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만난 손경식 "규제혁신‧조세감면‧노사관계 선진화 힘써달라"

경총회관서 10대 그룹 CEO 토크 진행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2일 오후 서울 마포구 경총회관에서 열린 10대 그룹 CEO 토크 '넥타이 풀고 이야기합시다'에 참석해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에게 정책건의서를 전달받고 있다.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기업 경영환경 개선을 국정 청사진에 반영해 줄 것을 요청했다.

손 회장은 12일 오후 서울 마포구 한국경영자총협회 회관에서 이 후보가 참석한 가운데 열린 10대 그룹 CEO 토크 ‘넥타이 풀고 이야기합시다’에서 인사말을 통해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경제 환경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고, 청년 일자리 문제도 심각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경제는 국가가 추구하는 가치를 실현하기 위한 가장 근본적이고 중요한 수단이고, 경제를 이끌어 나가고 성장시키는 주역은 기업”이라면서 “하지만 안타깝게도 우리 기업들의 여건은 글로벌 기업들과 경쟁하기에 좋은 환경이 되지 못하고 있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손 회장은 먼저 기업규제에 대해 언급했다. 각종 행정규제와 공정거래에 관한 규제가 글로벌 스탠다드보다 월등히 까다롭고, 최근에는 상법의 대주주 의결권 규제까지 세계에서 유례없이 강화됐다며 “근본적인 규제혁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세부담도 매우 크다고 지적했다. 상속세와 법인세, 부동산 세제 같은 조세제도가 국민과 기업에 큰 부담을 주고 있는 만큼, 이 부분에 대한 개선도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여러 법 규정에서 기업인 형사처벌 조항이 너무 많아 기업인들이 높은 형사법적 리스크를 감수하고 있다는 점도 애로사항으로 지목했다. 대표적인 예로 최근에 입법된 중대재해처벌법을 들면서 이를 보완하지 않는다면 많은 기업인들이 잠재적 범죄자로 내몰리게 될 형편이라고 호소했다.

손 회장은 “중대재해처벌법은 현실에 맞도록 수정되어야 할 것이며, 재해의 예방 활동이 대폭적으로 강화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동규제 역시 시대 변화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자리의 모습이 점차 다양해지고 있지만, 노동법제는 여전히 1950년대에 만들어진 반세기 전 수준에 머물며 시대 사정을 수용할 수 있는 유연성이 결여됐다는 것이다.

특히 주 52시간 근무제를 예로 들며 “이는 현장의 사정을 이해하지 못한 제도로,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우리 노사관계 풍토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했다. 손 회장은 “우리나라는 대립과 갈등의 노사관계가 국가 경쟁력의 발목을 잡고 있다”면서 “노사관계 선진화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로, 우리가 조속히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강조했다.

기후위기 대응, 탄소중립 같은 환경 문제에 대해서는 세계적 흐름에 따라야 한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면서도 세계 각 국가와 보조를 맞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탄소중립 목표를 수립함에 있어 우리 기업들에게만 너무 과도한 부담을 부과해서는 안된다는 지적이다.

손 회장은 평소 이 후보가 ‘기업의 혁신을 통한 국가 경쟁력 확보’를 여러 차례 강조하고 ‘성장을 중심에 올려놓겠다’고 다짐한 것을 거론하며 “국가경쟁력 제고와 국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자유로운 경제활동과 기업가정신이 존중받을 수 있는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날 손 회장은 이 후보에게 기업의 혁신과 일자리 창출을 가로막는 애로사항과 개선점을 담은 경영계 건의서를 전달하면서 “국정 청사진에 적극 활용해 달라”고 당부했다.