 개발 속도가 빠르다"며 "3상을 진행 중이라 결과가 금방 나올 것이라고 본다. 만약 결과가 좋으면 상용화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송 교수는 "일반적인 백신은 상용화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지만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대부분 긴급사용 승인을 받기 때문에 상당히 빨리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정기 고려대 약대 교수는 "SK바이오사이언스에서 재조합 기술을 활용한 백신이 3상 진행 중이다. 기대해봐도 될 것 같다"며 "먹는 치료제는 안갯 속이고 백신은 SK바이오사이언스의 3상 결과가 잘 나오면 안개가 걷힐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교수는 특히 "1분기 안에 임상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 교수는 "SK바이오사이언스 3상 임상 결과가 효과가 좋다는 결과가 나오면 안정성 검증, 가격 경쟁을 다 고려해 판매가 승인될 것"이라며 "일단 3상 임상 결과가 어떻게 나올 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안정적인 물량 확보를 위해서라도 국내 먹는 치료제와 백신의 개발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김 교수는 "우선적으로 개발하는 국가에 물량을 어느 정도 공급해야 한다는 계약 조건이 있어 국내 생산을 할 경우 물량 확보가 쉽다"고 설명했다. 천 교수는 "백신 개발에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어가는 것은 맞다"며 "그럼에도 새로운 감염병에 대처하기 위해 계속해서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